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적십자사, 사용기한 지난 혈액백으로 채혈

이해완 기자 2018. 10. 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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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가 산하기관인 혈액관리원에 대한 자체 감사 결과, 유통과정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혈액백'(사진)에 담긴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된 사실을 처음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징계만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혈액백 사용기한을 확인해야 할 담당 직원들이 수량만 확인하고 사용기한은 점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중대 사건인데도 적십자사는 환자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자들에게 경징계(경고·주의)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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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혈액원 포항센터

기한 지난 9개 채혈에 사용

무균상태 유지 기능 저하

혈액제제 10개, 병원 공급

환자 수혈 확인 불구 경징계

대한적십자사가 산하기관인 혈액관리원에 대한 자체 감사 결과, 유통과정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혈액백’(사진)에 담긴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된 사실을 처음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징계만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혈액백 사용기한을 확인해야 할 담당 직원들이 수량만 확인하고 사용기한은 점검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중대 사건인데도 적십자사는 환자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자들에게 경징계(경고·주의)만 내렸다.

11일 적십자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15일 대구·경북혈액원은 산하 포항센터에서 혈액백 1박스(30개)를 요청하자 다음 날 사용기한이 7개월밖에 남지 않은 혈액백 30개를 출고했다. 포항센터 직원들은 사용기한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고 받은 혈액백을 비축했다. 혈액백을 사용기한 확인절차 없이 비축하고 사용하다 보니 2017년 5월에 입고된 혈액백 대신 2017년 9월에 입고된 혈액백이 먼저 사용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적십자사는 채혈 물품과 관련해 ‘선입선출(先入先出)’을 강조한다. 그만큼 사용기한을 지키는 것이 환자의 건강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기본원칙을 무시하다 보니 지급 받은 혈액백 30개 중 사용기한이 지난 9개로 혈액을 받아 이것으로 27개의 혈액제제를 만들었다. 이 중 10개가 의료기관에 공급돼 환자들 수혈에 사용됐고, 나머지 17개는 문제 확인 후 폐기 처리됐다.

감사 결과 포항센터 채혈간호사들은 혈액백 사용기한 확인절차를 무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센터 채혈간호사들은 진술을 통해 “매주 채혈 물품 재고 파악 시 혈액백 사용기한은 확인하지 않고 수량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혈액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액 응고를 막아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용기한이 지나면 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감사 보고서도 “사용기한이 지난 채혈 물품으로 혈액이 채혈되지 않도록 물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적십자사는 문제가 된 혈액백으로 수혈받은 환자 모두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관련자들에게 경고·주의 처분만 내렸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질병관리본부도 대한적십자사에 ‘자체점검’으로 사건을 처리할 것을 주문해 혈액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 의원은 “혈액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소중한 혈액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적십자사는 선입선출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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