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대교·카스피운하..사우디-이란 '메가 프로젝트' 경쟁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의 양강'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내놓으면서 경쟁의 장을 넓히는 모양새다.
양측 모두 대규모 물류·운송 인프라를 건설해 인근 우방과 경제적 결속력을 다져 상대방의 확장을 견제하는 전략적인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8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만난 뒤 홍해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다리는 홍해를 두고 마주 보는 사우디 북서부 라시 셰이크 후마이야드에서 이집트 북서부 라스나스라니를 잇기 위한 것으로 길이는 약 32㎞, 사업비는 17억 달러에 달한다.
다리가 들어설 곳은 폭이 좁아지는 홍해 끝 부분으로 중간에 자지라트 티란 섬을 경유한다.
이 다리가 완성된다면 구약 성서에 기술된 '모세의 기적' 이후 처음으로 육로를 이용해 홍해를 건너게 되는 셈이다.
살만 국왕은 "이 사업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두 대륙을 잇는 역사적인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두 대륙 사이의 물류와 교통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집트뿐 아니라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알제리, 수단 등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도 수에즈 운하를 거치지 않고 이 다리로 사우디의 항구까지 물건을 날라 수출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집트로 향하는 사우디 관광객과 이집트의 성지순례객도 늘어날 것으로 사우디 정부는 예상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랍권이 육로로 연결된다는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2005년 추진됐지만, 이스라엘의 반대로 무산됐었다.
이란 역시 대규모 운하 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메흐디 사나에이 러시아 주재 이란 대사는 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카스피 해와 페르시안 걸프(걸프해역)을 연결하는 운하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영토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이 운하는 약 1천㎞ 길이가 된다.
이란 프레스TV는 "이 운하 계획으로 러시아는 부동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이득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란 정부를 부인했지만 이미 이란과 러시아가 실무 협상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일부 나왔을 정도로 이해 당사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이란을 잇는 철로 건설도 본궤도에 올라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 러시아 언론 RT에 "러시아, 이란, 아제르바이잔이 남북을 잇는 철도 건설을 위한 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철로는 카스피 해 서안(러시아)에서 아제르바이잔을 관통해 이란까지 닿는 길이다.
멜마르 맘마디야로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은 "이달 20일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을 연결하는 철도 공사가 시작됐다"며 "러시아에서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이란까지 이르는 남북 운송로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RT는 "인도 뭄바이에서 모스크바까지 현재는 40일 걸리지만, 이 철로로는 14일로 단축된다"며 "붐비고 비싼 수에즈 운하의 우회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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