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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춤꾼은 춤을 가리지 않는다

입력 2005. 07. 08. 10:57 수정 2005. 07. 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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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는 탱고・벨리댄스・나이트댄스・힙합 등 다양한 춤의 세계춤에도 유행이 있다. 1970년대에 에어로빅을 배우는 것이 상류층 여성들의 재력과시 수단이었다면 80년대 브레이크댄스는 ‘노는 아이’들 사이에서 강력한 개인기로 통했다.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재즈음악의 열풍과 함께 재즈댄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은 어떤 춤을 출까. 아르헨티나 탱고와 벨리댄스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춤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컴퓨터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임기백씨(37)는 주말이면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어둠이 사뿐히 내려앉은 토요일 여름밤, 임씨가 열정을 불태우는 곳은 탱고클럽인 ‘밀롱가’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임씨는 2003년 5월 탱고를 처음 접했다. 처음 1년 동안은 매주 2회 탱고아카데미를 다니며 탱고를 추던 그는 지난해부터는 탱고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틈날 때마다 아카데미와 밀롱가를 찾았다. 그렇게 실력을 갈고 닦은 덕분에 지난해 12월부터는 아마추어 탱고공연단에서 활동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탱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 좋아”임씨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열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탱고의 최대 매력”이라며 “젊음의 열정을 탱고로 표현할 수 있듯 나이가 들면 인생의 깊이를 춤에 녹여 표현할 수도 있다”면서 탱고 예찬론을 폈다.

탱고의 계절이 돌아왔다. 2000년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탱고는 그동안 동호회를 중심으로 조금씩 저변을 넓혀왔다. 현재 국내 탱고인구는 수만 명에 달한다는 것이 탱고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탱고아카데미 ‘아름다운 땅고’(땅고는 Tango의 스페인어 발음)에서 활동 중인 탱고 강사 김근형씨(38)는 “탱고는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다른 춤과 달리 한 번 빠져들면 결코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탱고는 인터내셔널 탱고와 아르헨티나 탱고로 나뉜다. 댄스스포츠 종목 가운데 하나인 인터내셔널 탱고가 아르헨티나 탱고에 비해 좀더 룰과 정해진 틀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인터내셔널 탱고가 상대방을 ‘잡고’ 춤을 춘다면 아르헨티나 탱고는 ‘껴안고’ 춘다는 것. 때문에 아르헨티나 탱고는 흔히 인류가 만들어낸 춤 가운데 최초로 파트너를 껴안고 춘 춤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일반인들이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쪽은 자유분방한 아르헨티나 탱고다. 아르헨티나 탱고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라면 다음카페에 있는 ‘라틴속으로’ 등 탱고 동호회를 찾거나 ‘아름다운땅고’ 등 탱고 아카데미를 찾으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동호회가 접근하기는 수월하지만 탱고 아카데미의 경우 단기간에 좀더 전문적인 강습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름다운땅고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주말마다 아르헨티나 탱고를 강습하고 있다. 김근형씨는 “주로 30~40대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편이지만 20대 남녀나 50~60대까지, 아르헨티나 탱고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연령별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면서 “아무리 춤에 문외한인 사람도 석 달 동안만 꾸준히 탱고의 스텝을 밟으면 혼자서 밀롱가를 찾아다닐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고 귀띔했다.

벨리댄스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춤이다. 일명 ‘배꼽춤‘으로 알려진 벨리댄스는 터키나 이집트 등 아랍문화권에서 시작된 전통춤으로 여체의 매력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내는 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몇 해 전부터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샤키라 등이 자신의 안무나 뮤직비디오에 벨리댄스를 도입하며 붐을 주도하기도 했다.

벨리댄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 초기에는 주로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정도였지만 최근 ‘몸짱’ 열풍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벨리댄스의 효과가 몸매를 아름답게 가꾸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심을 자극한 셈이다.

벨리댄스는 여성에게 인기 있는 춤실제로 벨리댄스 전문가들은 벨리댄스만큼 여성들의 몸매를 아름답게 가꿔주는 운동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밸리코리아(bellykorea.com)의 김유리 강사는 “벨리댄스를 하면 평소에 쓰지 않던 골반이나 복부, 허리 등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며 “복부나 엉덩이를 돌리는 동작으로는 골반이 비틀어진 사람의 체형교정이나 군살제거로 인한 몸매보정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벨리댄스의 기본동작은 어깨와 복부, 힙을 진동하듯 떨어주는 ‘슈미’(Shimmy)와 엉덩이를 8자 모양으로 흔들어주는 ‘트위스트’ 등 크게 10여 가지로 구분된다. 큰 틀은 간단하지만 표현하는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은 매우 다양하다. 중・고급 수준으로 올라가면 질(일명 짝짝이), 베일, 촛불, 칼 등 소도구를 이용하기도 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벨리댄스 동호회나 아카데미는 최근 크게 늘어 밸리코리아 등 서울에만 10곳이 넘는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 발리, 락시웰니스 등 유명 휘트니스센터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도 벨리댄스 강습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

‘저주받은 관절’ ‘나무토막’ ‘몸치’ 등으로 낙인찍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트댄스의 세계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나이트댄스란 모든 장르의 댄스를 실생활, 특히 나이트클럽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실용적인 스타일의 댄스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나이트댄스는 1998년 김영우나이트댄스의 김영우 원장이 개발했다.

김영우나이트댄스의 김주영 매니저는 “물론 나이트클럽이 주무대가 되겠지만 노래방이나 모임, 장기자랑, 세미나 등 춤이 필요한 장소라면 어디에서나 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나이트댄스”라고 정의한 뒤 “나이트댄스를 흔히 막춤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이트댄스는 유연성 클리닉과 리듬 트레이닝, 박자 카운트 트레이닝, 힘의 중심 및 포인트잡기 등 춤의 기본원리에 입각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춤의 기본기를 가장 확실하게 익힐 수 있는 실용댄스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트댄스가 실용성을 강조하다보니 배우려는 사람들은 20대 후반 남녀가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30~40대 남성들도 수강생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50대 교수나 대기업 부장 등 ‘아저씨’들도 사람들 눈을 피해 조용히 개인 레슨을 신청하곤 한다는 것이 김 매니저의 귀띔.나이트댄스의 장점은 또 있다. 나이트댄스가 힙합과 재즈댄스, 라틴댄스, 방송안무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 특징을 하나의 장르로 융합시켰기 때문에 나이트댄스를 어느 정도 마스터하면 다른 장르의 댄스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 매니저는 “나이트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휘트니스센터나 힙합・재즈댄스 학원에서도 나이트댄스 강좌를 개설하고 있지만 이곳들은 가요안무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실생활에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문적인 나이트댄스 학원을 찾아야 복고댄스와 건달댄스에서부터 N-WALK, N-SHAKE 등으로 이어지는 나이트댄스의 세계를 제대로 익힐 수 있다”며 웃었다.

몸치라면 나이트댄스 세계에 관심을마지막으로 힙합. 힙합이라고 하면 흔히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GEO힙합스쿨에 들어서면 이런 고정관념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25~27세의 젊은이들은 물론 35세 전후의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오늘도 ‘힙합전사’가 되기 위해 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힙합이 최근까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클럽문화와 관계가 깊다. 최근 홍대 클럽에서는 무조건 신나게 흔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BPM(박자)이 느린 힙합을 선호하다보니 아직까지 힙합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GEO힙합스쿨의 이성용 원장(29)은 “일반인들에게는 힙합이라고 하면 다 똑같은 춤으로 보지만 힙합에도 동작이 큰 브레이크댄스와 웨이브가 많이 들어가는 팝핀, 이효리나 비욘세 등이 추고 있는 걸스힙합, 가요안무 등 장르가 다양하다”면서 “최근 힙합에 관심을 갖는 직장인들이 워낙 많아 올 연말에는 학원 규모를 두 배 정도 늘일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최성진 기자 csj@kyu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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