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노사모 회원 국회앞 분신(종합2보)

2004. 3. 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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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중화상, 자칫 생명위독할 수도"노트에 "누가 대통령 탄핵한단 말인가" (서울=연합뉴스) 이광철.정성호 기자 = 11일 오후 7시17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부근 국민은행 앞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과 `국민의 힘"등 친노단체가 주최한 노 대통령 탄핵 발의 비난 집회 도중 노사모 회원인 백모(51.경기도 의정부시)씨가 분신, 중화상을 입었다.

백씨는 전신 40% 화상(이중 35%는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기도 화상이 동반돼 3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의식은명료하지만 자칫 위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배씨는 이날 집회 도중 스스로 몸에 시너를 뿌려 불을 지른 뒤 10초 가량 걸어가다 쓰러졌다.

집회 참가자인 목격자 이모(32)씨는 "갑자기 뒤에서 불길이 일어나 뒤돌아보니백씨 몸에 사람 키보다 높은 불길이 일었다"며 "분신한 뒤 사람들이 모여들기까지채 1분도 걸리지 않아 몰려든 사람들이 옷가지 등으로 불을 껐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백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날 오후 10시께까지 가족들은 도착하지 않은 채 집회 참가자들만이 병원을 지켰다.

분신 현장에서는 백씨의 노트 1권과 노트북 컴퓨터용 검은색 가방, 1.5ℓ페트병2개, 흰색 종이 1장, 라이터 등이 발견됐다.

노트에는 매직으로 "누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말인가. 부당한 탄핵을발의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을 탄핵할 만큼 정의롭고 깨끗한 집단인가.지난 대선 때 이회창씨가 대통령이 됐다면 지금과 같은 비자금 수사와 측근비리가밝혀졌으리라고 상상이나 되는가"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노트에는 또 "노대통령 보다 깨끗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세력들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이 한몸바치니 정쟁을 일삼는 정치인들과 이에 동조하는 세력들은 반성하고 각성하기 바란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2002년 4월 의정부 노사모 회원으로 가입한 백씨는 온라인에서는 거의 활동하지않았지만 이날 집회 중에는 "탄핵이 웬 말이냐"라고 구호를 외치는 등 적극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씨의 구급차에 동승했던 집회 참가자들은 백씨가 이송 도중에도 `탄핵이 웬말이냐. 불쌍한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노사모 심우재 대표는 "충격적이고 안타깝다"며 "탄핵이라는 황당한 일을 당하다 보니까 울분을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분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분신 사고 후 국민은행 앞 집회에는 오히려 참가자들이 700여명에서1천200여명(경찰 추산)으로 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밤새 계속된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나와 저마다 `1인 연설"을 하며 시위를 이어갔고 `임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 등의 노래를 부르거나 `국회 해산, 탄핵 반대" `국회를 갈아엎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일부 노사모 회원은 단상에 나가 백씨가 남긴 유서를 낭독했으며 집회 참가자들은 전날 집회 현장에서 모금한 350만원에다 이날 모금한 750만원을 보태 전액을백씨의 치료비 등으로 쓰기로 했다.

맞은 편 한나라당사 앞에서 탄핵 촉구 집회들 열던 보수단체 회원 70여명은 오후 7시께 먼저 자리를 떴다.

경찰은 분신 현장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한편 집회가 격렬해질 것에 대비해국민은행 주변에 전.의경 30개 중대 3천여명을 배치했다.

gcmoon@yna.co.kr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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