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족신화 성서(聖書)내용은 고고학과 배치
(예루살렘 AP=연합뉴스) 이스라엘 민족의 애급(이집트) 탈출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여호수아는 여리고(제리코)의 성벽을 무너뜨리지 않았고 솔로몬 왕국은 작은 부족국가였다고 이스라엘의 한 고고학자가 성서의 내용을 반박, 파문이 일고 있다.
텔아비브 대학의 고고학자인 제예브 헤르조그는 28일자 하아레츠지(紙)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 탄생과정을 언급한 성서의 내용은 고고학적 발견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상치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많은 고고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증거를 들어 성경에서 애급탈출을 기록한 시기에 이집트에서 대탈출은 없었으며 여리고성도 여호수아의 한차례 공격으로 붕괴된 것이 아니라 오랜기간에 걸친 전쟁끝에 함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논쟁적인 주제인 이스라엘 국가의 기원에 대해서는 기원전 9세기 구릉지대에 정착한 유목민들이 유다와 이스라엘이라는 두개의 경쟁국가를 만들면서 비롯됐다고 보았다.
그는 이보다 한세기 전인 다윗왕과 솔로몬 왕 시대의 도시들을 발굴한 결과 이들 도시는 이곳저곳에 흩어진 건물들로 구성돼 있었고 왕국의 규모도 소규모인데다 중동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지 못하는 지역 왕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동지역 대부분에 걸친 왕국을 통치하기 위해 다윗왕이 건설했다는 예루살렘은 기껏해야 작은 왕국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헤르조그의 경쟁자이며 비판자인 히브리대학의 고고학자 암논 벤-토르는 성서에 영광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의 과장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고대 히브리가 비록 거대한 규모는 아닐지라도 다윗, 솔로몬의 왕국을 가졌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회의원 토미 라피드는 헤르조그가 국가의 이념적, 교육적 기반을 훼손하 고 있다고 공격하면서 성경이 많은 신화를 포함하고는 있으나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텔아비브 대학의 고고학자 모세 코차비는 성서를 뒷받침하는 유물찾기 관행에서 벗어난 고고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이룩한 성과물들이 아직 일반국민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인들이 국민적 신화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국민들은 정기적으로 고고학적 유물을 돌아보면서 성서의 내용이 들어맞았다는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며 정부는 성서 내용을 입증하는 발굴작업에만 자금 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최근 현대 이스라엘 역사의 신화를 교과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요시 사리드 교육장관은 헤르조그의 작업내용이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inno@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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