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지하 주차장서 여인 또 납치

1992. 3.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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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3인조..여사장 21시간 끌려다녀 은행부근서 회사임직원과 격투끝에 잡혀

※5일 송고한 H1-411, G1-414 사회,대체기사입니다.

(서울=연합(聯合)) 대낮에 도심 지하 공영주차장에서 40대 여사장을 승용차에 태워 모텔로 납치, 여사장에게 회사 주거래은행에서 현금 신용대출을 받도록 시킨 다음 인출한 돈을 빼앗으려 한 20대 강도 3명이 회사임직원과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河海拘(23.무직.절도등 전과 8범.서울 중구 장충동 2가 193의 109), 洪鍾夏(20.무직.충북.중원군 앙성면 지당리 198), 金泰勳씨20.무직.전남 광주시 북구 태촌동 634)등 3명을 강도상해등 혐의로 검거하고 범행에 사용된 과도 2개와 은행에서 대출받은 현금 8백만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 다니던 공장이 부도가 난 후 생활비가 떨어져 차량을 훔쳐 팔려고 범행대상을 물색하던중 돈이 많아 보이는 여자가 고급승용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서는 것을 목격,이같은 짓을 하게 됐다" 고 말했다.

▲ 납치= 범인들은 4일 오후 3시5분께 서울 종로4가 종묘 지하주차장 3층에서 업무를 마치고 회사에 들어가려고 서울3수3082호 소나타 승용차를 주차시키던 종로구 장사동 D전기 대표 金모씨(43.여.서울 성동구 화양동)에게 길이15㎝의 과도를 들이대고 " 꼼짝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 고 협박, 차 뒷좌석으로 밀어넣었다.

이어 범인들중 河씨가 운전을 맡고 金씨와 洪씨가 뒷좌석에 앉아 金씨를 가운데 앉힌 다음 고개를 숙이도록 하면서 주차장을 빠져나와 3.1 고가도로와 올림픽대로를 거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성남,구리, 광주 등지를 돌아 다녔다.

범인들은 이에앞서 납치돼 가던 金씨가 3.1 고가도로에서 차가 막힌 것을 눈치 채고 고개를 들면서 `사람 살려요'라고 외치며 차문을 열고 뛰쳐 나가려고 하자 金씨의 눈 부위와 목, 어깨 등을 팔꿈치와 주먹으로 마구 때려 실신시키기도 했다.

金씨는 납치되는 동안 차안에서 계속 반항하며 몸부림을 쳤으나 주위에 있던 버스와 승용차 승객들이 이를 보고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겼는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납치 당시 金씨는 8백여만원이 입금된 제일은행 통장과 도장,액수미상의 현금 을 갖고 있었다.

▲ 감금= 金씨를 납치,서울 인근 경기도내를 돌아 다니던 범인들은 이날 밤 11시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 S 모텔에 도착, 방 2개를 얻어 河씨가 金씨를 감시하는 가운데 나머지 공범 2명은 다른 방에서 하루밤을 보냈다.

河씨는 밤새 울면서 " 살려 달라" 고 애걸하는 金씨를 주먹 등으로 위협하며 핸 드백 안의 현금과 통장,도장 등을 강탈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5일 아침 9시께 모텔을 金씨와 함께 빠져나와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앞 제일은행 가락지점에서 金씨가 소지하고 있던 통장으로 돈을 찾으려 했으나 개점시간이 안돼 은행문이 열려 있지 않자 가락시장을 배회하다 오전 10시께 다시 金씨를 앞세우고 가락지점으로 갔다.

범인들은 은행측으로 부터 金씨의 통장이 이미 지불정지가 된 상태라는 말을 듣자 다시 金씨에게 "돈을 어떻게든 조달해 보라"고 협박하다 金씨가 " 회사 주거래 은행에 가면 돈을 신용으로 대출받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하자 함께 서울 종로구 장사동 제일은행 장사동 지점으로 갔다.

한편 범인들은 金씨의 친오빠이자 金씨 회사 관리상무인 金영수씨(52)가 함께 살고 있는 동생이 전날밤 귀가치 않은 것을 이상하게 생각,이날 오전 8시50분께 은행에 전화를 걸어 金씨 갖고 있던 통장들에 대한 지불정지를 요청한 사실을 모르고은행에 간 것으로 밝혀졌다.

▲ 검거= 4일 납품 관계로 金씨의 차를 타고 함께 `예술의 전당'에 갔다 온 金씨의 회사 상무 廉德光씨(44)는 金씨가 자신을 회사앞에 내려주고 길 건너편 종묘공원 지하주차장으로 주차를 시키러 간 후 다음날 아침까지 출근하지 않자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 자신이 잘 아는 모 언론사 기자와 만나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사밖으로 택시를 잡으러 나왔다.

廉씨는 막 택시를 잡아타고 떠나려는 순간 제일은행 장사동지점을 향해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金씨를 발견하고 택시에서 내려 뒤따라 갔다.

廉씨는 金씨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 있었느냐" 고 물었으며 金씨가 "잠자코 있어라.뒤따라 오는 사람이 있다" 며 자신과 떨어져 있으라는 눈짓을 하는 것을 보고 주변을 살펴봤다.

廉씨는 순간 10여m 거리를 두고 金, 朴씨등 범인 2명이 뒤따라 오는 것을 목격, 곧 바로 회사안에 있던 金씨의 친오빠와 차장 朴경찬씨(31)에게 현장으로 오도록 연락을 한 후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범인들중 河씨는 인근에 정차한 승용차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2명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金씨를 뒤따라 가며 동태를 감시했다.

廉씨의 연락을 받고 3분여만에 은행에 도착한 오빠 金씨와 朴차장은 은행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동생 金씨가 현금 8백만원을 대출받아 밖으로 나온 다음 은행에서 5백m쯤 떨어진 대로상에서 범인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순간 현장을 덮쳐 격투끝에 金씨와 洪씨를 붙잡았다.

격투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 60여명도 범인들을 에워싸고 검거를 도왔다.

河씨는 은행에 들어간 공범들이 20여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자 일이 제대로안됐다고 판단, 소나타 승용차를 몰고 그대로 달아났다.

▲ 도주 범인 검거 =경찰은 검거된 범인들로 부터 달아난 河씨가 무선호출기를 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범인 가운데 金씨를 중구 인현동 가든호프로 데려가 河씨를 호출케 했다.

범인 金씨는 무선호출에 따라 호프집으로 전화를 건 河씨에게 경찰의 지시대로 " 돈을 무사히 찾았으니 중구 인현동 가든호프앞으로 오라"고 말했으며 경찰은 이를 모르고 오후 3시30분께 약속장소에 나타난 河씨를 붙잡았다.

▲ 범인 주변= 河씨는 지난 85년 광주 J고를 졸업한뒤 상경, 용역회사와 피혁회사 등을 경영하다 그만두고 최근들어 개 사육업을 시작했다.

광주 K상고 1학년을 중퇴한 金씨와 인천 K공고를 졸업한 洪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부천시 중동 소재 금형공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알게됐으며 지난달 22일 공장이 부도가 나자 함께 상경했다.

범인 金씨등은 경찰에서 " 서울에 온 후 여인숙 등에서 생활하며 직장을 구했으나 마땅한 직장이 없고 생활비 마저 거의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1일 성동구 뚝섬 한강시민공원에 갔다가 우연히 河씨를 만나 `한 밑천 잡자'는 제의를 받고 범행 대상을 물색해 왔다" 고 말했다.

▲ 수사= 경찰은 이들이 이번 범행 이외에도 4일 새벽 1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81동 앞 주차장에서 서울 3러3792호 로얄 살롱 승용차를 훔친 사실을 밝혀내고 여죄를 추궁중이다.

경찰은 河씨등을 6일 강도상해 및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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