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an 인터뷰> '부천 초이스' 부문 심사위원단

1997. 9. 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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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聯合)) 李熙鎔 기자=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의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의 심사위원단이 3일 오후 부천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미국 B급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저 코먼(위원장·71)과 `왕년 아시아의 스타' 崔銀姬(부위원장·67), `미국 액션영화의 거장' 어빈 커쉬너(74), 프랑스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45), 일본의 만화가 데라사와 부이치(41), `홍콩의 신성(新星)' 莫文尉(영어명 카렌 목·27) 등으로 짜여진 심사위원단은 "관객들의 열기에 놀랐으며 부천영화제의 지속적인 성공을 확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심사위원단의 공동기자회견이 오늘에야 마련된 것은 코먼 위원장과 莫文尉가 1일 내한한데다 신병으로 참석이 불투명하던 일본의 데라사와 부이치가 2일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 심사위원단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을 간추렸다.

-부천영화제에 참가한 소감을 말해달라.

코먼:부천시민들과 영화제 관계자들의 환대에 감사한다. 첫회치고는 대단히 짜임새있게 민들어졌고 모든 일이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다.

崔:부천시와 후배 영화인들에게 고맙고 자랑스럽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아름다운 쪽으로만 해석하고 싶다.

부이치: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에 오게 돼 기쁘다. 열심히 심사에 임해 환대에 보답하겠다.

-지금까지 `부천 초이스' 출품작을 본 느낌은.

코먼:모두 훌륭하다. 분야도 모험과 로맨스만이 아니라 다양했고 판타스틱한 면이 잘 녹아 있다. 작품별 평가를 미리 털어놓기는 어렵지만 한국영화 「접속」도 기술적인 면에서나 내용적으로 빼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체적인 심사기준은 무엇인가.

코먼:여기 계신 분이 모두 다른 평가기준을 갖고 있겠으나 나는 얼마나 영화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그 아이디어가 어떻게 표현돼 관객들에게 전달됐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莫:처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평가기준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경험이 많은 심사위원들께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심사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코먼:뚜렷한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제마다 다르고 위원 구성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번에는 위원들간의 다양한 평가기준을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좁혀갈 생각이다.

커쉬너:영화제는 달리기 경주처럼 1등을 뽑는 것이 아니다. 지금 만일 「시민 케인」이 출품됐다고 해서 반드시 뽑힌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판타스틱 영화라는 용어가 아직도 생소한데…

커쉬너:기본적으로 모든 영화제는 판타스틱한 것이고 훌륭한 거짓말들이다. 사람들은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시간을 자르고 공간을 구축해 허구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자연주의 영화도 근본적으로는 판타스틱하다. 그러나 우선 판타스틱 영화라고 하면 공포나 멜로, SF 등의 장르영화를 떠오르게 된다.

-이번 영화제에서도 심의 때문에 상영되지 못한 작품이 있었는데 `겸열'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슈나이더:「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최근에 개봉됐다는 말을 들었다. 한국도 프랑스처럼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커쉬너:만일 여러분이 작가라면 누구에게 검열할 권리를 주겠는가.

코먼:나는 한국정부가 어떻게 영화를 검열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어떠한 형태의 검열에도 반대한다.그렇다고 해서 극장에서 느닷없이 "불이야"하고 소리치는 것처럼 표현의 자유가 무한정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부이치:성(性)과 관련해 나라마다 각종 규제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로 영화를 자르거나 바꾸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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