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민주당 의원 6명 "명분 약하고 선거에 불리"

2004. 3. 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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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발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6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8일까지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탄핵발의안 서명에 응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원 62명중 탄핵발의안 서명을 미루고 있는 의원은 김기재, 설훈, 이낙연, 조성준, 정범구, 추미애 의원. 구속된 의원 3명(김운용, 박주선, 이훈평)을 제외하고 53명이 당론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한화갑 의원 등 상당수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결정을 일임하거나 송훈석 의원 등은 "어려운 당의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서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 그러나 불서명 의원들 중 김기재 의원("부산에 머물고 있어서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았고, 서명 여부는 올라가서 상의해 보겠다")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의 반대명분은 비교적 분명하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의 경우 무리한 탄핵추진이 그나마 남아있는 당의 지지율까지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정범구 의원은 "탄핵 명분도 약하지만, 당이 이런 식으로 나가면 더욱 지지를 잃게 된다"며 당의 대응방침을 비판했다.

"조 대표가 신념에 따라 서명하라고 했다" <미니 인터뷰> 민주당 이낙연 의원 이낙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자시절 대변인을 지내는 등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민주당 잔류라는 의외의 선택을 한 인물. 노 대통령과 가까웠던 김경재, 추미애, 유종필 등이 민주당에 남은 후 노 대통령 공격의 선봉에 섰지만, 이 의원은 유달리 말을 아꼈다.

이 같은 모호한 입장 때문에 최근 일부 상임중앙위원이 이 의원의 선대위 대변인 발탁을 반대하기도 했다. 여야가 극한대결로 치닫는 미묘한 시기에도 "탄핵반대"라는 그의 소신은 분명해 보인다.

- 소속 의원들 대다수가 탄핵발의안에 서명했는데, 서명을 하지 않는 이유는."조순형 대표가 분명히 의원 개개인의 신념에 따라 서명하라고 해서 그렇게 할뿐이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에 따르지 않는 것이 탄핵명분을 축적시킨다는 얘기도 있는데."대통령이 법을 지키지 않고서야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겠나? 대통령이 잘못했다면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나 탄핵요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명분이 약하다는 것 이외에 당의 선거전략에 불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나."선거에서의 유불리를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 손병관 기자 정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결정을 내렸으면 내린 것이고, 대통령과 측근의 비리 문제는 검찰이 수사하면 되는 것이지... 그걸 가지고 탄핵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명분이 약한 게 첫째이고, 둘째로는 총선을 앞두고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탄핵을 추진해도 국민들 눈에는 정략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설 의원은 기회가 날 때마다 반대입장을 밝혀왔고, 추 의원도 이날 오전 기자와의 만남에서 "탄핵발의안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 조성준 의원의 한 측근은 "의원총회에서 반대입장을 강하게 얘기해서인지 우리에게는 아예 연락도 안 왔다"고 푸념했다.

당 지도부는 "탄핵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당이 위태로워진다"며 사생결단을 벼르는 데 반해 반대의원들은 오히려 "가결이건 부결이건 탄핵안 추진이 민주당을 두 번 죽이는 일이고, 특히 수도권에서는 전패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안고있는 셈이다.

탄핵발의안에 서명한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운태 고진부 구종태 김경재 김경천 김방림 김상현 김성순 김영환 김옥두 김충조 김태식 김홍일 김효석 박금자 박병윤 박상천 박상희 박인상 박종완 박종우 배기운 송훈석 심재권 안동선 안상현 양승부 유용태 유재규 윤철상 이만섭 이용삼 이윤수 이정일 이협 이희규 장성원 장재식 장태완 전갑길 정균환 정철기 조순형 조재환 조한천 최명헌 최선영 최영희 최재승 한충수 한화갑 함승희 황창주/손병관 기자 (redguard@ohmynews.com)-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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