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영 시장 유서.일기 내용

입력 2004. 2. 5. 02:28 수정 2004. 2. 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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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가족과 부산시민, 시직원들에게 남긴 고 안상영부산시장의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죄스러움과 애틋한 사랑, 부산시의 수장으로서 중도하차하는 것에 대한 착잡한 심정이 그대로 묻어 있다.

또 구속 이후 거의 매일 메모식으로 작성한 옥중일기에도 무죄주장과 함께 삶에대한 자신감, 옥중생활에 대한 심경을 적어놨다.

다음은 유서와 일기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유서 = 아들아, 당당하게 살아라. 네가 집의 기둥이다. 네가 훌륭한 사람으로불리기를 빈다. 지위가 높은 것만이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자연히 따라 오는 것이다. 내 것이란 것만 열심히 챙겨라. 어머니 잘 모셔라. 2003.12.17.아버지가. 혜원(딸)아, 아버지는 당당하게 살았는데 많은 일도 했는데... 이 세상 누구보다도 가족을 사랑하고 아들 딸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아버지다. 어머니 잘 모시고 동생 잘 지도하고 할머니께 관심 가지고 고모들 그리고 그 자식들도 가끔 생각해라. 2003.12.17 아버지가. 혜원 엄마,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몇자 정리해 두고자 합니다. 당신이 가장으로서 집안을 잘 이끌어 주시오. 세상에 한번왔다가 흔적, 보람 남기고자 했는데 안타깝소. 어머님 마지막 당신 책임이오. 사랑하는 당신께, 실감나지 않는 현실입니다.

많은 짐을 당신께 남기고 가는 사람 미워하시오. 사랑하오. 당신의 사람 상영. 2004.1.2. 부산시민께, 부산의 발전을 위해 하나의 사심없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나 중도하차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간 도와주시고 믿어주시고 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2003.12.31. 부산시 직원 여러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었기에당당하게 시정을 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궤도에 정착시키지 못하고 중간에 하차하게 된 것을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03.12.31. ▲일기 = 10.19일. 일요일 운동도 면회도 없다. 梅一生寒不賣香(매화는 한평생추워도 향기를 팔지는 않는다). 낮에 가을 햇살이 두짝 열지 않은 쇠 거물로 이중으로 장치된 사이로 밝고 따사롭게 비친다. 당신(J기업 박회장을 지칭하는 듯)이 나에게 건네주었나. 나는 받지 않은 사람이다. 똑똑이 날 보라. 내가 틀림없나. 인간적으로 환자이고 인격으로 존중했는데 자기보호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으리라고. 10월 28일. 내일 보석신청한다 한다.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다. 장기전인데 잘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10월 30일. 도주위험도 없고 증거 인멸 가능성도 없는데 여론재판에 의한 시대적 현실의 희생은 곤란하다. 시정의 연속성도 대단히 중요하다.

11월 12일. 마음을 비우자. 많은 생각을 하는 것 육체, 정신 건강을 망친다. 어제 저녁 의무실에서 주사를 맞고 잤다. 밤에는 추웠다.

12월 15일. 약이 없이는 잘 수 없다. 뇌에 이상비대, 머리 아프고, 가슴 울렁거림 답답함. 수면제 습관성 비교적 적다.

12월 16일. 많은 사람들이 살려고 한다. 후세인 그 불편 환경속에서도 버티다니,그래도 살아야 한다.

12월 17일. 허리가 심하다. 앉았다 일어나려고 하면 몇번 시도해야 가능하다.

12월 19일. 희망도 없이 시간만 가는구나. 새아침이다.

12월 20일. 몸이 한계가 왔다.

1월 3일 토. 인생은 힘이 있고 거리낌 없을 때 자기주변 세심해야 하고 지쳤을때 소홀하게 넘어가는 것 없는지 챙겨야 하고. 세상이 극락이고 천국이다를 늘 생각하면서 살아야. 부산시장동안 단 한건의 부정과 야합한 적이 없습니다. 집사람 보면자꾸 눈물이 난다.

swi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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