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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30,40대 훌륭해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 변해

입력 2004. 11. 07. 05:02 수정 2004. 11. 0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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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한기 기자] ▲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학교 강연에서 한 발언의 해석을 놓고 유시민 의원과 <조선일보>가 맞붙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3일 "학생의 날"을 맞아 유 의원은 "학생과 정치"라는 주제로 중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이 강연 내용에 대해 <조선일보>는 5일 오전 "유시민 "30, 40대 훌륭해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 변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판에 기사를 올렸다. <조선일보>는 이날 저녁 유 의원쪽의 반응을 담아 "20대와 60, 70대는 뇌세포가 달라 다운되면 자기가 알아서 내려가야"라는 제목의 대체 기사를 게재했다.

6일 구상찬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전날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에 근거해 "유시민 의원의 노인폄훼를 뛰어넘는 악담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그는 이 논평에서 "유시민 의원이 "20대와 60, 70대는 뇌세포가 달라 다운되면 자기가 알아서 내려가야 한다"는 식의 노인 폄훼를 뛰어넘은 악담을 했다고 한다"며 "사실이라면 부모도 어른도 모르는 상종 못할 인간말종 같은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구 부대변인은 "정동영 전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왜 잊을만하면 노인폄하 발언을 하느냐"며 "겉으로는 노인복지를 외치지만 실상은 노인들을 빨리 일선에서 퇴장시키고 "고려장"시키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의도를 유시민 의원이 극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전 의장의 이전 발언과 연결하는 한편, "노인 고려장"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덧붙인 것이다. 이후 한나라당의 논평은 일부 언론을 통해 "새로운 사실"로 보도됐다.

"나이 들면 보수화 된다"는 요지의 발언 놓고 "노인폄하" 논란서현경 <조선일보> 인턴기자가 쓴 5일 오전 기사를 보면 유시민 의원이 중앙대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낸시 레이건 여사가 "레이건 대통령은 치매에 걸렸다"고 밝힌 것은 "우리 남편은 맛이 갔으니 정치적 자문을 구하지 말라"는 의도로 매우 훌륭한 결단이다. 우리 전직 대통령들과 헌법재판소는 배워야 한다.""비록 30, 40대에 훌륭한 인격체였을지라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 제 개인적 원칙은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 자기가 다운되면 알아서 내려가야 하는데, 비정상적인 인간은 자기가 비정상이이라는 것을 모른다. 자기가 여전히 현명하고 왕성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고의적으로 이용해 그 사람에게 나쁜 칠을 한다.""제 자신도 민주화의 승리를 맛 본 사람이나 생물학적 필연성으로 나이가 들면 반드시 보수화가 되기 마련이다. 재산이 많아질수록, 기운이 빠질수록 보수적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한결같다"는 것은 성품이나 인격적 토대 같은 것이지 시각과 가치관은 변한다. … 정년이 지나면 고리타분한 구세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러분이 20년 뒤에 (나에게) "저 노인네 언제 고려장 지내나"라는 말을 해도 원망하지 않겠다."이후 <조선일보>는 5일 저녁 대체기사를 내보내며 "헌재와 고려장을 언급한 적은 없다", "<조선일보>의 강연 녹화 테이프 공개 요구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강연 전반부 동영상이 실렸지만, "뇌세포" 발언이 나온 대학생들과의 문답은 싣지 않았다" 등의 유 의원쪽 반론을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현직 기자의 바이라인도 추가했다.

언론의 "과잉" 해석과 정치권의 정략적인 "오버" 논평<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뒤 유시민 의원실에는 수십 통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유 의원의 보좌진들에 따르면, 주로 나이든 분들이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니는 에미 애비도 없느냐"고 따지는 통에 제대로 업무를 못 볼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유시민 의원은 7일 오전 홈페이지에 올린 "하고 싶은 말을 작문하는 신문, 조선일보"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앙대 강연에서 구세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일이 없으며, 이런 맥락에서 "헌법재판소"를 거론한 적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유 의원은 "조선일보 직원에게 "강연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한 일도 없다"며 "내 보좌관이 첫 번째 기사의 허위사실에 대해 지적하기 위해 담당직원에게 전화를 했을 때 조선일보 직원이 전자메일을 통해 영상 공개 요청을 해왔지만, 보좌관은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시민 의원과 <조선일보> 논쟁의 핵심적인 초점은 발언 내용에 대한 해석과 정치권의 "오버"다. <조선일보>에서도 유 의원이 이날 강연에서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을 설명하며 "20년 뒤에 나(유시민)에게 "저 노인네 언제 고려장 보내나"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겠다, 개인적 원칙은 60대에 가능한 한 책임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발언이 그 다음날 즉시 한나라당의 논평을 통해 "노인들을 빨리 일선에서 퇴장시키고 "고려장"시키겠다는 열린우리당의 의도를 유시민 의원이 극명히 드러낸 것"이고, 따라서 "부모도 어른도 모르는 상종 못할 인간말종 같은 발언"으로 새롭게 자리매김됐다. 또한 "정동영 전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잊을만하면 노인폄하 발언을 한다"는 비난의 근거로 확대 재생산됐다.

이런 "상이한 해석"을 놓고 유 의원은 "개인적인 인생관을 밝힌 게 어찌 노인비하 발언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뇌 구조는 조선일보 직원들의 뇌 구조보다 한결 더 독특한 모양"이라며 "조선일보에 보도된 것을 진실이라고 믿기 전에, 먼저 그 보도의 진실성 여부를 시험해 보지 않으면 정말로 한나라당이 조선일보의 정치위원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한편, 유 의원은 7일 오전 <조선일보> 보도 이후 논란이 된 중앙대 강연의 일문일답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이한기 기자-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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