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일본색' 빼기 한창..'삿포로' 수입업체는 무급휴가 검토

현소은 2019. 8. 8. 18: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맥주 국내 도매업체가 무급휴가를 검토하고 나섰다.

일부 유통업체는 일본어로 된 제품 이름이나 포장을 갈아끼우는 등 '일본색 빼기'에 한창이다.

일본 맥주 '삿포로'와 '에비스'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엠즈베버리지는 8일 6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설명회를 열었다.

일부 유통업체는 제품에서 일본색을 지우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삿포로'·'에비스' 수입업체, 무급휴가 검토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 수입 반토막 여파
씨유, 일본 '리얼모찌롤' 제품 수입 중단
세븐일레븐, '규동' 제품명 '소고기덮밥'으로
지난달 14일 서울 은평구 한 소형마트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맥주 국내 도매업체가 무급휴가를 검토하고 나섰다. 일부 유통업체는 일본어로 된 제품 이름이나 포장을 갈아끼우는 등 ‘일본색 빼기’에 한창이다.

일본 맥주 ‘삿포로’와 ‘에비스’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엠즈베버리지는 8일 6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설명회를 열었다. 직원들 동의를 얻으면 한 달에 나흘 가량 순차적으로 무급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엠즈베버리지는 매일홀딩스가 지분 85%를, 일본기업 삿포로 브루어리스가 15%를 갖고 있다. 지난달 ‘삿포로’가 주요 편의점 수입 맥주 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추가 발주가 한달 넘게 중단되는 등 불매운동에 따라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조처라고 이 회사는 밝혔다.

일부 유통업체는 제품에서 일본색을 지우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일본 냉장 디저트 ‘리얼모찌롤’ 3종 수입을 지난달 말 중단했고, 재고는 이달 말부터 ‘쫀득롤케익’ 이름으로 내놓는다. 또 자체브랜드(PB) 상품 ‘데리야끼닭꼬치 도시락’도 9일 발주 물량부터 ‘달콤간장닭꼬치 도시락’으로 포장을 갈아입는다. 씨유 관계자는 “일부 직소싱 제품은 국내 대체선을 찾을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고 했다. 세븐일레븐도 자체브랜드 ‘규동’ 제품을 ‘소고기덮밥’으로, ‘바나나모찌’를 ‘미니 바나나떡’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에스(GS)25는 8일부터 일본서 생산된 모든 상품을 새 할인 기획에서 제외하기로 했고, 이마트24도 포카리스웨트 등 일부 제품 할인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달 외관 디자인을 바꾸며 ‘미국 기반의 글로벌 브랜드’라고 강조한 세븐일레븐은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코리아세븐(법인명)은 한국 기업이고, 미국 세븐일레븐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 지분을 가진 데다가, 코리아세븐이 매년 순매출의 0.6%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미국 법인도 지배 구조상 일본기업 아래 놓여 있다는 점 때문에 제기된 ‘일본기업’ 논란을 불식하려는 목적에서다.

출판사 허클베리북스는 지난달 초 출간한 고이즈미 야쿠모(영문명 라프카디오 헌)의 <골동기담집> 띠지를 ‘일본 환상문학의 전설적 명작’에서 ‘사실은 영국 작가 책입니다!’는 문구로 갈아 끼웠다. 고이즈미 야쿠모는 그리스 태생으로 1800년대 말 영국·미국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다 중년에 일본으로 귀화했다. 반기훈 대표는 “출간과 함께 (불매운동이 시작돼) 마케팅 차질이 예상돼 문구를 교체했다”고 했다.

다만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국내 생산되거나 내국인을 고용하는 기업 제품까지 발주나 행사를 중단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며 “논란이 되는 제품을 그때그때 선별해 국민 정서에 어긋날 수 있는 대대적 판촉 행사는 자제하는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