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박근혜 "국정원 과거사 규명은 가치없는 모함" 강력 비난

2005. 12. 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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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정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발표하는 내용들은 한마디로 가치가 없고 모함"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박 대표는 국민일보 창간 17주년을 기념해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첫번째 김형욱 사건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둔갑했고, 두번째 정수장학회도 제대로 된 서류 있는데 진실위에서 날짜 위조하면서 강탈했다고 했다. 인혁당 문제도 증거는 없지만 정황이 이렇다는 식"이라며 "국정원 진실위 주장은 정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진실위가 지난 7일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이 사실상 부친인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짜맞추기식으로 수사됐고,이례적으로 빨리 집행된 사형도 박 전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과거사 진상규명에서 박 전 대통령의 관련성이 드러난 것에 대한 강한 반발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어"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우리 역사를 왜곡해 함부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과거사가 될 것"이라며 "돈 들여 (국회에서)과거사위원회 만들었는데 왜 법적 근거도 없이 별도로 따로 하느냐"고 되물었다.

박대표는 현 정부에 대해 "자꾸 세금을 짜내 정부가 돈을 뿌려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면서"정부는 세금 더 걷고 국채 발행해 빚만 늘었는데 안내도 되는 세금을 정부 실책에 의해 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우리보고 하라고 하면 경제 살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인 뒤 "국민 역량도 있고 잠재력도 있는데 이 정권이 나라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국민 잠재력을 폭발시켜 10년 안에 선진국도 도달할 수 있고 어깨 펴며 살 수도 있는데 매년 기회 놓치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부친인 박 전 대통령 관련 "가까이에서 보면서 대통령의 책임이 무한대로 무겁고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다"며 " 어머니도 퍼스트레이디로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근검절약하셨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그 역할을 대신한 게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당내 대권 경쟁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으로 일 잘하는 분들이고 당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대표와의 대담 주요 내용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에서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입,주도했다고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국정원 과거사진실위에서 발표하는 내용들은 한마디로 가치가 없고 모함이다. 첫번째 김형욱 사건도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가 살해를 지시했다고 둔갑했다. 두번째 정수장학회도 제대로 된 서류 있는데 진실위에서 날짜 위조하면서 강탈했다고 했다. 인혁당 문제도 증거는 없지만 정황이 이렇다는 식이다. 국정원 진실위 주장은 정당성이 없다. 코드 맞는 사람들끼리 우리 역사를 왜곡해 함부로 발표하는 것 자체가 과거사가 될 것이다. 돈 들여 (국회에서)과거사위원회 만들었는데 왜 법적 근거도 없이 별도로 따로 하느냐.

-종합부동산세는 협상할 가능성이 없나.

△박 대표=일단 9억으로 하고 다음에 조정할 수 있다. 6억은 안된다는 게 아니다. 다만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한 법안들,예를 들면 장애인 차량 LPG 부가세 면제라든가 영업용 택시 LPG 특소세 면제하는 법안들처럼 서민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중요한 법안들이 있다. 9억에서 6억으로 내려가면 세수가 1조 늘어나고 우리가 요구하는 것도 1조 정도다. 손톱 하나도 안 들어가면 무슨 놈의 서민정당이냐. 앞으로 서민정당이라는 말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가 최대 관심사인데 국회의원 말고 경제전문가나 대학총장을 외부인사로 영입할 생각이 있나.

△박 대표=외부인사영입위원회 일부러 따로 뒀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나 대선을 잘 치르고 더 많은 지지를 받기 위해 외부에서 국민의 희망이 될만한 사람을 많이 영입해야 한다. 지역을 따로 정해둘 수는 없고 시스템에 의해서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 유권자들이 원하고 희망될 수 있는 사람을 내놓는 것이 당의 의무이고 도리다.

-국가운영 비전으로 선진화를 많이 주창하는데 선진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박 대표=국민 통합이 이뤄져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선진화로 가는 길인데 작은 정부와 큰 시장이 관건이다. 대폭적으로 자율을 확대하고 규제도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도 왕성하게 일어나고 일자리도 많이 생긴다. 맨입으로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짤 수는 없지 않느냐. 성장의 열매를 가지고 효율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짜 취약한 국민과 소외계층,저소득층을 따뜻하게 감싸안아야 한다. 더불어 잘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점점 커져가는 정부가 문제다. 장·차관이 자꾸 늘어난다.

△박 대표=자꾸 세금을 짜내 정부가 돈을 뿌려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빚만 늘어났다. 감세와 규제를 완화해 가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늘려 국민이 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를 통해 경기 활성화되면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 구조가 선순환된다. 정부는 세금 더 걷고 국채 발행해 빚만 늘었다.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한미동맹이 엉망이다. 자주국방하려면 국민의 혈세로 메꿔야 한다. 안내도 되는 세금을 정부 실책에 의해 내는 것이다. 우리보고 하라고 하면 경제 살릴 수 있다. 국민 역량도 있고 잠재력도 있다. 이 정권이 나라발전의 발목을 잡는다. 국민 잠재력을 폭발시켜 10년 안에 선진국도 도달할 수 있고 어깨 펴며 살 수도 있다. 매년 기회 놓치니 안타깝다.

-소장파 의원 중심으로 옛날 보수의 이미지를 걷어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대표=보수니 진보니 하는 얘기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깔아야 한다. 진보든 보수든 근본 위에서 생각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문제를 주장하면 보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면 진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17대 총선 때도 그렇고 10·26 재선거 때도 대중적 매력을 보여줬다. 비결이 무엇인가.

△박 대표=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고 현장에 가서 대화를 나눌 적에도 사적으로 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해왔다. 국익 차원에서 어떻게 하는 게 더 올바른 방법인가 노력해왔고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들이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아버지께서 대통령으로 계실 때 부친과 모친의 역할을 벤치마킹한 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박 대표=가까이에서 보면서 대통령의 책임이 무한대로 무겁고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다. 어머니도 퍼스트레이디로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근검절약하셨다.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그 역할을 대신한 게 많은 공부가 됐다.

- 개헌문제에 대해 평소 정·부통령제와 4년 중임제를 말씀하시는데 차기 대선을 앞두고 혹시 호남쪽 런닝메이트를 생각해본 적이 있나. 2007년 전 개헌 가능성 있다고 보나.

△박 대표=어떤 지역이나 누구와 짝이 되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4년 중임제가 가장 완벽한 제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5년 단임제보다 나을 것이다. 5년 단임제는 그동안 해봤지만 책임성도 없고 효율적인 정책 수행도 안된다. 잘 하면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번 더 기회를 주고 아니다 싶으면 4년만에 교체할 수도 있다. 대통령은 5년,국회의원은 4년이 주기인데 이번에 우연히 겹친다. 한번 조정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국민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

- 유력한 대선주자인데 당 공식 라인 말고 사회 이슈 있을 때 자문받는 대학교수나 정치조직이 있다면 공개해달라.

△박 대표=정당이 발전하고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공조직이 잘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당 대표로서 개인적으로 아는 학자나 전문가들은 있다. 다만 싱크탱크처럼 만들어서 하지는 않는다.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가장 덜 받고 있는 것 같다.

△박 대표=저같이 공격을 많이 당하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

- 진도개를 분양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박 대표=일요일에 분양받는 사람들이 집으로 온다. 이미 도(道)마다 한사람씩 뽑았다.아파트 같은 데는 힘들고 순수혈통을 잘 보전할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뽑았다.

-당내 대권 경쟁주자인 이명박 시장과 손학규 지사를 평가해달라.

△박 대표=한나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으로 일 잘하는 분들이고 당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집권하면 현정부보다 잘할 수 있다' 자신감 내보여…"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봤냐" 반박

박 대표는 아이보리색 윗옷과 검정색 긴치마를 입고 인터뷰 장소인 국민일보 12층 한 음식점에 나타났다. 화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는 2시간 동안 진행된 대담에서 시종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 '집권하면 현 정부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의도적으로 내보이는 듯했다.

박 대표는 "우리보고 하라고 하면,정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적 역량과 잠재력은 있는데,현 정권이 나라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과거사,개헌,사학법과 감세안 등 각종 현안,한나라당내 보수 논쟁 등 다양한 질문에도 정리된 입장을 설명했다.

자주 만나는 친구,저녁 시간,송년회 계획 등 개인사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박 대표는 "개인사를 물어보면 재미없어요"라며 슬쩍 넘어갔다. 그는 "퇴근 후에 무엇을 할까라고 고민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며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더 자고 다음날 일 자료보고 그런 걸로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1970년대 청와대 생활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아버지를 보면서 대통령의 자리가 영광스럽다기보다는 책임이 무한대로 무겁고 대통령 말 한마디가 국가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혹시 공주라는 비판에 대해 화가 나지는 않으시냐'라는 질문에 "지방 특강에서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주를 봤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면 묵묵히 하면 되지,그런 것에 밤잠 못자고 하면 정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력한 권력의지가 없는 것 같아 열심히 돕지 못하겠다는 의원들도 있더라'는 말에 "제가 제대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거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적인 자문그룹 같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안의근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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