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1일 나치 독일이 과거 폴란드에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줬다며 사과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저녁 바르샤바 봉기 60주년 기념식 연설과 마렉 벨카 폴란드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독일의 과거사를 분명히 사죄하면서 양국간의 미래를 위한 화해와 협력을 다짐했다.
역대 독일 총리로는 처음으로 바르샤바 봉기 기념식에 초청받은 일에 대해 그는"개인적으로도 매우 큰 영광이자 전쟁을 시작함으로써 폴란드 국민들에게 헤아릴 수없는 고통을 준 독일에 대한 대범한 손짓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44년 8월1일 바르샤바 시민들이 나치에 대대적 항전을 벌였다 무참하게학살당한 자리에 세워진 추모비를 방문, "폴란드의 긍지이자 독일의 치욕인 이 자리에서 나는 양국이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달라진 모습의, 자유 민주주의 독일의 총리로서 오늘 이러한 희망을말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당시 나치 만행에 반대해 바르샤바 항전에 나섰던 모든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2차대전 후 폴란드에서 추방된 독일인들이 폴란드 정부를 상대로 당시재산의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그는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나치의 범죄에 대한 치욕감 속에 몸을 수그린다. 독일인들은누가 전쟁을 시작했으며, 누가 그 첫 희생자였는지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역사를뒤집는 일인, 독일 측으로부터의 원상회복 요구가 허용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 정부는 피추방자단체가 폴란드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고 베를린에 기념관을 지으려는 계획에 반대하며, 어떠한 법정에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할것"이라며 "어떤 국제법정도 이를 용인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과 폴란드 양국이 이제는 과거사를 딛고 "유럽연합(EU) 안에서 `미래협약"을 위한 공동정책을 펴며 상호 협력하고 이를 이웃 나라들에도 확산시켜나가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벨카 폴란드 총리는 "우리가 올해 독일 총리를 초대한 일은 양국이지난 60년 간 함께 걸어온 길이 얼마나 위대하고 긍정적인 것이었는 지를 보여주는것"이라며 화해와 협력 추진을 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양국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고 그럼으로써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을 것인 가를 논의했다"면서 피추방자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양국 정부가 공동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엔 2차대전 당시 연합국의 주축이었던 미국과 영국의 사절로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존 프레스코트 영국 부총리가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알렉산데르 크바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에게 "바르샤바 봉기는나치에 대항한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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