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예멘-에리트리아 영토분쟁 배경

1995. 12.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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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聯合)) 鄭光勳특파원=에리트리아軍의 예멘領 大하니시섬 무력 점령은 중동과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홍해 연안 아프리카지역의 안보에 심대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중동과 홍해연안국가들은 이미 에리트리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홍해지역 안보협정의 영향권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대통령은 지난 18일 에리트리아군이 大하니시섬을 점령한뒤 무력대응과 함께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고 에리트리아측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예멘측의 충격과 당혹감에도 불구하고 예멘 본토 자체는 에리트리아의 기습 점령 목표가 아니라고 서방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大하니섬은 에리트리아와 예멘해안 사이에 위치, 폭 1백60km의 밥 엘-만뎁해협을 효과적으로 통제할수 있는 전략적 요충이다.

에리트리아군은 예멘 본토에서 서쪽으로 불과 80km 떨어진 大하니시섬을 점령함으로써 장차 홍해의 해상권 통제를 둘러싼 지역안보협정에서 무한한 전략적 우위를 점할수 있게된다.

실질적 정치,군사력을 훨씬 능가하는 지역적 역할을 확보하려는 에리트리아의 야심은 이사야스 아페웨르키 대통령정부가 추진해온 지역안보협정의 의도와 관련,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밥 엘-만뎁해협은 수에즈 운하를 통해 태평양-인도양과 지중해-대서양을 연결하는 해상수송로를 통제할수 있다. 이와함께 홍해연안 국가들과 이집트, 수단, 지부티, 예멘,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등 역내 국가들의 상품교역이 해협의 통제권에 들어있다.

이때문에 에리트리아의 기습공격 의도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에리트리아는 세계 최빈국중 하나로 30여년간의 내전을 끝내고 지난 93년에야 겨우 독립국으로 출범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이고 오랜 내전으로 산업시설이 폐허로 변해 서방의 경제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아페웨르키 대통령과 집권 에리트리아인민해방전선(EPLF)은 지정학적으로 홍해 입구의 전략요충에 위치한 점을 이용, 지역 역할을 확대하고 그대신 서방의 원조를 얻어내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아페웨르키정권은 집권이후 反아랍정책을 고수해오면서 독립전쟁에 가담했던 모든 정치세력의 정당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에리트리아정부는 또한 수차례의 재정지원 요청을 묵살한 걸프국가등 아랍진영을 강경 비난해왔다. 에리트리아는 결국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이스라엘의 영향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은 그뒤로 에리트리아의 농업개발을 지원하고 대통령 친위부대를 훈련하는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확고한 영향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정부 요직은 아랍과 이슬람교도를 배제하고 유태인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아페웨르키는 올해초에도 이스라엘에서 뇌막염 치료를 받을 정도로 경제, 재정, 군사, 안보관계에서 이스라엘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리트리아에는 현재 수십개의 이스라엘 기업이 진출, 잠재력있는 신흥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반면 아랍권의 재정지원은 이스라엘제 무기를 구입하는데 사용하는등 체제수호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아랍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페웨르키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점을 지적, 그가 의도대로 역내 전략적 역할을 행사할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 독립전쟁 당시 협력했던 아랍과 이슬람 지도자들과 관계를 단절함으로써 종족간 권력싸움을 야기하고 있다. 그때문에 미국의 지원을 노려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의 간섭을 수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석가들은 걸프지역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꿈꾸는 이스라엘이 장차 자유무역지대를 영향권에 넣기위해 전략요충인 밥 엘-만뎁해협에 교두보를 세우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에리트리아의 大하니시섬 점령도 이스라엘의 역내 영향력 확대의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에리트리아가 大하니시섬 기습공격을 감행했을때 이스라엘의 사주설이 흘러나온 것도 이같은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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