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게임에 웃고 등급판정에 울고~

2003. 12. 1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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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임상훈 기자 이재진 기자] 스타크래프트 의 전설은 계속 되었다. 리니지Ⅱ 는 영화들을 뛰어넘었다. 맞고 는 김제동보다 더 인기 있는 오락이 되었다. 빛이 있다면 그늘도 있게 마련. PC게임은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져갔다. 고전하던 PS2와 X박스는 온라인에 희망을 걸고 있다.

2003년 한국 게임은 ‘산업’에서 ‘문화’로 비상을 시도했다. 10대와 20대에 이어 30대까지 온라인게임에 포섭됐다. PC방 붐과 그에 따른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모으던 98년 이후, 가장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낸 ‘2003년 한국 게임계 10대 뉴스’를 추려봤다.

▲ 맞고 , 포털 전쟁을 정리하다.

성인 국민 둘 중 하나가 회원일 정도로 맞고 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김제동을 광고 모델로 쓴 ‘피망’(www.pmang.com)은 맞고 의 선전으로 ‘한게임’(www.hangame.com)과 ‘넷마블’(www.netmarble.net)을 제치고 게임포털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랭키닷컴(www.rankey.com)에 따르면 ‘한게임’과 ‘넷마블’은 2001년 9월부터 엎치락 뒤치락 하며 게임포털 1, 2위를 다퉈오던 업체. 하지만 100억원의 마케팅 비용과 맞고 의 포화 앞에 지난 10월 ‘피망’에 왕좌를 내주었다.

한편 지난 달 맞고 와 포커 의 인기가 ‘도박 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 전문가들은 “전체 이용자의 5% 이내가 유료 회원이고, 그들의 평균 사용액이 1만원 미만인 점을 들어 도박으로 모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포커 의 경우, 지나친 사행성을 막기 위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상당히 제기됐다.

▲ 연예인, 게임 앞으로어느 해보다 연예인의 게임 모델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이효리 하지원 임은경이 각각 온라인 RPG 라그나로크 프리스톤테일 씰 온라인 광고모델로 섰다.

라그나로크 의 경우, 올 여름방학 동안의 동시접속자 수가 지난 해 겨울방학에 비해 12% 늘었다. 하지원 외에도 KBS 2TV 드라마 로즈마리 에 PPL 광고를 선보인 프리스톤테일 은 드라마 시작 전과 비교해 동시접속자 수가 20~30%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임은경 역시 그녀가 속한 씰 온라인 3번 서버에 ‘은경’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불과 1~2주만에 50개 이상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남자 연예인의 경우, ‘피망’ 맞고 의 김제동에 대항해 ‘게임나라’가 강호동을 광고모델로 캐스팅 해 두 사람의 대결이 흥미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리니지Ⅱ 는 신인가수 한나와 공동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는데, 이는 다른 게임의 모델계약과 달리, 연예인이 게임의 인기를 활용한 케이스였다.

▲ 영등위의 일관성 잃은 심의 논란.여름 이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게임업체 간의 불화가 계속됐다.

리니지 Ⅱ 와 코룸 온라인 등에 대한 일관성 없는 등급이 문제가 됐다. 또한 웹보드게임의 수익모델까지 건드리자 ‘영등위가 게임업계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루머가 퍼졌다. 이에 게임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서며 심의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 아동용 게임 비앤비 가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는 등 영등위의 심의잣대가 그 후로도 끊임없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달 게임프라이데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이머의 84%가 ‘심의기준이 보수적’이라고 평가하고, 게임전문가의 97%가 ‘영등위 소위원회 구성이 편파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는 향후 심의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별도의 심의기구에서 등급을 매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 리니지Ⅱ , 영화를 뛰어넘다.

리니지Ⅱ 가 공개서비스를 하고 난 뒤 비벤디 코리아의 관계자의 반응은 “큰일났다”였다. 기대(?)한 수준보다 훨씬 잘 나왔기 때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임’을 내세운 리니지Ⅱ (www.lineage2.com)는 각종 게임 관련 기록을 깨뜨리며 올 하반기를 장식했다. IT 전문지는 물론 경제지 1면 톱기사로 등장했고, 컴퓨터 판매량 등에도 영향을 미쳐 높아진 게임의 위상을 한껏 과시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국제적 퍼블리셔로 명성을 날렸다. 미국 게임잡지 ‘컴퓨터게이밍월드’ 9월호에서 리니지Ⅱ 를 비롯해 시티오브히어로 길드워 가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온라인게임 5’에 꼽혔다.

또한 국내 온라인게임의 해외 진출도 활발했다. 라그나로크 (그라비티) 뮤 (웹젠) 등이 미르의 전설 2 를 이어, 올 한해 온라인게임 수출을 이끌었다.

▲ 메이플 스토리 씰 온라인 마비노기 , “사랑을 우리 품에”.새로운 색깔의 온라인 RPG가 등장했고 게이머들의 사랑을 얻었다. 국내 온라인 RPG는 리니지 뮤 등 ‘hack and slash’(치고 베기)류의 게임이 주류.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씰 온라인 (그리곤엔터테인먼트)과 마비노기 (넥슨) 등은 그래픽과 게임성 등에서 차별화 해 일단 게이머의 눈을 잡은 케이스다.

둘 모두 ‘카툰렌더링’이라는 만화 같은 그래픽 방식을 택해 친근감을 강조했다. 또한 각각 ‘엽기코믹’과 ‘로맨스/낭만’이라는 마케팅 컨셉트을 잘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초반 대규모 마케팅을 벌였지만 A3 와 탄트라 는 각각 ‘마케팅 컨셉트와 실제 게임 내용의 불일치’나 ‘버그와 패치의 악순환’ 등으로 고전했다.

한편 2001년 비앤비 (넥슨)에 이어 신생업체 위젯이 만든 메이플 스토리 가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동시접속자 수 약 15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 임요환, 청와대까지 드롭십!그저 놀라울 뿐이다. 스타크래프트 는 98년 첫 발매 이후 6년이 흘렀지만 확고부동한 PC게임 1위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전혀 없는 현상이다. 올해 몇 차례 워크래프트3: 프로즈 쓰론 에 1위 판매량을 뺏겼을 뿐 줄곧 주간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총 판매량은 300만 장 가량. 블리자드로서야 기쁜 일이겠지만, 국내 게이머들의 편식 증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씁쓸한 사례이기도 하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의 배후엔 게임방송과 프로게이머가 있다. 올해도 게임방송 시청률 순위의 상위권은 모두 스타크래프트 대회 차지였다.

급기야 프로게이머 임요환과 신지수는 오는 17일 청와대에 초청 받았다. 프로게이머가 청와대로 들어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 스타크래프트 의 새 역사 쌓기는 현재진행 중이다.

▲ 정말 음모가 있었던 것일까.출시하는 온라인게임의 수가 늘고 제작비가 올라가고 있다. 이는 곧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의미한다. 페어플레이만 하면 좋으련만, 잡음이 유난히 많았던 한 해였다.

지난 9월 리니지Ⅱ 와 관련된 ‘버그 논쟁’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약간의 버그가 있었고, 이를 수정해 게임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음에도 게시판 등에는 ‘아이템 복제 등을 통해 일부 유저가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루머가 쏟아져 제작사가 곤욕을 치렀다. 확인 결과, 이 루머의 증거로 제시된 스크린샷은 조작된 것이었다. 또한 초기 게시판을 활보하며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10명 내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음모론’이 폭 넓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최근 한 게임 커뮤니티는 ‘딱 걸렸다’는 제목으로 H업체가 ‘알바’를 고용해 트라비아 게시판을 더럽히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9월 즈음엔 ‘영등위가 선두 온라인게임 업체를 손본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사실로 드러났다.

▲ 게임계의 노사모, 커뮤니티의 힘.온라인게임 커뮤니티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해였다. 단순히 게이머들의 친교의 장을 넘어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비뚤어진 관행을 고치는 역할까지 해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게임업체와 대등하게 맞서지 못하던 개별 게이머들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공론화해 게임업체에 맞설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커지기도 했다.

현재 대표적인 커뮤니티는 ‘플레이포럼’(온라인게임) ‘루리웹’(비디오게임) ‘나리카스’(1인칭 슈팅게임) ‘PgR21’( 스타크래프트 ) 등. 이들의 강점은 만든 사람이나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이라는 점이다. 이는 각 게임업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자체 홈페이지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커뮤니티의 힘이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

▲ 모바일게임, PC게임 제치다.

매출액 기준으로 모바일게임이 PC게임을 앞질렀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게임은 1352억원으로 1275억원에 그친 PC게임을 앞질렀다. 처음으로 휴대폰으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불과 4년 만이다. PC게임은 76년 처음 선보였으니, 요즘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물갈이’가 게임계에서는 확실히 이뤄진 셈이다.

선전했지만 모바일게임의 성장세는 예년에 비해 둔화했다. 하지만 불법복제와 스타크래프트 이외에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PC게임의 침체는 올해 역시 별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특히 ‘타이쿤’ 시리즈의 인기가 대단했다. 지난 해 나온 1편에 이어 붕어빵 타이쿤2 (컴투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짜요짜요 타이쿤 햄버거 타이쿤 초밥의 달인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온라인게임 아이템과 캐릭터는 누구의 것?지난 달 온라인게임 아이템 현금매매 중개서비스업체 ‘아이템베이’가 대여중개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 파장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넥슨 웹젠 등 온라인게임 업체는 즉각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강경 입장을 표했고,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유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법률적으로 보면 약관에 명시된 대로 아이템의 ‘저작권’(물건이 아니므로 ‘소유권’이 아님)은 게임 회사에 있다. 따라서 아이템을 매매하거나 대여한 게이머는 계정 이용금지 등의 제재를 받는다. 문제는 게임사와 약관을 맺지 않고 매매나 대여를 ‘중개’하는 사이트가 게임성을 훼손해 영업에 방해되는 지 여부다.

12월 초로 예정됐던 아이템베이의 대여중개 서비스는 현재 12월 말로 연기된 상태. 이 후 게임업체들의 대응이 관심을 모은다.

임상훈 기자 game@dailysports.co.kr이재진 기자 ziney@dailysports.co.kr-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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