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탄핵 앞장섰던 추미애 "봉하마을 가며 착잡"

23일 오전 경남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뉴스1

여권 잠재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이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이 조성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검찰을 향해서는 헌법 가치를 들먹이며 정치권력이 되려 한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봉하가는 길이다. 착잡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저서 ‘운명이다’에서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줘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라고 적은 구절을 인용하며 “안타깝게도 대통령의 우려는 오늘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권위주의 정부는 검찰독립을 없애 예속시키고 말 잘 듣는 검찰을 만들어줬다”라며 “그때는 검찰 스스로 권력의 죄를 덮어주는 면찰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준 민주정부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검찰정치를 하는 정치검찰이 됐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대통령에게도 증거도 조작해가며 언론에 흘리고 욕보이기를 했던 검찰이 이명박 BBK특검에서 꼬리곰탕 한 그릇을 함께 먹은 후 수사를 덮어줬다”며 “유력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의 비리를 덮은 것은 검찰의 대선개입이었다. 당시 특검팀에 윤석열 검사가 있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그때처럼 검찰왕국의 수사은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대선개입 목적이라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이성윤 검사장을 억지 기소하며 지휘권을 흔들어 힘을 빼는 수법으로 유력 대선후보가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수사를 미적거리며 보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소위 ‘검언유착’으로 알려진 사건 관계자 등에 대한 수사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은 유력한 차기 정치세력에 기생하는 정치검찰에서 진화해, 스스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정치검찰이 됐다”며 “그날이 더디 오더라도 검찰개혁의 사명을 다 하겠다”고 했다.

한편 추 전 장관은 2004년 3월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주도한 노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에 동참했다. 여권이 호남 기반 새천년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계 중심 열린우리당으로 갈라진 때였다. 소추안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했다. 추 전 장관은 그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노 전 대통령 탄핵 추진을 국민께 사과하는 의미로 ‘삼보일배’ 유세를 펼쳤다.

민심은 싸늘했다. 그해 총선에서 국민은 열린우리당에 단독 과반의 152석을 몰아줬다. 민주당은 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추 전 장관도 낙선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