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감옥 보내자" 토론회장 드러누운 소아과의사회장

이에스더 2019. 7. 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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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서초동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독감 간이검사 건보 적용 확대 토론회서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이 단상에 서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원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단상 앞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다. [독자 제공]
정부가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간이 검사에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자 의사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 논의’를 주제로 제43회 심평포럼을 개최했다.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B형 항원 검사다. 고열 등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일선 병원서 주로 실시하는 검사법이다. 검사 방법이 간편하고, 30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어 동네의원 등 독감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서 흔하게 쓴다. 김동숙 심평원 의약기술팀장은 “현재는 응급실ㆍ중환자실에서 시행하는 간이검사에 대해서만 일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나머지 환자들은 검사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독감 간이검사 비용은 연간 2000억원가량이 들어간다.

이날 포럼에서 ‘인플루엔자 간이검사 실시현황 및 급여 적정성 분석’이라는 주제 발표를 맡은 김소희 심평원 부연구위원은 “간이검사는 신속하게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3가지 간이검사 키트가 사용된다. 키트 가격은 검사방식과 제조사에 따라 4000원~5만원에 이른다. 검사 비용은 상급종합병원 3만9250원, 종합병원 3만원, 병ㆍ의원 2만5000원 등으로 조사됐다.

연간 독감 환자는 24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9세 이하가 32.3%이고, 19세 이하가 46.7%다. 하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환자는 10만명 가량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인플루엔자는 0~9세 어린이 환자가 30~50%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어린이는 검사 정확성이 성인보다 높아 효과적이고 정부의 임신ㆍ출산, 어린이 의료비 부담 경감 정책과도 맞닿아있다”라며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 적용시 검사정확성이 높은 진단키트 가격을 반영해 수가를 정해야 한다. 검사규모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고려해 독감 취약계층에 대해 선별급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로면 기존 3만원대인 간이검사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미국(1만8700원)ㆍ일본(1만4546원)에서는 독감 간이검사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독감 의심환자에게 무조건 타미플루(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지 말고, 간이 검사를 활성화해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에게만 처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대한 내성을 우려해서다.

이날 포럼은 시작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이 인사말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뒤따라 올라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이게 문재인 지지율 올리는거 말고 무슨 의미가 있나?’ ‘문재인 지지율 철저히 떨어뜨려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아름다운 전통 이어받자’ ‘문재인이 우리 아이들을 목을 졸라 죽일 것이다’ 등의 플래카드를 손에 들었다. 또 토론자로 초청된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토론회가 이어지는 2시간여 동안 눈을 감은 채 무대 한가운데 누워있었다. 임 회장은 토론회 내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의사단체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다. 환자 입장에선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지만, 병원 입장에선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검사 남용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토론자로 하상철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의무이사는 “졸속으로 급여화(건강보험 적용)하는데 반대한다. 독감 간이 검사는 진단 시간만 20~30분으로 많이 들고, 환자로부터 (의사가) 감염될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런 위험수가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낮은 수가로 책정되면 받아들일 수 없다. 의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승훈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보험이사는 “검사 키트값이 8000~1만3000원 정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의사들은 간이검사를 할 때마다 손해 보게 되는데 누가 하겠냐”며 “일본은 판독비 등을 포함해 수가를 3만원 정도로 했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장은 “오늘 포럼은 급여 필요성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현재 독감 간이 검사에 들어가는 비급여 진료비가 한 해 2000억원대다. 대부분 동네 소아과에서 발생한다. 소아과가 우려하는건 현재 검사비가 평균 3만원인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라며 “정부는 급여화를 하더라도 의료계와 논의하면서 할 것이고, 급여화에 따른 손실은 다른 수가 등으로 충분히 보상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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