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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獨-波 전후청산 외교 본격 시동

입력 2004. 08. 02. 10:41 수정 2004. 08. 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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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폴란드가 지난 1일 바르샤바 봉기 60주년 김념식에 독일 총리를 처음 초청하고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과거 폴란드에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줬다며 사과함으로써 양국의 전후청산 외교가 본격화됐다.

독일 정치인들이 폴란드를 찾아 가 과거사를 사죄한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70년 빌리 브란트 총리는 전후 독일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바르샤바 유대인봉기.학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 바 있다.

또 1994년 당시 로만 헤어초크 독일 대통령은 바르샤바 봉기 50주년 기념식에참석해 나치 독일군의 폴란드에 대한 만행을 사과했다. 요하네스 라우 전대통령도폴란드 방문시 과거사를 분명히 사죄한 바 있다.

그러나 빌리 브란트 총리가 사과한 장소는 1943년 폴란드 거주 유대인들이 절망적 상황에서 나치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켰다 산화한 곳이다. 헤어초크 전 대통령이사과한 장소는 유대인 봉기 이듬해인 1944년 8월 1일 폴란드 민족주의 지하저항군인`향토군(AK)"이 대대적 저항을 하다 무참하게 살육된 곳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독일의 상징적 국가수반에 불과하며, 정부를 책임지고 발언 한 마디에 구속력 있는 무게가 실리는 것은 총리라는 점에서 슈뢰더 총리가 이번에 공식 초청받아 다시 분명한 사죄를 구한 것은 의미가 다르다.

이번 행사를 양국 간 화해와 협력의 본격 시동으로 보는 이유는 단순히 이 때문은 아니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유럽의 실질적 강자 중의 하나이자 자국 경제 발전과 밀접한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과거사에 대해 독일 정부가 거듭 분명하게 사죄해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독일도 동서독 통일 후 10여 년이 지나고 동구로 확대된 EU 내에서 주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말끔한 과거청산이 필요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미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에도 독일 총리로선 처음으로 초청받아 참석했다. 또 내년 모스크바에서 열릴 러시아의 2차대전 종전 기념식에도 초청받았다.

슈뢰더 총리는 이에 대해 "폴란드 등 동구권과 나아가 러시아와의 화해 없이는유럽의 피의 역사 재발을 막을 수 없고 EU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프랑스 등 서구와의 화해와 협력을 동구 및 러시아에도 적용하면서 유럽 중앙에위치한 독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양국 정부의 이러한 화해 협력 분위기에는 그러나 아직 어두운 과거사에서 비롯된 갈등이 현재형으로 잠복해 있다.

그 첫째 갈등 요인은 1944년 말 나치의 패퇴 이래 1946년 까지 폴란드 등 동구권에서 추방된 독일인과 그 자손들이 폴란드에 대해 과거 폴란드 내 재산의 원상회복과 배상을 요구하고 베를린에 기념관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대해 레흐카친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독일이 전쟁을 벌여 폴란드에 엄청난 손실을 입히고 전례없는 규모의 대량학살을 자행해 놓고도 오히려 우리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느냐"며 "우리는 나치시대의 폴란드 파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슈뢰더 총리는 1일 독일인들의 보상 요구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이라고비판하면서 독일 정부는 피추방자 단체 요구에 반대하며 국내외 법정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렉 벨카 폴란드 총리는 양측 모두 2차대전 관련보상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과 알렌산데르 크바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손해배상 논란은 양국이 화해와 협력의 나아가는데 장애가 될것이라고 경고한 뒤 `그다니스크 선언"의 유효성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다니스크 선언"은 지난해 10월 요하네스 라우 전 독일 대통령과 크바니예프스키 폴란드대통령이 2차대전 당시 양국 정부가 상대에게 했던 일에 대해 쌍방이 복구 또는 배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에리카 슈타인바흐 BdV 회장은 "슈뢰더의 발언은 자국민을 등지는 정치적 수사이지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 "만약 슈뢰더가 법적 보장을 원한다면 먼저독일 정부가 피추방자들에게 대신 보상해주는 법규를 제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국 대통령도 피추방자단체가 "개인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고 양국 정부가 이를 막을 수단이 없다"고 시인한바 있다.

이른바 피추방자단체(BdV)의 움직임에 독일의 극우정치세력은 물론 보수 정치인들 까지 가세하고 있다. 또 폴란드 내에서도 독일에 반감을 가지며 바르샤바 봉기 60주년 기념식에 슈롸더 총리를 초청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양국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입장과 화해 협력을 추구하는 정책은 확고하다.

또 양측 국민 정서도 대체로 이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피추방자단체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양측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오랜경제난으로 극우 또는 민족주의 우파적 정서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갈등을 부추길소지가 있다. 또 독일은 EU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반면 폴란드는 신규 가입국의 선봉으로서 몇몇 강대국이 EU를 좌지우지하려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자세를 이미EU 헌법안 채택 과정에서 보여준 바 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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