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화제>'Me-Too전략'성행으로 몸살

1993. 7. 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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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주류.제약업계서 더 심해 무임승차로 재미,자멸하는 경우도 (서울=연합(聯合)) 金亨泰 기자= 眞露가 두꺼비소주의 상표를 파란색으로 바꾸면 경쟁사들이 거의 파란색으로 뒤따라오고 빨간색으로 변경하면 민첩하게 이를 모방하는 기민성을 보여왔다.

眞露가 또 '86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에 대비,소주를 고급화한 관광소주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자 대부분의 다른업체들이 병모양과 디자인이 거의 비슷한 관광소주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선발업체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 인기를 모으면 경쟁업체들이 비슷한 상품을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너도나도 내놓는데 업계에서는 이같은 경영전략을 이른바 `미투(Me-too) 전략'이라고 부른다.

`미투 전략' 또는 `모방전술'로 불리는 이러한 경영전략은 특히 업체간에 기술수준이 비슷한 식음료 업체와 주류, 제약 업체 등에서 성행하고 있다.

`미투 전략'은 시장을 선점한 상품의 인기에 편승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재미를 보는 `무임승차'전술이 있고 혈전끝에 결과적으로 상대방 회사상품의 기세만 꺾어 시장에서 김을 빼는 `물타기' 전술이 있으며 상대제품에 도전장을 냈다가 대패하고 자멸하는 전술이라고 이름붙일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미투전략'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영비천' 시리즈를 꼽고 있다.

일양약품이 지난 86년 영지버섯 드링크인 `영비천'을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영진약품이 지난해 이름이 비슷한 `영천디'를 내놓은데 이어 동아제약이 올들어 `영비천'과 포장.디자인이 거의 유사한 `영귀선'을 출시해 일양약품측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광동제약이 지난해 운지버섯드링크인 `운지천'을 내놓았으며 대웅제약은 올들어 운지버섯과 영지버섯을 섞어 만든 `쌍지천'을 시장에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빙그레가 지난해 4월 멜론향이 함유된 `메론바' 아이스크림을 선보여 매출을 올리자 해태제과가 같은해 6월 구색상품으로 천대해오던 멜론 향기의 `캔디 아이스'를 다시 내놓았으며 롯데제과는 같은해 7월 멜론향을 첨가한 `차밍바'를, 롯데삼강은 올 4월 `메론맛봐'를 출시했다.

매일유업이 지난 90년 11월 초코릿드링크인 `허쉬초코렛드링크'를 선보이면서 이 시장이 크게 늘어나자 롯데제과가 `가나초코렛드링크'를, 남양유업이 '웨슬리', 서울우유가 '쵸키', 해태유업이 `윙키', 한덴마크유업이 `초코드링크'를 잇따라 내놓고 시장 쟁탈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고급우유시장에서는 남양유업이 파스퇴르유업에 맞서 `다우'를 선보이자 서울우유가 지난 5월부터 `다우'와 용기나 디자인 등이 거의 비슷한 `미노스'를 내놓고 시장 쟁탈전을 벌여 이 문제를 놓고 양측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음료시장도 `미투 전략'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

해태음료가 지난해 2월 `매실맛사이다'와 `전원메론'을 선보이자 롯데칠성음료가 올들어 이에 맛서 `매실탐스'와 `메론탐스'를 내놓고 해태음료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84년 보리음료인 `맥콜'을 내놓은 一和가 87년 한해동안 맥콜로만 5백5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자 88년초부터 롯데칠성음료가 `비비콜'을, 해태음료가 `보리텐', 코카콜라가 `보리보리'를 각각 내놓고 접전을 벌였었다.

보리음료 시장의 전쟁은 이제 모두 패자가 되버린채 보리음료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투 전략'은 주류 업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眞露가 지난해 10월 기존 소주보다 고급주인 엑스포 소주를 내놓자 鏡月(강원)이 `수정'을, 大鮮주조(부산)가 `썬타임', 무학(舞鶴)주조(경남)가 `화이트'를 비슷한 모양으로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지난 89년3월 無사카린 소주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 5월 15도짜리 소주를 선보여 소주업계에 적지 않은 파란을 일으켰던 보해(寶海)주조(전남)가 지난해 25도짜리 고급소주인 `보해골드'를 내놓고 전남지역을 기반으로 수도권까지 공세하고 나서자 眞露가 빠르면 이달안으로 `진로골드'를 내놓아 이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 다.

이밖에 식품업계에도 `미투 전략'이 성행하고 있다.

제일제당이 순닭고기살로 만든 `꼬마치킨바'를 지난해말 내놓으면서 월 8억원대로 시장을 넓혀놓자 롯데냉동이 `프라이드 치킨'을, 해태제과가 `셀프치킨'을 뒤따라 시장에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진주햄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음료간에 벌였던 사이다 싸움을 업계에서는 김빼기 작전 또는 물타기작전이라고 희화시켜 지적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지난해 2월 롯데칠성음료의 견고한 사이다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인 `스프라이트'를 야심차게 출시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눈치챈 롯데칠성음료가 발빠르게 상호가 유사한 `스프린트'를 내놓았다.

코카콜라는 자사(自社) 제품과 제품명이 너무 유사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자 롯데칠성음료는 `스프린터'로 바꿨으나 양사간의 마찰은 한동안 계속됐다.

또 코카콜라가 지난 82년 원액 1백% 오렌지 주스 상품인 `하이-C'를 내놓고 해태음료와 롯데칠성음료에 도전장을 냈으나 기존 업체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시장확장을 못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는 국내 시장 진출에 완전히 실패했고 `하이-C'는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시리즈와 해태음료의 `썬키스트' 시리즈에 거의 굴복해 시장 점유율은 날로 하락하고 있다.

'미투전략'은 자유경쟁 체제의 시장이 있는한 영원하게 존재할 마켓팅 전략의 하나일 수 밖에 없다고 업계관게자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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