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치열한 생존경쟁과 진화

2004. 7. 16.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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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조재성 기자]머나먼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초원과 기업의 세계 그리고 인간사회에서만 약육강식의 카니발(Cannibal)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 머리 위에 펼쳐진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우주. 우주라는 바다 위 일몰의 섬처럼 조용히 떠있는 듯한 은하, 1100억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이 은하세계들 사이에서도 끊임없는 약육강식의 카니발이 벌어지고 있다.

▲ 헤라클래스 은하단. 우주의 바다 위에 다양한 모습의 은하들이 조용히 떠 있는 듯 하다. 점상을 제외한 여러형태로 보이는 것들이 별들의 국가인 은하. 사진: Burt May/Adam Block/AURA/NOAO/NSF ⓒ2004 NSF 별들의 국가라 할 수 있는 가지각색의 은하세계, 1개의 은하 그 자체로도 어마어마한 세계이다. 적게는 수 천만, 많게는 수 조개에 이르는 많은 별(항성)과 그에 딸린 행성과 혜성, 소행성 그리고 이들의 탄생과 소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성간구름이 있다. 또한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의 눈에 이제 겨우 빛을 발하는 듯한, 아직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양과 종류의 암흑물질이 은하와 우주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은하중심부만 밝고 화려한 것은 아니고 변두리도 건강하게 잘 사는 시스템이다. 사실 우리 태양계가 은하중심부에 가까이 있었다면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희박하다. 우리 은하 내 생존 가능구역(GHZ: Galactic Habitable Zone)을 벗어난 상대적으로 밀집되고 불안정한 주변의 영향으로 고에너지입자와 운석체들의 피폭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기만하는 이 밤하늘 - 우주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카니발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 안테나은하. 충돌하는 두 은하의 오른쪽에 곤충의 더듬이와 같은 두가닥의 물질의 흐름이 보인다. 사진: Tim and Anita Taylor/Adam Block/NOAO/AURA/NSF ⓒ2004 NASA 은하는 그 생김새에 따라 크게 나선은하, 타원은하 그리고 불규칙은하로 나뉜다. 또 그 크기에 따라 대형은하와 소형은하로 분류하기도 하며, 우주에는 대략 100억개의 대형은하와 1000억개의 소형은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은하의 기원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처음부터 대형은하가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은하와 은하의 충돌에 의한 일종의 M&A 과정을 통해 대형은하가 탄생한다고 믿고 있다.

결국 은하는 주변의 다른 은하나 주변 물질과 서로의 인력작용으로 합체하여 그 덩치를 점점 불리며, 어느 정도 성장한 은하는 작은 은하들을 삼키면서 더욱 더 커져간다고 보는 것이다.

이 은하의 카니발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닌 자연스런 우주진화의 흐름이다. 그러나 은하와 은하의 충돌은 꼭 비극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은하를 구성하는 수 많은 별들 사이의 거리는 매우 멀어 은하와 은하가 충돌하더라도, 별과 별이 충돌할 확률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는 약 40조km이고, 태양의 지름은 약 140만km이다. 결국 태양과 그 별 사이의 공간에는 지구보다 130만배나 덩치가 큰 태양과 같은 크기의 별 약 2900만개가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형은하와 소형은하의 합체는 국부적으로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며, 대형은하와 대형은하의 충돌은 비록 별과 별 사이의 충돌이 많지는 않더라도 은하의 뒤틀림을 비롯하여 성간구름의 평형이 깨지면서 별의 폭발적인 탄생 등 훨씬 복잡한 일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먼 우주의 은하세계를 찍은 사진을 보면 은하와 은하가 충돌 중인 모습, 다른 은하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과 별, 하나의 은하가 다른은하를 관통하고 빠져나가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의 카니발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여러 개의 위성은하를 거느리고 있는 우리 은하도 이 은하카니발의 예외는 아니어서, 약 17만광년 떨어진 남반구 하늘에 보이는 대, 소 마젤란은하(Magellanic clouds)를 흡수하려고 끌어 당기고 있어, 두 은하 사이에 물질(주로 수소)의 연속적인 빠른 흐름인 마젤란 분류(奔流, Magellanic stream)가 존재한다. 또 은하 중심 부근의 궁수자리에 있는 위성은하는 거의 찢어진 잔해와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흐르는 분류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 유명한 안드로메다 은하. 약 30억년 뒤 우리은하와 충돌하여 초대형은하로 재편될 운명이다. 사진:NOAO/AURA/NSF ⓒ2004 NOAO 조금 과장하면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먹이를 집어삼킨 보아뱀의 가느다란 몸뚱이에서 불룩나온 부분처럼 우리 은하에도 그러한 부분이 남아 있다. 빨아들인 별과 물질이 아직 소화가 덜 된 것인 양.많은 사람들은 밤하늘에서 안드로메다 은하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름을 만화영화나 SF영화에서 들어보았다.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와 220만광년(초속 30만km/시속 10억8천만km로 달리는 빛의 속도로 220만년을 가야 하는 거리를 의미) 떨어진 가장 가깝고, 우리 은하보다 훨씬 크면서 생김새는 닮은 대형 은하이며 우리 은하와 시속 50만km의 속도로 마주보고 뛰어오는 중이다. 약 30억년 뒤 두 대형은하는 충돌하게 될 것이다.

다소의 혼란과 희생이 있겠지만, 충돌 후 수십억년의 시간이 흐른 뒤 더욱 발전되고 안정된 하나의 거대은하로 변한 안드로-우리(?)은하는, 우리 주변의 3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은하가 형성한 은하집단체인 국부은하군(Local group of galaxies)의 명실상부한 중심은하로 탄생할 것이다.

심란한 21세기 오늘을 살아가는, 150억년 우주의 역사에서 몇 십년이라는 짧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우주의 진리가 아닐까?/조재성 기자 (jojs67@netian.com)<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조재성 기자는 예천어린이우주과학관에 근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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