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만들고, 자유한국당이 파괴..웃픈 국회선진화법

CBS노컷뉴스 조근호 기자 2019. 4. 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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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국회를 막겠다며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에 의해 무력화됐다.

국회선진화법의 명분은 갈등과 폭력이 일상화 됐던 국회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 등 여야는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합의하고 2012년 5월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석 192명 중 127명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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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법안접수를 위한 경호권을 발동한 가운데 25일 저녁 국회 의안과 앞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당직자들이 헌법수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폭력국회를 막겠다며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에 의해 무력화됐다. 선거법 개정안 등 개혁입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사용해 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선진화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회선진화법의 명분은 갈등과 폭력이 일상화 됐던 국회를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었다.

실제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전 의원이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 심의·비준에 반대한다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등 18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폭력 국회였다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다만 새누리당으로서는 전당대회 돈 살포 사건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 등이 잇따르며 19대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다수당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정략적 고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 등 여야는 국회선진화법 처리에 합의하고 2012년 5월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석 192명 중 127명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찬성한 의원 중에는 의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70명에 육박하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있었다.

특히 예상과 달리 19대 총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본회의 상정을 일주일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18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본회의를 소집해서 선진화법을 꼭 처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한 것이고, 국민들께 약속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처리가 이번에 꼭 됐으면 한다"고 힘을 실었다.

김무성·정몽준 등 중진 의원들이 식물국회를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만 유력 대선주자이자 그 때까지만 해도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이름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지에 힘입어 국회선진화법은 어렵지 않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때 개정된 국회법, 즉 국회선진화법에 도입된 제도가 패스트트랙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등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은 한국당이 여당일 때 만든 법인데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심상정 위원장은 "패스트트랙은 2012년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주도해서 만든 법"이라며 "공식회의조차 물리력으로 막아선 자유한국당은 응분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4일 국회 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안 및 공수처 설치법안 등 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해 의장실을 점거하자 경호를 받으며 의장실을 빠져 나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법 165조는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등 각종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 등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회법 166조는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의 폭력행위로 국회 회의를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발금에 처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상해를 하거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행위, 위험한 물건으로 폭행 또는 재물을 손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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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근호 기자] chokeunho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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