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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농민 사망'에 대국민사과

입력 2005. 12. 27. 16:44 수정 2005. 12. 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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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구영식·이종호 기자]

▲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농민사망사건과 관련, 대국민사과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기자회견을 마친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보강: 27일 오후 4시 5분]

잇따른 시위농민사건과 관련, 27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허준영 경찰청장 문책론에 대해 "내가 해석하기로는 대통령이 경찰청장을 문책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해 농민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한 뒤 "허 청장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옳으냐 그르냐를 판단하기 전에 지금 대통령이 제도상 허 청장을 문책 인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문책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본인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허 청장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그에 대한 경질은 검토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사과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책임자를 가려내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도 적절한 절차를 거쳐 국가가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권력은 통제되어야 하지만, 폭력시위만 없었다면..."

▲ 노무현 대통령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어 노 대통령은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이라고 전제한 뒤 "공권력을 남용할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어야 한다"며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의 책임과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폭력시위문화도 시위농민의 사망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러한 불행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 대통령은 "처음부터 준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어떤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고 그와 같은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시민·사회단체의 책임의식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노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이런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도록 결과적으로 용납한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공동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같은 폭력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시위농민 사망관련 대국민사과문' 전문 및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시위 도중 사망한 전용철·홍덕표 두 분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행위에 의한 결과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경찰도 이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그리고 돌아가신 두 분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죄 말씀드린다. 아울러 위로 말씀을 드린다.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정부는 책임자를 가려내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가가 배상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번 더 다짐하고 교육을 강화하겠다.저의 사과에 대해서는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휘두르는 폭력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사기와 안전을 걱정하는 분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자식을 전경으로 보낸 부모 중에 그런 분들이 많을 것이다.또 공권력도 사람이 행사는 일이라 자칫 감정이나 혼란에 빠지면 이성을 잃을 수 있는 것인데 폭력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원인을 스스로 조성한 것임에도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하지만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이다. 정도를 넘어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 국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의 책임과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한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명백하고자 한다.아울러 쇠파이프를 마구 휘두르는 폭력시위가 없었다면 이러한 불행한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정부도 이전과 다른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고 이런 일 생기기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 - 농민단체 등이 허준영 경찰총장의 문책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데.

"허 청장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옳으냐 그르냐 판단하기 전에 지금 대통령이 제도상 경찰청장에 대해 문책 인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먼저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점에 관해서 여러분은 우리 제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

- 그렇다면 청장이 스스로 자진사퇴하면 수리할 의사는 있나.

ⓒ2005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통령인 내가 해석하기로는 (대통령이) 문책인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나머지는 정치적 문제인데 이것은 대통령이 (문책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본인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본인이 어떤 판단을 했을 때 대통령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이미 본인의 판단이 아니고 대통령의 판단을 말하는 셈이 돼서 대통령이 그와 같은 권한을 갖지 않게 한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그것도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 어떤 방향에서 경찰의 과잉진압과 폭력적 시위문화에 대처할 생각인가.

"폭력시위문제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준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정당성에 대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와 같은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시민·사회단체의 책임의식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다. 이런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도록 우리 모두가 결과적으로 용납한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도 그와 같은 사태에 대해 책임이 있다. 정부가 이 책임을 제대로 하는 데에는 시민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와 같은 폭력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우리 모두 자성하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구영식·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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