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추진체 탑재차 터널서 불타

2005. 11. 2.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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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나이키 미사일 탄두와 추진체를 싣고 가던 대형 트럭 4대 가운데 추진체를 실은 한 대가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불이 붙어 전소했다.

1일 오후 2시18분께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본리 구마고속도로 달성2터널 안에서 대한통운 소속 15t 화물트럭(운전사 박성수·31)에 불이 났다.

터널 안에는 차량 70여대가 있었지만 운전자들이 차를 내버려 둔 채 터널 밖으로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트럭 운전사 박씨는 "터널을 3분의 2 가량 지난 지점에서 차량 오른쪽 뒷바퀴에서 불이 났다"며 "이어 불이 적재함에 실려 있던 나무상자 속의 미사일 추진체로 옮아붙었다"고 말했다.

불길이 번지면서 차 연료탱크와 타이어가 잇따라 터졌고, 터널 안은 검은 유독성 연기와 먼지로 가득 차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트럭 적재함에 실려 있던 미사일 추진체 일부가 300여m 떨어진 터널 밖으로 튕겨 나와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이제천(25)씨 등 목격자들은 "불이 난 직후 7∼8차례에 걸쳐 천둥이 치듯 요란한 폭발음이 진동했다"고 말했지만, 국방부는 "추진체 연료는 고체연료로, 연소되는 성질을 갖고 있으나 폭발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터널 안은 환풍기 배선이 녹아내리면서 환풍기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고 조명까지 한꺼번에 나가 암흑천지로 변하기도 했다. 앞서 빠져나간 트럭 2대에는 미사일 탄두가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자칫 터널 붕괴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경찰은 트럭 바퀴의 라이닝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운전자가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미사일 같은 중요한 군사 장비를 허술하게 이송하게 된 경위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고로 터널 안 왕복 4차로의 양방향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되면서 구마고속도로가 한때 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구마고속도로 대구 방향은 2일 중으로 정상 운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구대선 박영률 기자 sunnyk@hani.co.kr

나이키 미사일은?

나이키 미사일은 1960년대 중반 한국에 배치된 노후 미사일로, 그동안 교체가 자주 거론됐다.

나이키 미사일은 유효고도 20.4㎞, 지대공 유효사거리 155㎞로 중·고고도 지역의 비행물체를 격추하거나, 지대지 유효사거리 183㎞로 장거리 표적을 타격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공군은 1일 전남 벌교에 있는 미사일 포대가 해체돼 이 미사일의 추진체를 대구기지의 제1방공탄약대로 옮기던 중이었다. 공군의 용역을 받은 대한통운 소속 15t 화물트럭 4대와 5t 트럭 4대 등 총 8대에는 나이키 미사일 탄두와 추진체, 일반물자 등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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