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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後期大 대리시험사건 수사 언저리

입력 1993. 02. 02. 18:31 수정 1993. 02. 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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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직 檢事長 아들 연루에 경찰도 충격 대리시험으로 학과 수석합격 차지

주범(主犯) 어머니 아들에게 준엄한 훈계

(서울=연합(聯合)) 우리사회의 치부를 여실히 드러낸 전.후기대 대리시험 사건은 경찰수사가 진전되면서 부유층및 사회지도층 다수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개탄,그리고 안타까움의 깊이를 더해 주고 있다.

학벌지상주의와 황금만능주의에 젖어든 나머지 거리낌없이 양심을 팽개친 듯한교사와 대학생,학부모들이야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자식의 범행가담으로 평생동안 쌓은 명예에 지우기 힘든 흠집이 생긴 모 지방검사장의 경우처럼 주변사람의 마음까지 아프게 하는 사연도 이 사건속에 내재돼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수신제가(修身齊家)'의 덕목이, 대학생에게는 건전한 의식과 판단이 절실함을 일깨워 준 이번사건의 이모 저모를 살펴본다.

0... 이 사건의 주범인 申씨는 지난해 3월 7년간 재직하던 서울D고교를 그만둔 뒤 소규모로 학원을 경영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학급이 증설되는 것과 관련 교사 공채를 한 K고교로 들어가 2.3학년 국어과목을 맡아 가르쳐 왔다.

申씨는 이 학교에서 10개월여동안 재직하면서 학생들로 부터 `유능한 교사'라는 평을 받고 동료교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해 주변에서는 申교사가 이번사건의 주모자라는 사실에 한결같이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申씨의 서울 은평구 불광동 미성아파트 자택(35평형)에는 노모 金모씨(70)와 두 아들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金씨는 "아들이 교사일때는 자랑스러웠는데 범죄자로 전락해 안타깝다" 고 말하기도 했다.

金씨는 1일 아들 申씨를 면회하는 자리에서 " 죄를 지었으니 죄값을 치르고 나오라" 고 준엄하게 꾸짖었다는 후문.

申씨는 경찰에서 "주택분양권 사기를 당해 집 등을 담보로 빌린 사채 1억5천만원의 이자로 매달 3백15만원씩 이자를 물게 돼 이를 해결하려고 작년 1월부터 대학생들과 접촉하며 범행을 구체화하게 됐다"고 진술했으나 수사관들은 범행구상및 실행시점이 이보다 훨씬 이전일 것으로 추정.

수사관들은 특히 ▲申씨가 지난해 1월 金鍾潤군(23.Y대 건축공학과 1)을 접촉하면서 1백30만원을 건네준 점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O 호텔에서 빠찡코를 상습적으로 즐겨온 점 등으로 미뤄 최소한 2년여 전부터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분석.

0...대리응시가 적발돼 자수해온 金鍾潤군(23.Y대 건축공학과 1)은 고교시절 전교 10등이내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버지가 소규모 철공소를 경영하고 누나도 돈을 벌어 생계에는 큰 문제가 없는 중류가정 출신.

金군은 지난 88년 서울M고를 졸업,서울대에 지원했다가 낙방, 후기대학을 1년간 다니다 18개월간의 방위병 근무를 마친 뒤 지난해 Y대에 합격하는 등 나름대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金군은 범행에 가담하기전 申씨 일당으로 부터 받은 1백30만원중 80만원을 교통사고를 당한 아버지의 치료비로 썼으며 대리시험 대가로 받은 5백만원도 학비로 쓰려고 모두 예금해 놓는 등 `부정한 돈'을 나름대로 유용하게 사용하려 했었음이 드러나기도.

金군의 누나(27.국교 교사)는 "순진한 동생이 申씨 등으로 부터 받은 돈 때문에 범행에 말려든 것 같다" 면서 金군이 1일 저녁 가족들에게 자신의 연루사실과 함께 자수의사를 미리 밝혔다고 첨언.

金군이 대리응시를 한 덕택에 魯모군(19.울산 J고 3)은 한양대 안산캠퍼스 건축과에 수석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0... 이번에 한양대 안산캠퍼스 전산학과에 지원한 羅모군(20.서울 Y고 91년졸)대신 대리시험을 쳐주었다가 적발된 Y대 魯赫宰군(21.의예 1)은 모지검 검사장의 아들이고 한양대에 부정합격한 元모양(20.서울 M여고 졸)의 아버지는 서울시 區의회 의원인 것으로 밝혀져 수사관들을 놀라게 했다.

魯군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S아파트 자택에는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운채 현관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는데 이 아파트 경비원 孔춘웅씨(52)는 "노군 가족이 지난해 12월초 인근 삼부아파트에서 이사를 온 뒤 평소 특별한 인사없이 지내 검찰 고위간부의 가족인 줄은 몰랐다" 며 "이틀전부터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고 말했다.

魯군의 아버지는 자식의 범행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사실을 알고 魯군의 행방을 수소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魯군의 같은 학과 친구인 金모군(21)은 " 노군은 평소 친구들과 만나도 돈 씀씀이가 헤프지 않았으며 지난학기 학과성적이 4.0 만점에 3.09점으로 중상위권에 속하는 모범학생이었다 면서 " 특히 아버지가 지검장으로 풍족한 가정형편인 노군이 왜 돈의 유혹에 말려 들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고 개탄.

한편 Y대 학생처장은 " 우리 학교 학생이 이같은 불미한 사건에 연루된 것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면서 "학생으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비신사적 행위를 할 경우 징계를 내릴 수는 있으나 구체적인 징계 결정은 형확정 판결 이후에나 열리게 될 것" 이라고 설명.

0...후기대 입시에 대리응시한 李翰雄군(21.Y대 경영1)의 아버지(50)는 2일 오전 Y대 학생처장을 만나 아들의 선처를 호소.

동사무소 직원인 李씨는 " 아들이 자신의 학비마련을 위해 구인.구직 정보지인 `벼룩시장'에 광고를 낸 후 고액과외를 알선해 주겠다는 申씨 등으로 부터 50만원을 받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 면서 대리시험 제의를 받은 아들이 대학을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는 이들의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대리시험에 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李씨는 " 평소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을 잘 알고 있는 아들이 선금으로 받은 돈 중 절반 가량을 써 버린 후 이를 집에 얘기하지 못하고 사기꾼 들의 농간에 놀아난 것은 모두 내가 무능한 탓" 이라며 "아들이 학교에서 제적되는 경우만은 제발 막아 달라" 고 호소.

0...한양대는 부정합격한 魯모군(19.울신 J 고3)의 입학원서에서 선택과목 부분이 2차례나 수정된 것과 관련, 교직원의 연루 의혹이 빚어지자 " 입학원서상에 전산 처리를 위해 접수직원이 쓴 전산처리용 코드번호와 사회과목 선택란에 정정한 `정치 경제'라는 글씨가 빨간 싸인펜으로 동일인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며 선택과목 수정이 원서접수 뒤에 이뤄졌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부인.

학교측은 입학원서의 사회과목 선택란에 `한국지리'로 쓰여 졌다가 `사회'로 고쳐지고 다시 `정치 경제'로 수정된 것에 대해 "노군이 원서를 접수할 당시 한국지리를 사회로 고쳤다가 사회과목이 선택과목에 들어있지 않다는 접수직원의 지적을 받고 접수직원에게 부탁, `정치경제'로 정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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