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여성 징집이 아니야".. 20대 직접 만나보니

김동욱 기자 2021. 4. 2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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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시작된 여성 징집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최전방 일반 전초(GOP)에서 경계 근무를 서는 국군 장병의 모습. /사진=뉴시스 DB
최근 정치권에서 촉발된 여성 징병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온라인 상에서 극단적인 사회적 성 구분을 일컫는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남녀 모두 최대 100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남녀평등복무제와 모병제’를 제안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해당 내용이 담긴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을 출간해 여성 징병 논의에 불을 붙였다.

같은당 민홍철 의원은 지난 21일 군가산점제, 여성 징병제 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 도출이 선행돼야 한다”며 여성 징병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미 온라인을 중심으로 여성 징병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청원대 청원도 극과 극… "여자도 입대" vs "소년병 징집"

여성 징병을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 1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줄어드는 출산율과 함께 우리 군은 병력 보충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여성 또한 징집 대상에 포함해 더욱 효율적인 병구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성만 병역의무를 지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고 여성비하적인 발상”이라며 “(여자도)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듬직한 전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기준 이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0만명을 넘어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여성 징병 청원에 대응해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이처럼 여성 징병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자 지난 21일에는 여성 징병에 반대하는 ‘여성 징병 대신에 소년병 징집을 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현역 입영 자원이 부족하면 여성 대신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징집하라”며 “이 정도 연령의 남성이면 충분히 현역병으로 복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부장적 악습과 유리천장, 높은 여성 대상 범죄율, 출산 강요, 저임금으로 인해 대한민국 여성의 삶은 이미 지옥 그 자체”라며 “군역의 의무마저 지우려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글은 23일 오전 9시 기준 4500여명이 동의했다.

온라인에서 여성 징병 이슈는 점차 젠더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한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소년병 청원 관련 게시물에 “이게 한국 여자 수준”, “한녀(한국여자)의 표독스러움과 이기적인 모습을 세계에 알릴 기회” 등의 조롱 섞인 댓글이 달렸다.

반면 여성 중심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여성 징집 청원 관련 게시물에 “남자들은 논리 없이 남자는 가는데 여자는 왜 안 가냐고 말한다”, “여자가 군대가라 했나? 여혐(여성 혐오)을 이런 식으로 풀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젠더 갈등으로 번진 여성 징집 이슈… 20대에 물어보니 


정치권에서 시작된 여성 징집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확대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젠더 갈등에 대해 20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머니S'가 직접 만난 20대들은 온라인과는 다른 목소리였다. 비아냥과 조롱이 섞인 극단적인 주장이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지적이 많았다. 

대학생 최모씨(여·24)는 여성 징병 이슈에 대해 “여성이 군대에 갈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을 조성한 뒤 관련 논의가 진행돼야 의미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양모씨(남·28) 역시 “감정적인 논쟁에 앞서 체계적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남성 중심의 군 체계, 예산문제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 징집을 반대한 예비군 6년차 대학원생 강모씨(남·29)는 “군대 시스템 개편의 전제는 군인의 처우 개선”이라며 “누가 군대에 가는지가 아니라 군인이 보상을 적절하게 받는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한모씨(여·26) 역시 “징병 군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2년 전 군에서 전역한 대학생 김모씨(남·26)는 여성 징집을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국방의 의무는 전 국민이 지는 것인데 병역의 의무는 남성만 지는 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정모씨(여·24)도 “남녀평등 관점에서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다”며 “신체적 차이를 고려해 임무를 분배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 징병 문제를 젠더 관점에서 해석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군 문제는 젠더 관점이 아닌 군 내에서의 인권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한상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징집의 목적이 남성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것이면 안 된다”며 “누구라도 인권과 처우에서 고통 받지 않는 군대가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병역의무 등 지엽적인 주제로 젠더 문제를 다룬다면 남녀간 갈등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서로 반목하고 상처주는 갈등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선이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징집으로 촉발된 젠더 갈등은 소모적이기만 할 뿐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시야를 넓혀 군 복무만이 아니라 출산·돌봄·노동 환경 등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사회가 변해야 한다. 지금은 변화 초창기”라며 “각종 의무 분배에 대해 다각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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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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