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동연 옹호글 쓴 모교 교사, 조씨 졸업 7년 뒤 부임했다

최훈민 기자 2021. 12. 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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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법률지원단 부단장, '선생님 쓰신 글' 공유
해당 교사, 조동연 재학땐 부임도 안해
해당 교사 "동료 교사로부터 들은 이야기, 지어낸 건 아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를 위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와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 양태정 부단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A 선생님이 쓰신 조동연 교수에 관한 글이다. 저에게는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글”이라며 어느 글을 공유했다. 최근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한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모교 교사가 조 전 위원장 학창시절에 관해, 생생한 묘사를 담아 호의적으로 쓴 글이었다. 그러나 확인결과 A씨는 조 전 위원장 재학시절에는 해당 학교에서 근무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부임한 것은 조 전 위원장 졸업 7년이 지난 뒤였다.

교사 A씨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졸업생 J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전 위원장이 혼외자 문제로 사퇴한 직후였다. A씨는 글에서 조 전 위원장 재학 시절 이야기를 직접 목격한 듯 생생하게 나열했다. 전해들은 이야기임을 나타내는 ‘~라고 한다’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7일 부산교육청 등에 따르면, 조 전 위원장 옹호글을 올린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해당 학교에 2007년 부임했다. 조 전 위원장은 2000년 2월 졸업생이다. A씨는 조선닷컴 취재에 해당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동료 교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쓴 것이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조동연 교수와 2008년~2009년 무렵 있었던 강연을 기점으로 알게 됐고, 이후 계속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 양태정 변호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법인과 운영자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 글을 보면, 그는 조 전 위원장에 대해 “작은 체구의 여학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능동적으로 했다. 인성, 학업, 교우관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이였다”라며 “모든 교사가 그를 아꼈고,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길 응원했다. 그녀는 본래 서울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은사의 조언으로 육군사관학교로 진로를 바꾸었다. 그녀의 가정 형편상 일반 대학을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으니, 학비 문제도 해결되고 직업도 보장되는 사관학교에 진학할 것을 은사가 권유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는 정치적 경력이 전무한 조동연을 영입한 특정 정당을 비판하고, 그 자리를 수락하여 난도질 당하는 신세가 된 조동연을 어리석다 말하지만, 나는 그녀가 왜 낯선 정치판에 발을 디디려 했는지, 그 순수한 선의를 100퍼센트 아니 200퍼센트 믿는다”라며 “그녀는 중학교를 일곱 번이나 옮겨 다녀야 했던 자신 같은 청소년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을 것이다. 따뜻한 은사들을 만난 덕분에 개인의 호의에 기대어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자신과 달리, 우리 국가가, 사회 시스템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의 토대를 제공해 주도록 무언가 기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썼다.

A씨는 “특히 나와 페친(페이스북 친구) 관계인 일부 지식인들이 전 남편과 강용석의 주장에 기대어 조동연을 함부로 재단하고 충고하는 것을 보며, 깊은 슬픔과 비애를 느꼈다”라며 “너는 조동연에 대해 그리 함부로 말해도 좋을만한 도덕적인 삶을 살았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나 자신보다 조동연을 훨씬 더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는, 당신을 믿고 응원한다. 사생활이 들추어진 것으로 인해 그대에게 실망한 것 없으니 더 이상 ‘많은 분을 실망시켰다’며 사과하지 말라. 우리는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조동연을 좋아하고 지지하게 되었다”라고 했다.

이 글은 7일 낮 현재 A씨 페이스북에서 사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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