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사회를 흔드는 여가수 낸시 아즈람

2004. 7. 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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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배통일 기자] ▲ 낸시 아즈람 ⓒ2004 낸시아즈람닷컴 2003년 이후 아랍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기 여가수라하면 레바논의 낸시 아즈람(Nancy Ajram)을 꼽을 수 있겠다. 아랍권에서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일까? 굳이 비교해보자면 작년에 한국에서 분 이효리 열풍 정도와 비슷하다고 할까?이제 갓 21살이 된 낸시 아즈람은 작년에 발매된 <야 살람 Ya Salam> 앨범을 통해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통통한 볼살에서 느껴지는 귀여움과 풋풋하고 건강한 관능미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레바논 뿐만 아니라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시리아, 튀니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까지 콘서트를 하며 그 인기는 아랍권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알바와바(Albawaba.com)와 같은 아랍권 포털 사이트에서 엔터테인먼트 면을 장식하기에 이른다.

아랍권의 젊은이들에게 늘 관심의 대상이었고 마치 작년에 한국의 스포츠신문들이 온통 이효리 기사로 도배를 했듯 낸시 아즈람, 그녀가 가는 곳마다 뉴스의 연예면은 늘 그녀에 관한 기사가 탑에 올랐을 정도다. 보수적인 아랍 사회에서 갓 스물을 넘긴 낸시 아즈람의 관능의 몸짓이 아랍 사회를 흔들었던 것이다.

레바논의 엘리사(Elissa)와 더불어 도발적인 섹시함을 보여주는 그녀의 뮤직 비디오는 최근 들어 레바논, 카타르, 쿠웨이트, 시리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지의 아랍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미 한국에는 에로 가수라 불릴 정도로 섹시함을 내세우는 가수가 많고 연예인들의 노출이 빈번하다 보니 우리가 보기에 이 정도의 뮤직비디오가 무슨 관능적이고 사화적인 파장을 불러올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여성에게 더 보수적인 아랍권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남성전용 카페와 음악 커뮤니티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낸시 아즈람의 뮤직비디오는 이집트 의회에서 판매금지를 시켜야 한다는 논란을 빚었고 바레인에서는 그녀의 콘서트 장소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진보적 성향층에서도 이들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일부는 그녀의 뮤직비디오가 장기적으로는 여성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여성을 성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기에 음악평론가들도 평가가 갈린다. 음악이 지나치게 상업적이며 아메리칸 팝 스타일을 모방하다보니 아랍의 전통 리듬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월드 뮤직계에서 아랍 대중음악이 인기를 얻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는 섹시 엉덩이 춤으로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선정성, 표현의 자유, 종교억압 논쟁을 일으킨 인도네시아의 여가수 이눌 다라티스타(Inul Daratista)에 대한 논쟁과도 아주 흡사하다.

아랍 사회가 아직은 이 같은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변화를 갈구하는 신세대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경제난으로 아랍권 음반 시장이 극도로 위축됐음에도 이집트의 신인가수 루비(Roubi)와 쉬린(Shereen), 레바논의 엘리사(Elissa)와 하이파 와흐비(Haifa Wehbe)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도발적인 관능미를 뮤직비디오에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야 살람>이란 앨범으로 아랍 사회를 흔들었던 낸시 아즈람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연예인으로서의 끼가 다분했다고 한다.

낸시 아즈람은 12살 때 LBC 레바논 텔레비전의 "미래의 스타"라는 스타 발굴 프로그램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가수 데뷔를 준비했다. 레바논에서 음악 공부를 한 후 98년에 첫 데뷔 앨범인 "Mouhtagalak(I"m in need of you)"을 발표하고 뒤이어 2001에 두번째 앨범인 "Shil Oyounak Ani(Take your eyes away from me)"를 발표한다. 그러나 이 앨범들은 단지 그녀의 존재만 알렸을 뿐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이후 2003년에 발표한 문제의 "Ya Salam(How Wonderful)"앨범은 그녀를 아랍권에서 최고 인기 여가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앨범으로 2003년 "오스카 비디오 클립스(Oscar video clips)"축제에서 최고 아랍 가수상을 수상했고 2004년 5월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 뮤직상에서 최고 신인 여가수상을 수상했다.

레바논에서 나왈 알 조그비(Nawal El Zoghby)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되는 낸시 아즈람이 2004년 5월에 새로운 앨범 "Ah We Nos"를 발표했다. 이전 뮤직비디오에 비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동명 타이틀곡 "Ah We Nos"를 비롯해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레바논의 낸시 아즈람, 엘리사, 이집트의 루비의 뮤직비디오가 아랍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상업성에만 치우치기보다는 윤복희의 미니스커트처럼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 추구의 시발점이 되기를 아랍음악 팬으로서 바라마지 않는다.

Nancy Ajram - Ah we Nos<2004>/배통일 기자<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레바논 여가수 낸시 아즈람에 대한 이 기사는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다음의 월드뮤직 카페(http://cafe.daum.net/clubworldmusic)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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