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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노회찬 "결혼이다" - 유시민 "데이트다"

입력 2005. 08. 04. 01:24 수정 2005. 08. 0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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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형숙·김성준 기자]

▲ 열린우리당의 개혁당출신 모임인 참여정치실천연대는 3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우리나라 정당정치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정치토론회를 열고 연정에 대해 토론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유시민·노회찬·진중권 등 '한 말씀' 하시는 토론회 단골 논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계기로 촉발된 지역주의와 선거구제 개편 문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서다.

3일 토론회에서 이들은 지역주의가 한국 정당정치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지만 그 방법으로 제시된 연정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이날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제1 야당인 한나라당 동의 없이는 선거구제 개편이 불가능하다며 대연정의 불가피성을 설파했지만,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과 시사평론가 진중권씨는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라는 '수단'이 오히려 선거구제 개편이라는 '목적'을 파괴하고 있다고 반대 의견을 보였다. 정치학자 정해구 교수는 '합리적' 정책 거래가 가능한 민주노동당과의 소연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나라당을 향해서는 "지역주의가 존재근거인 정당"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노회찬 의원이 "지역주의를 없애면 한나라당은 없어진다"며 "지역주의 정당이 재생산되지 않는 것에 대해 애석해 할 국민은 없다"고 독설을 내뱉자, 진중권씨가 "한나라당 없애는 방법을 토론하러 왔나"라고 말을 받아 웃음이 터졌다.

유시민 "여야 막론 국회의원들은 현행 선거구제가 기득권, 충격이 필요"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날 오후 국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참여정치실천연대 주최의 '우리나라 정당정치, 이대로 좋은가' 대토론회. 주최 측은 "한나라당에도 토론 참석을 제안했으나 연정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당론이라며 모두 토론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우선 지역주의 심각성과 함께 그 대안으로 선거구제 개편을 주장했다.

유시민 의원은 "87년 이후 특정정당의 특정지역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정책경쟁을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지난 20년간의 한국 정치를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선거구제 개편이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씨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진씨는 "한나라당의 호남 끌어안기는 한마디로 '사진찍기'인데 그건 (지역주의 해소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뭣도 아니"라고 일갈하며 한나라당의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진씨는 "선거구제를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하면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하지만, 독일식 정당명부제로 하면 호남에서 5석을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은 선거구제로 한나라당과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아래 상자기사 참고).

하지만 이에 대해 유시민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으로 인해 선거구제 개편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열린우리당도 예외가 아니다. 유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열린우리당"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38%의 정당 지지율로 51%에 달하는 의석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13%의 지지율을 받고도 3%의 의석수에 불과해 교섭단체도 되지 못하는 처지다.

유 의원은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가장 적합하지만 현재 국회의원들에게 지지를 받는 제도는 현행 소선거구제도 뿐"이라고 토로한 뒤 "선거구제 개편을 정치권에 맡기는 것은 스스로 목을 치라는 것이며, 충격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진중권 "한나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선거구제 고민해야"

이에 노회찬 의원은 "동기의 순수성은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역주의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국민투표 방식을 제안했다. 정해구 교수는 "개헌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회 2/3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 교수는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 '연정'이라는 방법론에는 동의했지만 그 대상을 민주노동당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본래 연정은 정책을 통한 합리적인 거래"라며 "우리·민주·민노의 공조가 필요한데 민주당과의 감정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았으니 민주노동당과의 소연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 역시 "앞으로 과반수 정당은 출현하기 힘든 정치환경으로 가고 있다"며 "다당제에 준하는 연합체제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연정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노 의원은 "88년 양김 분열 이후 3당 합당, DJP연합 등 우리나라에서 연정은 '밀실거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정책중심의 정당체제가 뿌리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연정은 '야합'"이라고 반대했다.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정치환경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 토론회에 참석한 정해구 교수와 진중권씨.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해구 "언론보도, 지역주의 고민은 빠진 채 비판만 한다"

토론은 '그렇다면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모아졌다. 유 의원을 제외한 토론자들은 우선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부터 거둬들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목적이 선거구제 개편이고 동력 형성을 위한 수단이 대연정이라면 이제 그 수단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며 "수단이 목적을 파괴하는 반대급부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정에 성공한 사람은 (개그우먼) 배연정 뿐"이라고 일갈했다.

진중권씨는 "문제는 여론"이라고 전제한 뒤 "(정부가) 하려는 게 내각제 개헌인지 선거구제 개편인지도 혼란스럽고, 또 어떤 선거구제를 하자는 것인지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정치인도 헷갈려하는 것 같다"고 대국민 설득 부족을 지적했다.

이에 유 의원은 "요즘 언론의 여론조사에 문제가 많다"며 "한겨레·경향신문도 진지함을 결여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선거구제가 바뀌면 지역구도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으면 모두 아니라고 답할 게 뻔하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고 보냐라고 물으면 답은 역전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 역시 "언론들이 지역주의에 대한 고민 없이 비판만 있다"고 이에 동조했다. 정 교수는 "현행 소선거구제가 주요 정당을 과대 대표하고 있다"며 ▲비례대표 확대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권역별 정당명부제 ▲지역주의 완화 위해 한나라당도 동의할 수 있는 제도라는 원칙을 놓고 다양한 조합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노회찬 "연정은 떡이 아니라 폭탄, 선물 줄 생각 말라"

▲ 토론회에 참석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이날 토론회는 토론자들이 시종일관 독설과 뼈 있는 농담, 위트를 던지며 좌중을 사로잡아 2시간 가량 진지하면서도 화개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놓고 "데이트냐, 결혼이냐"라며 유시민 의원과 노회찬 의원이 설전을 벌여 폭소를 자아냈다.

유시민

"노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선거구제 개편에 합의한다면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대연정에 권력을 내준다'는 것이다. 두 가지가 다 만족되고 난 뒤에 가치평가를 해야 하는데 자꾸 둘을 분리해서 평가를 한다. 사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개편하면 좋지 않나. 그러니 불륜이라 욕하지 말고 좀 참아달라. 뭐든 게 자기 좋는 대로만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노회찬

"우리가 대연정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유시민

"반대하지 않았나. 합당하라며…. 그게 반대지."

노회찬

"합당하라는 것이다."

유시민

"데이트만 하겠다는 것인데 결혼을 하라고 하면 안되지."

노회찬

"차라리 결혼하라는 것이다."

유시민

"그러면서 불륜이라고 하지 않나."

노회찬

"계산을 정확해야 해야 한다. 대연정이 떡이 아니다. 본인들은 떡이라고 하고 준다지만 상대방이 떡이 아니라고 하면서 더 이상 고마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시한폭탄으로 보기도 한다. 더 이상 받는 쪽에서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선물 줄 생각을 하지 마라."

열린우리당 대구 의원, 한나라당 광주 의원은 가능할까?

지역구도 극복 위한 선거구제 대안 비교 분석

[중대 선거구제] 2위 이하에 던진 표도 결과에 반영

현행 소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를 한 1명만 선출하는 방식이라면 중대 선거구제는 몇개의 소선거구들을 통합해 보다 광역화된 선거구에서 2-10명을 선출하는 제도.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2위 이하의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의사가 사표로 처리되지만 중대선거구제에서는 이같은 표도 반영될 수 있다. 한 선거구에서 여러 정당의 후보들이 당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의 주목을 받았지만 호남에 기반이 없는 한나라당에게는 불리한 제도여서 실현성이 떨어진다.

[독일식 정당명부제] 정당 득표율이 전체 의석수를 결정

전체 의석수를 정당 득표율대로 나눠서 할당하는 제도. 할당된 의석에는 지역구 당선자가 먼저 배정된 뒤 나머지는 비례대표 순번대로 채워진다.

예컨대 전체의석이 100석이라고 가정했을 때, 한 정당이 10%를 득표하고 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했다고 하면 일단 해당 정당은 득표율에 따라 일단 10석의 의석을 가져가고, 거기에 5명의 지역구 당선자가 배정된 다음 나머지 5석을 비례대표 순번대로 채운다. 사표를 최대한 줄이고 지역 기반이 없는 군소정당의 의석을 보장할 수 있어 민주노동당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제도다.

최근 권오을 한나라당 의원이 17대 총선 득표율을 적용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독일식 정당명부제가 실시될 경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전체 의석은 큰 변화가 없지만 양당 모두 취약지역에서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열린우리당은 영남에서 19석을,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5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권역별 정당 득표율로 비례 의석 결정

반면, 같은 실험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여당의 영남진출에는 도움이 되는 반면(15석 확보), 한나라당은 호남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점유율의 상한선을 두는 등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비례대표제가 전국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결정된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눈 다음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이 결정된다. 한 권역에서 여러 정당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특정정당의 지역 독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편 독일식 정당명부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모두 군소정당에게는 유리한 제도.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10석에서 16석으로 민주당은 9석에서 10석으로 각각 의석이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 김성준 기자

/박형숙·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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