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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언페이스풀」

입력 2002.08.12. 01:40 수정 2002.08.12.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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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 염천의 기세가 눈에 띄게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22일 중년 관객을 위한 멜로 영화 「언페이스풀(Unfaithful)」이 개봉된다.

영화의 시작은 뉴욕 교외의 평온한 가정에 잔잔한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흔들다가 정원의 자전거를 넘어뜨리며 말 그대로 평지풍파를 예고한다. 무엇 하나 부러울것 없어 보이는 결혼 11년째의 주부 코니(다이안 레인)는 가족의 선물을 사러 뉴욕시내에 나갔다가 강풍을 만난다.

이 바람이 코니로 하여금 `바람나게" 만들 줄은 미처 몰랐다. 코니는 눈조차 뜨기 힘들 정도의 세찬 바람 속에서 택시를 잡다가 젊은 남자 폴(올리비에 마르티네즈)과 부딪혀 넘어진다. 무릎에 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그의 아파트에 들른 코니는자유분방하면서 섹시한 매력에 이끌리게 되고 다음번 뉴욕 나들이에서 자신도 모르게 전화를 건다.

그 뒤의 전개과정은 불륜 드라마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코니와 폴은 점차 주변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애정 행각을 벌이고 아내의 심상치 않은 행동에 의아해하던 남편 에드워드(리처드 기어)는 불륜의 확증을 잡는다.

에드워드는 폴의 집을 찾아 대화를 나누다가 자신이 아내에게 선물했던 유리장식품을 발견하고는 배신감을 참지 못해 그를 살해하고 만다. 이때부터 영화는 멜로분위기에서 갑자기 스릴러로 변하며 평상심을 잃는다.

「나인 하프 위크」 「위험한 정사」 「은밀한 유혹」 등에서 부부와 연인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감각적 화면에 담아 선보였던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솜씨는 녹슬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묘사에만 충실할 뿐 인과관계는 엉성하고 복선은 뻔하다.

세월의 무상함을 거부한 채 여전히 눈부신 매력을 내뿜는 다이안 레인과 리처드기어의 모습도 자연스러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젊은 관객을 위한 액션이나 코미디, 어린이를 겨냥한 애니메이션 등이 극장가간판을 도배질하고 있는 형편에서 모처럼 30〜40대 관객의 발길을 유혹하지만 평온한 일상을 뒤흔들 만한 임팩트는 부족해보인다.

하긴 브라운관에서도 「언페이스풀」 못지않은 불륜이 넘쳐나는 판에 웬만한 자극으로 눈길을 끌 수 있겠는가.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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