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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입력 1991. 05. 18. 14:01 수정 1991. 05. 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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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에 선보일 불교(佛敎) 영화 수도자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구도(求道)의 길 묘사

(서울=연합(聯合)) 불교(佛敎)소재 영화가 오랫만에 '부처님 오신날'에 맞춰 영화 관객들을 찾아간다.

불기(佛紀) 2535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개봉될 불교영화는 시인 高銀씨의 작품 '파계','미인','산산이 부서진 이름'등의 에피소드를 모아 시나리오로 재구성한 鄭智泳감독의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시나리오의 원작으로 채택된 작품들은 高銀이 민족 문학에 심취하기 이전인 70년대 초반 耽美主義的 경향에 치우쳐있던 시절에 쓰여진 작품들이다.

연출자인 鄭智泳이 원작에 영화적인 해석을 다시 부여해 만들어낸 작품의 주제는 '자기 구원과 대중 구원을 위하여 하나만의 길을 요구당하는 상황에서 참사랑으로 번뇌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설정돼있다.

기존의 불교영화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과같은 불교 철학적 주제를 다룬 영화와 불교를 소재로만 이용하고있는 '아제아제 바라 아제'와 같은 두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있다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는 이 두가지 흐름을 혼합, 절충하겠다는 의지를 표방하고있는 것이다.

영화속에서 이같은 주제 의식은 사미승 침해와 비구니 묘혼의 이루어질수없는 사랑과 모든 스님들의 추앙을 한몸에 받는 老스님과 기행(奇行)과 파격(破格)으로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怪僧 무불당의 대립이라는 모습으로 투영되고있다.

갓난 아이때 길바닥에 버려진 자신을 주어다 불제자(佛弟子)로 키워준 老스님 밑에서 세상사를 모르고 정진(精進)만을 계속해온 사미승 침해가 어느날 우연히 아름다운 비구니 묘혼을 만나 인간적인 사랑에 빠져 번뇌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이야기의 뼈대로 설정되고있다.

여기에 금욕과 참선만을 해탈의 길로 확신하고 일생을 바쳐온 老스님과 인간 세상에서 구도의 길을 찾기위해 떠돌아다닌 怪僧 무불당간의 수도의 방법론을 둘러싼 암중 대립이 복선으로 깔아진다.

결국 이 두가지 수도(修道)방법론의 대립은, 무불당이 벼랑에서 몸을 던져 입적(入寂)하고 老스님이 묘혼을 통해 여체(女體)를 눈으로 본뒤 열반(涅槃)에 드는 것과함께 침해가 무불당의 뒤를 쫓아 인간 세상으로 진리를 찾으러 떠나는것으로 이야기가 매듭지어지면서 정 리가 이뤄진다.

"수도자이기 이전에 인간이기에 어떤 번뇌와 갈등, 혼란을 겪을수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극복되어 새로운 깨달음의 도정을 찾게되는가를 추적하려했다"는 감독 鄭智泳의 연출 의도는 결국 속세(俗世)를 초월하기보다는 인간사(人間事)에 묻힌 종교로서의 불교를 소망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영화 기술적인 측면에서보면 지난해 제작했던 '南部軍'에서 간간이 눈에 띠었던 섬세하지못한 부분이 많이 보완된 느낌을 주고있어, 대작(大作)을 만들어낸 감독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산사(山寺)의 자연을 최대한 살린 영상미는 아직 독특한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뛰어나다는 느낌을 준다.

단지 사미승이 인간적인 사랑을 느낀뒤 번뇌하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다소 약해 극적 재미를 떨어뜨리고 사미승의 번뇌와 불교 수도방법론상의 철학적인 대립이 너무 암시적으로 큰 줄거리와 접목돼있어 주제가 선명하게 들어오지않는점등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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