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철회" 삭발 단식, 불출마도 고려

2004. 3. 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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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한기 기자] ▲ 설훈 민주당 의원은 22일 탄핵철회,지도부 사퇴, 대통령 사과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삭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대체 : 22일 오전 10시55분]민주당 지도부 사퇴, 탄핵안 철회, 노 대통령 사과 등 요구설훈 민주당 의원은 22일 탄핵철회 및 지도부 사퇴, 노무현 대통령 사과 등의 요구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삭발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안을 발의하고 가결시킨 193명의 국회의원은 국민 앞에 진지하고 분명하게 사과하고,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 할 것 △국민의 뜻을 거스른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철회 △노 대통령은 사태를 파국으로 이끈 것에 대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방치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할 것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은 의원직 사퇴나 탈당 등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 설 의원은 "흐름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재차 "모든 것을 다 버린다는 것은 불출마를 포함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럴 수도 있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총선 불출마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설 의원은 "3월초부터 민주당 지도부에게 누차 탄핵안을 처리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뭔가에 홀렸는지 방안을 찾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한화갑 전 대표조차 내게 탄핵안 표결 전에 두 차례 전화해서 찬성표를 던지라고 부탁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최근 추미애 의원의 중앙상임위원직 사퇴에 대해 "잘한 일"이라며 "추 의원도 나와 비슷한 상황 인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추 의원이 정상적으로 당무에 복귀하려면 먼저 탄핵안 찬성 표결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고 사과해야 한다"며 "그래야 국민들의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설훈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22일 오전 설 의원이 삭발을 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 세 가지 요구 조건 가운데 당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이 수용되면 단식을 철회할 것인가."세 가지 요구조건이 다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은 의원직 사퇴나 탈당 등을 의미하나."흐름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버린다"는 것은 불출마를 포함한 것인가."그럴 수도 있다."- 설 의원의 계속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는 꿈쩍하지 않고 있는데."지도부도 사람인데, 상황이 이렇게까지 변했는데도…."- 지난 12일 노 대통령이 사과한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그것은 정확한 사과가 아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상황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 다른 분들의 지지와 동참 계획은."뜻을 같이 하는 많은 의원들이 있다. 지지하고 같이 행동할 것으로 본다."- 일부 지도부에서는 설 의원이 탈당 등의 명분을 쌓으려고 한다고 이야기하는데."지켜보면 알 것이다."- 요구조건의 시한은 언제까지인가."상황이 어찌될 지 모른다. 지금 상황에서는 내 뜻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이다."- 다른 의원들과 상의했나."몇몇 분들과 의논했다. 그리고 (그 분들에게) 내가 먼저 하겠다고 했다."- 한화갑 전 대표와도 얘기를 나눴나."나누지 못했다."- 당내 문제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꿈쩍도 안한다. 설 의원의 주장이 지도부가 받아들일 현실성이 있는 방안인가."가장 현실성이 있는 주장이다. 지도부가 뭔가에 홀렸는지 방안을 찾으려 하지 않고 있다. 지도부가 이성을 찾으면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최근 추미애 의원과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적이 있나."어제 중앙상임위 결과 때문에 전화 통화를 했다. 단식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최근 추 의원이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잘했다고 본다."- 추 의원도 설 의원과 같은 상황인식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그러리라고 본다. 추 의원은 얼마든지 설득이 가능하다."- 설 의원의 주장이 관철된다면, 추 의원이 당무에 복귀하리라고 보나."그렇지 않겠느냐. … 추 의원과 논의를 해야 하지만, 추 의원이 정상적으로 당무에 복귀하려면 먼저 탄핵안 찬성 표결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고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힘을 받을 수 있다."- 추 의원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나."하지 못했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는 탄핵 찬성한 의원들 가운데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추 의원도 거기에 포함되나."이낙연, 전갑길, 김효석 의원 등이 해당된다."- 당 지도부는 선대위가 곧 비대위라고 하는데."민주당은 국민들에게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대위 운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충격 요법을 써도 될 듯 말 듯 한데. 국민 정서에 맞는 조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안일하게 선대위 운운해서는 안된다." 설훈 의원 기자회견문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저는 가장 큰 슬픔과 분노 그리고 자괴감을 가지고 오늘의 결심에 이르렀습니다. 3월 12일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대한민국의 수치이자, 정치에서 상식과 원칙이 실종된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양심과 상식에 비추어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 탄핵안 가결과 이에 따른 국민들의 규탄 여론, 국론분열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지고자 합니다.

저는 현 정치권과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요구합니다.

첫째,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가결시킨 193명의 국회의원은 국민 앞에 진지하고 분명하게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아울러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총사퇴 할 것을 요구합니다.

둘째, 국민의 뜻을 거스른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은 당장 철회되어야 합니다.

셋째,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태를 파국으로 이끈 것에 대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방치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오늘부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저는 탄핵안을 가결시킨 이 곳,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저는 정치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릴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국민 여러분! 위대한 국민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전진해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차분하게 냉정을 유지하며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어주십시오. 상식과 원칙의 정치는 반드시 이 땅에 뿌리내릴 것입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 반독재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투쟁해온 민주당의 혼과 정신을 반드시 되살려냅시다.

2004년 3월 22일국회의원 설훈 / [1신 : 22일 새벽 0시5분]설훈 의원, 22일 "탄핵 철회" 무기한 삭발 단식투쟁설훈 민주당 의원이 22일부터 무기한 삭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순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와 탄핵 철회,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등 세 가지 요구 조건을 내걸고 곧장 삭발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측근이 밝혔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쇄신파 가운데 한 명인 설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의 개혁과 탄핵정국을 몰고온 데 대한 지도부의 책임론을 주장해왔다.

그는 탄핵안 발의는 물론 지난 12일 탄핵안 표결에도 불참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정범구・조성준・박종완 의원 등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동안 조순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설 의원 등 쇄신파의 요구에 대해 일축해왔다. 그러나 최근 추미애 의원이 중앙상임위원직을 사퇴한 이후 22일로 예정됐던 중앙선대위 구성조차 불투명해지는 등 혼미한 상태여서 당 지도부가 설 의원의 주장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또한 그동안 설 의원과 정치적인 행보를 같이 해왔던 정범구・박종완 의원이나 소장파 그룹이 동참 내지 지지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의 내홍이 더욱 심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이한기 기자 (hanki@ohmynews.com)-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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