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황제도시락' 지적에도 호텔도시락 쓰는 이유.."품질관리 때문"

박정엽 기자 입력 2018. 2. 1. 11:31 수정 2018. 2. 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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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도시락은 9만원대 유명 호텔 도시락” 지적에...청와대 “시중가 절반에 계약”

청와대가 지난달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저녁식사로 준비한 도시락 단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유명 호텔에서 제작한 9만원대 식사 메뉴라는 의혹과 함께 ‘황제도시락’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장·차관 워크숍을 주재하고 참석자들과 국정 철학과 주요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워크숍은 오후 2시에 시작해 오후 8시쯤 끝났다. 국정 전반을 안건으로 다루고, 참석자도 150명 내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참석자들을 위해 저녁식사로 도시락 만찬을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7시경부터 청와대가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면서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토론했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 참석자들에게 만찬으로 제공된 도시락 일부 / 청와대

논란이 시작된 시점은 청와대가 이날 만찬으로 제공한 도시락 사진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장·차관 워크숍 도시락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제작한 9만6800원짜리 행사용 도시락과 같다며 지난 2013년 조선비즈 보도로 소개된 이 호텔의 해당 도시락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평창 동계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식사 메뉴’라며 빵, 김치, 구운 생선 등으로 이뤄진 소박한 식단 사진을 청와대 도시락과 대비시키기도 했다.

“청와대 도시락이 한 끼 가격으로는 지나치게 비싸고, 국민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이들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하지만 청와대는 장·차관만을 위한 특별 메뉴가 아니고 가격대도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 주관 행사의 식사 메뉴 가격을 매번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9만원대 가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선비즈가 2013년 11월 18일 보도한 웨스틴조선호텔의 행사장 점심식사용 도시락 메뉴 사진. 당시 이 메뉴의 가격은 1인당 9만6800원이었다. / 조선비즈DB

청와대는 그러나 유명 호텔로부터 도시락을 납품 받는 것은 인정했다. 청와대측은 유명 호텔과 계약하는 핵심 이유로 ‘품질 관리’를 꼽고 있다. 외국 귀빈과 국내 주요인사 등의 손님이 먹을 음식이기 때문에 식중독 등 만에 하나 있을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유명 호텔과 계약하더라도 장기 계약 및 광고 효과 등을 명분으로 단가 조절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행사는 사전에 시중의 몇몇 업체와 약정을 하고 진행한다”며 “품질 검사도 해야하고 예산이 한정돼 있어서 (단가를 여기 맞춰야 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이 한정돼 있고 이들 업체도 ‘청와대 행사’라는 광고효과 등을 고려한다”며 “시중가의 50~60% 사이에서 계약한다”고 했다.

청와대 안팎에 따르면, 청와대가 주최하는 대형 행사 음식은 롯데, 웨스틴조선 등 몇몇 서울시내 유명 호텔이 청와대와 사전에 약정해 번갈아가며 준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통상적인 소비자를 기준으로 7만원대, 9만원대, 12만원대로 세분화된 도시락 메뉴를 판매하고 있고, 200~300명급 대규모의 행사의 경우는 별도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만찬 도시락을 먹고 있는 모습. / 청와대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만찬 도시락을 먹고 있는 모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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