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인적쇄신의 척도 될 것"

입력 2003. 11. 3. 10:09 수정 2003. 11.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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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해진 한나라당 부대변인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남 밀양・창녕이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부상하고 있다. 밀양・창녕 지역에서의 인물교체 여부가 한나라당 변화의 척도가 될 것이다."2004년 총선을 앞두고 격한 물갈이 논란이 예상되는 한나라당에서 원조보수를 자처하는 김용갑 의원의 지역구 경남 밀양・창녕에 출사표를 던진 조해진 부대변인(40). 그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정공법으로 당당하게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 부대변인은 30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위적인 교체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당 지도부가 결심만 하면 인적쇄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그러나 나는 그런 외부적인 요인이 없다 하더라도 순수하게 표 대결을 해서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 부대변인은 또 당내 인적쇄신 대상의 조건으로 "다 이긴 대통령 선거를 진데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 한나라당내 유신・5・6공 권위주의 정권과의 연장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 이념적으로 갇힌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준 사람들, 부패정치인으로 알려진 사람들, 다선 중진이면서 뚜렷한 업적이 없는 사람들, 젊은 세대들과 눈 높이를 맞추기 어렵고, 국회의원직을 역동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연령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꼽으며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부대변인 자신과 김용갑 의원의 대결 구도에 대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중진 정치인 대 신진의 대결이고, 연령에 따른 세대격차가 대비되고, 한나라당의 정체성인 보수 노선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대변인은 특히 "단순히 공산주의 반대, 김일성・김정일 반대를 말하면서 자유・인권・민주주의 가치를 소홀히 하거나 그것을 억압하는 것은 우파거나 반공・우익이지 진정한 보수는 아니"라며 "우리당에 그런 성향을 가진 분들이 여러분 계시고, 그 분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강해서 국민들의 눈에 우리당의 정체성이 그런 쪽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부대변인은 또한 최병렬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 "태평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있고 국난의 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있는데, 최 대표에게는 정국돌파를 위한 결단의 리더십과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감성적 리더십, 보스로서의 카리스마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부대변인은 이회창 전 총재가 이날(30일) SK비자금 100억원과 관련 대국민 사과한 것에 대해 "역시 존경할만한 지도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하고 "본인은 감옥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 분이 검찰에 출두하는 사태로 가지 않기를 바라고, 나름대로 법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그 분의 상징적 의미를 우리 사회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해진 부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조해진 한나라당 부대변인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기로 결심한 이유는?"정치가 제대로 바뀌어야 국정이 제대로 된다. 그렇게 만드는데 나 같은 사람이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박찬종 전 의원 6년, 이회창 전 총재 4년반, 보좌하는 일만 10년 이상 해왔고, 이제는 내가 정치에 입문할 때 가졌던 비전과 이상을 직접 펼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기여할 때가 됐다. 봉사하는 정치, 국민을 제대로 받드는 정치, 싸우지 않고 화합하는 정치,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하는 정치, 발로 뛰는 현장 정치, 국민의 구체적인 삶을 위해 일하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다."- 지난 10월 18일 밀양에 사무실을 열었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행사를 20일 가량 준비했는데, 사무실 개소식 때 일반적인 정치 관행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 동원 등은 일체 안하고, 나와 내 스텝과 지지자들이 직접 만나고 전화해서 1500명을 초청함으로써 지역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생각한다. 통상 관성적인 집회만 봐온 중앙의 당직자나 보좌관들도 좋게 평가를 해줬다. 밀양・창녕 지역이 오랫동안 침체되고 낙후 돼있어서 변화에 대한 욕구, 지역발전에 대한 갈망이 크다. 그런 일을 실행할 수 있는 젊고,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물갈이론과 관련 한나라당 원조보수를 자처하는 김용갑 의원의 지역구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밀양・창녕 선거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부상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밀양・창녕에서 인물이 바뀌느냐 바뀌지 않느냐를 주목하고 있다. 밀양・창녕 지역에서의 인물교체 여부가 한나라당 변화의 척도가 될 것이다.

수도권지역의 우리 당의 출마자들은 영남이 바뀌지 않으면 내년에 자기들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고, 그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지역으로 밀양・창녕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김용갑 의원의 전국적 지명도와 관록을 얘기하면서 쉽지 않은 선거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나는 젊은 열정과 새 정치에 대한 비전, 지역발전을 위한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발로 뛰는 선거를 할 것이다. 반드시 이겨서 한나라당 변화의 물결, 대한민국을 바꾸는 새로운 바람이 밀양・창녕지역에서 일어나도록 하겠다."-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김용갑 의원을 두고 "물갈이 대상 1호"라고 했는데."물갈이라는 표현은 좋지 않다. 인물교체나 인적쇄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최종적으로 국민들이 결정하고,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이 결정할 문제다.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서로 주장하되 어떤 비판이나 지적을 할 때 유권자들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재철 의원이 그런 주장을 했을 때에는 김용갑 의원을 인격적으로 폄하 하거나 비방할 의도였다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당이 국민 앞에 변화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고심한 끝에 그런 주장을 했다고 본다."- 밀양・창녕 선거구의 구도는?"외부에서 볼 때는 227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각이 서는 지역으로 보는 것 같다. 혹자는 "다윗 대 골리앗"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중진 정치인 대 신진의 대결이고, 연령에 따른 세대격차가 대비되고, 한나라당의 정체성인 보수 노선에 대한 입장차이가 있다."- 본인의 이념적 정체성은 무엇인가."한나라당이 장기적으로는 보수정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보수주의라는 것은 자유・인권・민주주의를 신봉하고, 그런 가치를 억압하고 유린하는 체제에 저항해서 싸우는 것이다. 그런 바탕없이 단순히 공산주의 반대, 김일성・김정일 반대를 말하면서 자유・인권・민주주의 가치를 소홀히 하거나 그것을 억압하는 것은 우파거나 반공・우익이지 보수는 아니다. 나는 우리 한나라당이 우파나 반공우익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주의 정당으로 가기를 바라고, 거기에 내 개인의 정치적 정체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파, 반공우익이 한나라당 내에 있고, 김용갑 의원이 포함된다고 보나."우리당에 그런 성향을 가진 분들이 여러분 계시고, 그 분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강해서 국민들의 눈에 우리당의 정체성이 그런 쪽으로 보이는 것이 강하다. 구체적으로 누가 그렇다고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고,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통일보다는 공산주의 침략에서 나라를 지키고 체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였던 시대에 민족 문제나 통일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지 못한 분들이 그 시대의 고민만 가지고 지금도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안보나 체제수호 이외에도 민족문제나 통일이라는 것이 새로운 역사적 과제로 등장했다. 일반 국민들은, 특히 젊은 세대들은 폭넓게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시대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인적쇄신 대상의 조건은?"다 이긴 대통령 선거를 진데 대해 책임있는 사람들, 한나라당내 유신・5・6공 권위주의 정권과의 연장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 이념적으로 갇힌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준 사람들, 부패정치인으로 알려진 사람들, 다선 중진이면서 뚜렷한 업적이 없는 사람들, 젊은 세대들과 눈 높이를 맞추기 어렵고, 국회의원직을 역동적으로 수행하기에는 연령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다수 국민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나라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당을 위해서도 쇄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조해진 한나라당 부대변인 ⓒ 오마이뉴스 권우성 - 현역 프리미엄이 있어 사실상 인적쇄신이 어렵지 않겠나. 김용갑 의원을 이길 수 있는 필승카드는?"인위적인 교체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할 경우에는 지도부가 결심만 하면 인적쇄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외부적인 요인이 없다 하더라도 순수하게 표 대결을 해서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기는 과정에서 내가 말한 새정치가 무엇인지, 개혁적인 선거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정공법으로 해서 당당하게 이기겠다. 기존 정치를 답습하지 않고, 깨끗하고 공정하게 승부하겠다. 몸은 고달픈 대신 제대로 된 선거를 하겠다."- 현 상향식 공천과 관련 최병렬 대표도 보완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첫째,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인적쇄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되는 후보들은 공천심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여과가 되어야 한다. 현역의원이나 도전자나 똑같은 조건에서 심사가 이뤄져야 하고, 현역이라고 해서 예비 경선에 무조건 넣어줘야 한다는 전형적인 "현역 프리미엄"을 버려야 한다.

둘째, 지구당위원장들이 경선 몇 달 전에 위원장직을 내놓고 중립적인 경선관리위원회가 구성되도록 함으로써 불공정 경선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셋째,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하루빨리 고쳐서 정치 신인들이 사전 선거운동이나 정치후원금의 족쇄에서 벗어나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당내 경선을 중앙선관위에 맡기던가 해서 돈 선거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막아야 한다."- 이번 17대 총선 공천은 지난 16대 총선 당시 "이회창식" 공천과 어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나."대대적인 쇄신을 할 것이라는 점은 똑같다. 그러나 16대 총선에서는 거물들을 많이 교체한 반면, 이번에는 당의 노령화, 수구・기득권 이미지의 상징적인 인물들이 교체 대상이 되는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내년 총선에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지난 16대 총선에 이어서 17대 총선도 무조건 "바꾸자" 분위기가 핵심이 될 것 같다. 지난 4년 동안 정치권이 국민들의 변화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역의 70%까지 바뀔 것이는 전망도 있다.

여야 어느 정당이던 간에 많이 바꾸는 당, 인물이든 당의 체제든 이미지든 많이 바꾸는 정당, 변화와 개혁을 위해 몸부림치는 정당이 선거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 통상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데, 노무현 정권이 아주 잘못하고 그에 비해서 야당은 아주 잘하고 하지 않는 한 "노 정권 심판론"이 큰 이슈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정당 선거보다는 인물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여당의 분열에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노무현 정권과 야당은 경쟁상대가 아니다. 집권여당과 야당이 경쟁상대다. 비교를 하려면 집권여당과 야당을 비교해야 한다. 야당은 국정에 대해서 비판과 견제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정권 교체의 주체로서 희망을 줄 때 지지율이 올라가는 데, 우리당은 국정혼선에 대해 비판은 하지만 그것을 바로 잡아 국정운영이 정상궤도에 올라가도록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대안없이 비판하고 있다. 수권 대안정당으로서의 신뢰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다."- 최병렬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최 대표의 리더십은 감성적 리더십이라기 보다는 이성적 리더십이다. 토론형・논리적 설득형 리더십이다. 태평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있고 국난의 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있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최 대표가 정국돌파를 위한 결단의 리더십과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감성적 리더십, 보스로서의 카리스마가 더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현 상황에서는 한미동맹체제가 유지되어야 하고, 동맹관계가 유지된다면 동맹국이 도움을 부탁했을 때 능력 허용 범위에서 도와주는 게 맞다. 우리도 우리 자체의 방위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없을 때 동맹국에 도움을 요청해서 집단 방위체제로 나라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이라크 추가파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다만 이라크 사태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 당사국인 미국 스스로도 앞을 못 내다보고, 후세인 세력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게릴라전 양상으로 가고 있고, 미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그런 상황을 감안해서 구체적인 파병 시기, 규모, 작전 범위 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반드시 궁극적으로 우리 국가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이 되도록 지혜롭게 설계를 해야 한다."- 이회창 전 총재가 SK비자금 100억원과 관련 대국민 사과했다. 지난 대선 때 총재 언론특보로 활동했는데, 이 전 총재의 사과를 어떻게 봤는가."역시 존경할만한 지도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감옥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분이 검찰에 출두하는 상황으로까지 사태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 분의 정직과 청념, 결백을 믿고 있고, 명백하게 실정법을 어긴 혐의가 없는 한은 나름대로 법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그 분의 상징적 의미를 우리 사회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최경준 기자 (235jun@ohmynews.com)<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조해진 부대변인 약력>1963년 8월4일(음력) 경남 밀양시 하남읍 출생.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및 법과대학원 졸업(헌법학 석사).1992년 15대 대통령 선거 직후 박찬종 신정당 대표 보좌역으로 정치권 입문.1998년-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보좌역.2003년 한나라당 상근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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