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단 한 명뿐인 골키퍼 '그가 없었다면..' 미포조선 기적 뒤에 양지원 있었다

2005. 12. 15. 18: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김용석 기자] 골키퍼가 단 하나밖에 없는 팀. 동네 축구팀이 아니다. 프로와 아마를 합쳐 한국 축구 최강을 가리는 FA컵 결승에 진출한 울산 현대 미포조선의 이야기다.

울산 미포조선은 오는 17일 오후 2시 전북 현대와 2005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울산 미포조선의 기적은 유진회 감독 대행의 말처럼 "선수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 일군 결과"지만 단 한 명뿐인 골키퍼 양지원(31.181cm)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 미포조선은 결승까지 오면서 부산 대전 포항 전남 등 프로구단을 연거푸 격파했다. 그 중 두번은 피말리는 승부차기였다.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 상대의 눈빛을 본다"는 양지원은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16강전서 대전과의 승부차기를 3-2 승리로 이끌었고 8강전서는 포항과의 승부차기서 4-3 승리의 주역이 됐다.

양지원은 지난 10월 동료 골키퍼였던 김희섭이 빠지면서 골문을 홀로 지키고 있다. 그렇다 보니 팀에서 보물단지일 수밖에 없다. 양지원은 " 나뿐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다쳐서는 안 된다. 춥기 때문에 더욱더 다치지 않기 위해 몸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양지원이 다친다면 어떻게 될까.

유진회 미포조선 감독대행은 혹시 모를 '보물' 양지원의 부상을 대비해 비장의 카드도 마련해 뒀다. 다름아닌 팀내 수비를 맡고 있는 이재천(28.183??의 깜짝 골키퍼 변신이다. 판단력이 좋은 이재천은 K2리그에서 양지원이 부상을 당했을 때 서산시민구단과의 경기에 출장, 팀의 5-1 승리를 일군바 있다.

양지원은 지난 1998~2002년까지 울산 현대에서 56경기에 출장, 76실점을 기록한 프로 출신이다. 프로에서 퇴출당한 후 울산 미포조선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만들고 있다. FA컵 우승은 제2의 축구인생이 허무하지 않았음을 알리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양지원은 "두살배기 딸 소정이의 해맑은 웃음을 떠올리며 아버지로서의 책임과 팀에 하나밖에 없는 골키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울산에 있는 장인과 부인과 딸이 창원종합운동장까지 원정 응원을 와줘 큰 힘이 났다"고 밝혔다.

한편 "선수들이 너무 지쳐 잃어버린 입맛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유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손자병법과 삼국지의 이야기들을 해주며 전술훈련과 정신력 강화를 병행하고 있다. 울산 현대 미포조선은 15일에는 숭실대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경기 전날인 16일에는 파주NFC 인조잔디장에서 마지막 점검을 할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shadowilgan.co.kr>

- Copyrights ⓒ 일간스포츠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