'장애인 혐오' 가르치려나

2003. 7. 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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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맹학교의 직업학교 시설을 서울 용산초등학교 안으로 옮기는 이전기공식이 학부모와 주민・아이들 70여명이 용산초교 교문을 잠그고 출입을 막는바람에 교문 밖에서 열리는 파행을 겪었다. 교육부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서울맹학교가 학생 수 증가로 포화상태가 되자 지난해말 용산초교로 일부 시설을옮기도록 결정했다. 3000명 학생 수용을 기준으로 5000여평 규모로 지어진용산초교는 최근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현재 21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어 공간여유가 있는데다 학교 부지 자체가 교육부 소유였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서울맹학교는 용산초교의 운동장의 일부인 2000여평을 빌려 용산초교와는 담을쌓고 교문도 따로 내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시설을 지어 고등학교 졸업이상인 시각장애인들의 직업교육장으로 활용할 설계계획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지역 주민 및 용산구청과 구의회의 반대가 거세다. 교육부의 이전 결정 직후용산구청과 구의회 및 지역주민들은 공식적인 입장발표문을 내어 “앞으로 2~3년후면 1만2000여 세대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들어서 학생 수가 증가할텐데 이를내다보지 못하고 학교 시설을 축소하는 것은 근시안적 발상”이라며 반대입장을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부교육청이 꼼꼼한 통계분석 자료를 토대로 “앞으로4년뒤에 용산초교의 학생 수가 2배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부 부지를 내어준시설로도 충분히 수용가능하다”고 반박하는데다 지역주민에 대해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학부모들은 지난 16일부터 새로운 이유를 들어반대하고 있다. 이들의 최근 반대 논리는 “초등학교 장애인 시설은 괜챦지만,성인 장애인 시설은 안 된다”며 서울맹인학교쪽에 구체적인 초등학교 장애인 시설계획안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성인 장애인 시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현재 빈교실을 초등학교 장애인 시설로 활용하면 운동장을 있는 그대로 함께 쓸 수있지만, 운동장을 떼어내 성인 장애인 시설을 지으면 운동장이 좁아지기때문이란다. 이에 대해 서울맹학교와 교육부쪽은 “이미 계획이 모두 확정된상태인데다, 장애인 초등학교 시설은 유치원 및 중・고등학교와 연계해야 하는특수성으로 초등학교만 지을 수 없는데 이를 들고 나온 것은 본질적으로 장애인시설을 혐오시설로 보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논리를 계속 바꾸고 있다”고주장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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