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회원 '자필 반성문'.. "박정희 일본군 복무사실 등 확인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김민석 2015. 1. 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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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으로부터 받은 자필 반성문을 12일 공개했다. 이 일베 회원은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조작이라는 주장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일베 회원 A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만주군관학교에 혈서로 지원했다고 밝힌 민족문제연구소가 그 근거로 내세운 1939년 당시의 만주신문 기사가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혐의로 지난해 8월 피소됐다.

A씨는 이후 서울북부지검에서 형사조정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반성문을 보내왔고,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를 받아들였다.

A씨는 반성문에서 "평소 뉴스도 많이 안 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이슈에도 둔감한 채 직장과 가정만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다"며 "생업에만 열중하던 지난 대선 쯤 우연히 친구를 통해 일베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고 가입했다"고 적었다.

이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복무사실과 친일 충성혈서 맹세를 일본 신문에서 찾아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일본 신문 기사가 조작됐다는 어떤 개인의 블로그를 보게 됐고, 진위도 확인 않고 일베에 해당 블로그 글을 카피해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혈서에 대해 18년 이상 연구했고, 일본 도서관까지 가서 당시 신문 보도 내용을 근거로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을 알게 됐다. 역사 이면의 숨은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연구와 열정에 피해를 드려 거듭 사과드린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A씨가 일베를 탈퇴하고 반성문을 보내는 등 사과함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당시 해당 일베 회원을 포함해 강용석 전 의원과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등 11명도 함께 고소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다음은 A씨가 민족문제연구소에 보낸 자필 반성문 전문이다.

평소 뉴스도 많이 안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이슈에도 둔감하게 직장과 가정만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 왔었습니다. 아마 많은 평범한 다른 가장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생업에만 열중하던 지난 대선 즈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가입했습니다.

그러던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식민시대 활동에 대한 친일여부가 이슈가 된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복무사실과 친일충성혈서 맹세를 당시 일본 신문에서 찾아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국사시간에 배워 온 것도 아니고 평소 알고 있던 상식에는 반하는 내용이라 약간의 충격과 함께 이런 저런 검색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마침 민문연의 박정희혈서 일본신문기사가 조작이다라는 어떤 개인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내용을 숙지하거나 하지도 못하고 진위도 확인하지 않고 일간베스트에 해당 블로그 글을 카피하여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에 대해 18년 이상 연구하였고 일본도서관에까지 가서 당시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근거로 연구결과로 내놓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조작이라고만 주장하던 블로그와 달리 당시 신문을 근거로 민족문제연구소의 노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정희혈서가 조작이라는 주장의 뿌리가 약함도 확인했습니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문연의 연구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다는 주장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우리 역사 이면의 숨은 진실들을 밝히려 노력하시는 민문연의 연구와 열정에 피해를 드려 거듭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절대 사실관계 확인 없는 어떤 것도 주장하거나 옮기지 않겠습니다. 제가 게시판 글로 피해를 입으신 민문연의 명예가 제 진심어린 사과로 복구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4. 12. 24.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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