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차보복에도 '무기력한' 국회..추경·對日결의안 처리 지연

입력 2019. 8. 2. 11:45 수정 2019. 8. 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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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처리' 합의 어긴 여야, 추경안 막판 진통
예결위, 오후 2시 심사 재개..심야 본회의 전망도
예결위원장 '음주 추경심사' 논란..커지는 비판여론
여야 대립(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슬기 기자 = 일본이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강행했는데도 국회 차원의 신속한 대응은 전무했다.

국회는 당초 여야 3당 교섭단체 합의에 따라 전날 본회의를 열어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과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추경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본회의 자체를 열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냈다.

나아가 일본 각의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음에도 추경안 추가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를 오후 2시로 잡는 등 '무책임'한 모습도 연출했다.

올해 들어 저조한 민생법안 처리율로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을 받는 20대 국회가 국가적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국민적 여론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운영위 논의 위해 만난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소집 날짜 관련 등을 협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2019.8.1 kjhpress@yna.co.kr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과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 민생법안 등을 처리한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안건 처리 시한(8월 1일)을 넘긴 데 이어 이날 본회의마저도 언제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본회의가 열리려면 우선 예결위에서 추경 심사가 완료돼야 한다.

예결위는 이날 오후 2시께 '예결위원장-여야 3당 간사' 회의를 열어 추경 심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예결위에서는 여야가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증·감액 사업 등을 놓고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이날 새벽 담판을 통해 정부의 추경 원안(6조7천억원)에서 8천700억원(5천억원 증액·1조3천700억원 감액)이 순삭감된 5조8천300억원 규모로 처리한다는데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서는 전체 증액·감액 규모만 정했고, 세부 사안 정리는 예결위 심사로 넘겨졌다.

이에 따라 예결위는 이날 오전 4시 위원장-간사 회의를 열었으나 한국당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기획재정부에 감액사업 목록을 정리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며 2시간 만에 회의가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이 기재부에 오늘 오후 2시까지 감액 목록을 정리해오라고 했다"며 "기재부가 야당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선에서 목록을 만들기는 하겠지만 무난하게 처리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사업은 대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엉터리 일자리 사업 등 삭감해야 할 예산이 많다"며 "야당이 감액 총액에 합의한 뒤 세부 감액 리스트를 제시하면 기재부가 이를 신중히 검토·고려해야 하는데 기재부가 그동안 마음대로 지출 내역을 만들어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비판했다.

예결위에 따르면 한국당이 기재부에 제출한 감액 리스트는 30여개, 바른미래당은 75개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심사에서 쟁점 항목을 둘러싼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심야까지 심사가 이어지면서 본회의가 하염없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회, 추경안 심사 (PG) [권도윤,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민주당은 여야가 추경 규모에 합의한 만큼 오전 9시 본회의 개의를 주장했으나 감액 사업 등 추경 세부 사안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에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에 자당 의원들에게 원내대표단 명의의 문자를 보내 추경 처리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아무리 빨리 진행된다해도 오늘 밤 11시 이후에나 추경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 지연에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도 미뤄지고 있다.

특히 대일 결의안이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전 내용을 담고 있어 수정 필요성도 거론된다.

일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일본의 경제보복 강화된 만큼 해당 내용을 반영해 수정 결의안을 다시 의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예상된 상황에서 여야 대립에 결의안과 추경 처리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가 합의안 추경 증액에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예산 2천732억원이 포함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일본 경제보복 철회 촉구 결의안은 어제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됐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여곡절 끝에 본회의가 열리면 법안을 포함해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지난 4월 5일 이후 119일 만에 열린다.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이 통과되면 국회 제출 99일 만에 처리되는 것이다. 106일 만에 통과된 2000년 추경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이다.

국회의 추경안 늑장처리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전날 '음주 추경 심사' 논란도 비판 여론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11시께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당시 불거진 얼굴에 술 냄새를 풍긴 데다 비틀거리는 모습도 보여 음주 상태로 추경 심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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