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서 노래 부르는 정미조씨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화가로 활동중인 70년대 가수 정미조(54.수원대미대 교수)씨가 자신의 작품 전시회에서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79년 가수생활 은퇴 후 크건 작건 "무대에 서달라"는 주변의 요청을 고집스럽게뿌리쳐온 그에게는 적지 않은 파격이다.
정미조씨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갖는 영상 개인전 "시간의 흐름과 변모"를 노래를 곁들인 전시회로 꾸미기로 했다.
회화.판화 등 평면작업을 주로 하다가 지난해 영상작품을 통해 입체예술로 방향을 바꾼 그는 이번에 "소리"까지 첨가함으로써 일종의 퍼포먼스를 시도하는 것. 클래식 기타리스트 오승국씨의 반주에 맞춰 들려줄 노래는 자신의 히트곡인 "휘파람을 부세요"와 샹송 "고엽", 그리고 즐겨 부른다는 영화 "쉬리"의 주제곡 "웬 아이 드림". 노래가 공간을 채울 때 가로 240cm의 대형 스크린에는 나무, 사람의 얼굴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사물들의 영상이 흘러간다.
정씨는 "20년 이상 화가로서 15회의 개인전과 1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지만세상은 나를 여전히 가수로 기억했다"며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주변의 노래 요청을계속 거절했는데 이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가로서 미술과 음악이 결합된 형태의 종합예술을 보여주고 싶다"며이같은 형태의 전시회를 계속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78년 일본 야마하 국제가요제에서 가창상을 받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로유학갔을 때 목소리가 가장 좋았다"며 "그 뒤 그림만 그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두려웠지만 막상 마이크를 잡으니 그렇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정미조씨는 70년대 "개여울" "그리운 생각" "사랑과 계절"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지만 79년 전공을 살리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고92년 파리7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뒤 대학 강단에 서왔다.
2001년 KBS "예술극장"에서 자신의 인생과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장시간의 인터뷰를 가질 때 방청객 앞에서 14곡의 노래를 부른 것이 20여년만에 가진 TV녹화이자무대로의 첫 외출이었다. ☎ 317-8500. quintet@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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