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10인 집회 금지' 10달 만에 해제..광화문광장 집회도 허용
[경향신문]
서울시가 1일부터 집회 인원을 10인 미만으로 제한하고 광화문광장 등 도심 주요 지역에서 집회 개최를 금지했던 조치를 모두 해제한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 2020년 11월23일 고시는 물론 광화문광장·서울역광장·서울광장·청계광장 및 신문로·종로1가 등 도심 주요 장소와 도로를 집회금지 대상 장소로 지정한 2020년 2월27일 고시를 1일부터 해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7월부터 전국에서 시행되는 새 거리 두기 기준에 따른 조치로, 서울시가 독자적 방역 조치를 약 10개월 만에 거둬들인 것이다. 집회 금지 장소를 해제한 것은 약 1년4개월 만이다.
새 거리 두기 단계별 집회 인원 기준은 1단계 500인 미만, 2단계 100인 미만, 3단계 50인 미만, 4단계 1인 시위만 허용이다. 수도권은 7월14일까지 3단계 50인 미만 기준이 적용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21일 처음으로 10인 이상 집회를 전면 금지했다. 당시 정부 거리 두기 기준으로는 10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됐는데, 서울시는 제재 수위를 별도로 높인 것이다. 당시 8월15일 광화문광장 일대 대규모 집회 이후 나타난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는 이같은 조치를 약 한 달 간격으로 연장하다가 11월24일부터 무기한으로 시행했다.
이번 해제 조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전향적인 측면이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10인 이상 집회 금지를 고시할 당시 서울지역 하루 확진자는 100여명 수준이었는데, 최근 2주(6월15~29일) 서울지역 하루 평균 확진자는 218명으로 2배 이상 많다.
서울시의 10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는 그동안 집회·시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29일 서울시 10인 이상 집회 금지 고시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서울시가 집회 주최 측을 경찰에 고발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최근에는 전국택배노동조합을 고발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6일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등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는데, 역시 10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를 위반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택배노조 파업에 사회적 이목이 쏠린 상황이어서 당시 서울시 내부에서도 고발 여부를 두고 반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명씩 나눠서 모이거나 행진하는 ‘집회 쪼개기’로 사실상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유명무실한 조치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이번 10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 해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에 따른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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