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위한 청계천 복원

2003. 5. 2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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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반 우려반’이었던 청계천 복원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전광판이 시내 곳곳에켜진 것을 보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청계천 복원사업은대규모 공공사업이지만 과거의 대형 국책사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띄고있다. 새만금 사업이나 영월 동강댐 건설 논란에서 보듯 대부분의 국책사업에서환경 파괴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는 개발이익 보다는 환경을 우선하는 국민들의선호변화를 반영한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다르다. 쾌적한 도시 건설, 경관 및 미관 개선 등 사업 목적자체가 환경이다. 청계천을 햇빛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자연하천으로복원하고, 생태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친환경적 휴식공간 제공을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공염불로만 되풀이되었던 환경친화적인 도시의시금석이 될 좋은 기회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은 도시 안전도 개선이라는 한 마리의 토끼를 더 쫓고 있다.

1958년부터 건설된 청계천 복개도로와 고가도로 구조물은 안전진단 결과전면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판정되어 있다. 주한 외교부들이 안전을 문제삼아자국민의 청계고가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복원 사업 여부를 떠나청계고가의 획기적인 안전 대책은 시급한 실정이다.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적 이익까지 따르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원론적으로는 경제 주체들의 큰 반대가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청계천복원 사업을 위해서는 몇가지 짚고 넘어갈 현안들이 있다.

먼저 교통 문제다. 하루 차량 10만대가 다니는 청계고가가 철거될 경우 교통혼잡이 발생할 것이고 특히 승용차 이용자에게 불편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자명하다.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하지만 서울시 자동차보유대수가 10년전 50만대에서 현재 270만대로 5배 이상이 증가한 현실에서 사실서울시의 뾰족한 교통대책이란 있을 수 없다. 어떤 교통 전문가가 아무리 충분한시간을 가지고 논의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다. 정책 결정자는 이 기회에 서울시교통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전환을 해야 한다. 그 핵심은 도심에서는 승용차를이용하면 불편하게 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선진국형 교통 정책으로전환하는데 있다. 얼마전 모 기관에서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서울시가 해결하여야할 현안에 대해 설문한 결과, 환경 문제가 우선 순위였고 그 중에서도 대기오염문제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시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다.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서도 서울시 교통 철학은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항상 대규모 공공사업 그늘에는 소외되는 계층이 있다. 복원으로 경제적이익을 보는 계층도 있겠지만 사업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영세상인이나 노점상들도 있을 것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의 목적은 서울시민의 복지증가에 있다. 소외되는 시민의 목소리에는 사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관심을 가지고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맑은 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진 청계천이 주는 환경적, 경제적 가치는 크다.

이러한 환경도시를 가꾸는 일은 서울시 힘만으로는 안된다. 시민들의 자발적이고진정한 참여가 요구된다.

곽승준/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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