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노렸으나..작년 신규 개인 투자자 3명 중 2명 돈 잃었다

강주리 2021. 4.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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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硏 연구 결과..주요 증권사 4곳, 20만명 자료 분석

신규 투자자 수익률 수수료 포함 -1.2%
20대 28%로 가장 많아…여성 손실 커
1천만원 이하 소액투자자 손실률 가장 커
“잦은 거래, 테마주 쫓는 추종 거래 영향”
기존 투자자 61%는 수익…수익률 15%
“개인들, 이익 빨리 실현해도 손절 못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스크린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식 가격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 주식이 공모가인 35달러에서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1.3.12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면에서 활황을 보였던 주식시장에 뛰어든 신규 개인투자자 3명 가운데 2명은 손실을 봤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잦은 거래, 대박을 노리는 복권형 주식 선호, 테마주를 쫓는 추종 거래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내 신규 투자자 62% 손실”
60대 제외 전 연령서 손실 발생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과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증가,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신규 투자자의 62%가 손실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표본 고객 20만명을 대상으로 이 기간 주식 거래 등 자료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20만명 중 신규 투자자는 30%인 6만명으로,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해 3월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한 10월에 대거 유입됐다.

전체 개인 투자자의 54%는 수익률이 0% 이상이었고, 46%는 마이너스였다.

신규 투자자 중에는 62%가 손실을 기록했다. 약 3명 중 2명에 해당한다.

이에 이들의 누적 수익률은 5.9%에 그쳤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2%로, 손실을 나타냈다.

신규 투자자는 연령층이 낮고, 여성 비중이 높았다. 1000만원 이하 소액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이하(28%)가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6%), 40대(23%), 50대(16%), 60대 이상(6%) 순이었다.

“나도 올해는 주식 해볼까”… 투자 서적도 열풍 - 27일 서울 시내 대형서점 매대에 주식 관련 서적이 대거 진열돼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200선까지 넘나드는 가운데 2030 젊은층의 주식 투자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뉴스1

신규 투자자 30대 손실 가장 커
평균 보유기간 8.2거래일

남성은 54%, 여성은 46%였다. 기존 투자자와 비교할 때 여성 비중이 높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가 77%로 급증했다. 1000만원 이상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규 투자자의 경우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마이너스 수익률(거래비용 포함)을 나타냈다. 특히, 30대의 손실이 가장 컸다.

남성보다 여성의 손실이 더 컸고, 투자 규모로도 1억원 이상만 플러스를 나타냈을 뿐 1억원 이하로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10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의 손실률이 가장 컸다.

신규 투자자의 73%는 3종목 이하를 보유해 전체 투자자 평균(59%)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고령자나 여성, 고액투자자의 보유 종목 수는 증가했다.

일간 거래회전율(거래량/총 주식수)은 12.2%, 평균 보유기간은 8.2거래일이었다. 중소형주 투자자,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았다.

-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광판에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상장을 축하하는 문구가 떠 있다.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이날 공모가 대비 160% 올랐다.한국거래소 제공

기존 투자자 40대 31% 가장 많아
남성 65%, 1000만원 이하 47%

기존 투자자의 39%는 손실을 기록했다. 반대로 61%는 대부분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이 기간 기존 투자자의 누적수익률은 18.8%로 집계됐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15.0%에 달했다.

기존 투자자 중에는 20대 이하가 8%, 30대가 23%였다. 40대가 31%로 가장 많았고, 50대도 60대 이상도 각각 24%와 14%를 차지했다.

또 남성이 65%로 여성(35%)보다 많았다. 투자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가 47%로 약 절반을 차지했다. 3천만원 이하는 24%, 1억원 이하와 이상은 각각 20%와 10%였다.

기존 투자자는 대형주를 순매수하며 전 연령대에서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남성과 여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하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투자자의 일간 거래회전율(거래량/총 주식수)은 6.5%로, 평균 보유기간으로 환산시 15.4거래일이었다.

3개 이하 종목을 보유한 기존 투자자는 55%였다.

전체 개인투자자의 거래 중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한 거래의 비중은 55%로 높게 관측됐다. 중소형주, 20대, 남성, 소액투자자일수록 높았다.

- 한 개인투자자가 모바일로 주식거래를 하고 있는 모습서울신문DB

“신규 투자자 성과 낮은 이유는
능력 과잉확신, 대박기회 인식 성향”

김민기 연구위원은 “신규 투자자 및 소액 투자자의 저조한 성과는 잦은 거래와 연관돼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 스스로의 능력이 우월하다는 과잉확신, 주식투자를 일종의 대박의 기회로 인식하는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은 빨리 실현하면서도 손절은 하지 못하고, 단시간에 거래량이 집중되는 종목에 몰리는 투자행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의 투자가 저조한 성과로 지속될 경우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개인투자자의 중장기 자산 형성을 위해 간접투자 수단의 활용도를 높이고,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 등 투자성과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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