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장님 생신에 직원들 '장기자랑'.."3주 동안 연습"

임상재 2019. 12. 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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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구로 공단의 전설로 불리는 마리오 아울렛의 홍성열 회장.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서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는 소식, 지난주에 전해 드렸는데요.

홍 회장의 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홍 회장의 생일 잔치에서 직원들이 재롱 잔치를 하듯 춤을 추고, 사적인 모임에까지 동원 됐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임상재 기자가 단독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천국처럼 만들겠다던 자신의 허브 농장 직원들에게 정원 관리 방식이 맘에 안 든다 이유로 불벼락 같은 욕설을 퍼부었던 홍성열 회장.

"이 개XX들아, 개XX들 말이야. 다 어디 갔느냐. 이 XX들 다. 허접한 XX들 다, 이 XX들 몰려다니면 서 어디 있느냐고."

갑질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회장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마리오아울렛 14층에서 열린 홍성열 회장의 생일잔치…

정장 차림의 남녀 사원들이 트로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릅니다.

가사는 개사했습니다.

"회장님 생신이야. 회장님 만세."

춤을 추고 노래하는 건 그해 뽑힌 신입사원들, 박수를 치고 추임새를 놓는 건 마리오아울렛 직원들입니다.

이윽고 '회장님 생신 축하'라는 손팻말을 펼치자, 홍성열 회장, 박수를 치며 흐뭇해합니다.

신입사원들은 이 생일잔치 공연을 위해 3주 동안 춤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A씨] "(춤 연습은) 일주일에 두 세 시간씩, 서너 번 했던 거 같아요. 퇴근 이후에 굉장히 피곤했죠. 하기 싫고…"

꼭 해야 하느냐, 문제지 않느냐, 항의도 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A씨] "저희끼리는 불만이 굉장히 많고, 이거 꼭 해야 되냐, 좀 문제 되지 않느냐 문제제기를 했는데 그래도 시키더라고요."

업무가 아니라 재롱을 부리자니, 모멸감까지 들었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A씨] "우리 할아버지한테도 이렇게 공연을 안 해주는데… 재롱잔치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도 다들 많고 성인인데 굉장히 수치스러운 기분이었죠."

이런 일은 작년 생일 이전에도 있었다고 합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B씨] "회장 생일을 5월 달에 하는데 그 생일파티를 하는 중간에 공연을 하게 되는 거죠. (1년에) 한 번 하는데 그걸 매년 하는 거죠. 약간 재롱잔치? 모멸감? 동물원 원숭이 느낌…"

이에 대해 홍 회장 측은 "생일 공연을 홍 회장이 지시한 적 없고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사원들이 느낀 건 자괴감이었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B씨] "'못하겠습니다' 하면 그 사람은 끝났다 봐야죠.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이렇게까지 하면서 회사를 다녀야 될까…"

이 마리오아울렛 14층에선 홍 회장의 또 다른 모임에도 수시로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A씨] "패션업계 관계자 분들이라든지 언론계 기자 분들이나 그런 분들 위주로 오시거든요. 음식 주문부터 서빙까지… 설거지는 꼭 하죠. (손님) 택시를 태워드린다든지 에스코트를 끝까지 하죠."

여기서도 뭔가 맘에 안 들면, 욕설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A씨] "냅킨을 놓는 형태나 포크나 수저를 놓는 형식 이런 거를 되게 따져서 욕하기도 하고… 'XX들 촌스럽게 해놨다'고 막 한참 폭언 같은 거 하시고… '멍청한 놈들 이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는 XX 같은 것들'"

이에 대해서도 홍 회장 측은 "홍 회장 모임은 공적인 업무였고, 직원들이 스스로 준비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직원들의 증언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리오아울렛 전 직원 B씨] "XXX팀 일을 해야 되는데 갑자기 올라와서 음식 날라라 사진 찍어라 이런 걸 하니깐, 이러려고 회사를 다니나, 이러려고 입사를 했을까…"

"회장님 생신이야."

올해 홍 회장 생일잔치에선 이런 춤 공연은 없었다고 합니다.

올해 신입사원들을 안 뽑아서라는 전언입니다.

한편 홍 회장측은 지난 방송에 나간 폭언 중 일부는 허브농장 관리자와 통화한 내용을, 관리자가 해당 직원들에게 들려준 것이지, 직접 욕한 건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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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재 기자 (lims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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