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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회 국회(임시회)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 국회 연설 [민주당]

입력 2006. 02. 22. 11:49 수정 2006. 02. 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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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와 사회분열, 상생의 경제와 통합의 리더십으로

· 나라가 두개 사회로 나뉘고 있다

· 군사정권보다 더 빈부격차를 키운 反서민정권

· 양극화에 참여정부는 손을 놓았다

· 무능 미숙, 분열의 리더십이 실패원인

· "상생의 정치"보다 "상생의 경제"를

· "따뜻한 정치" "똑똑한 정부" "차분한 변화로"

· 원칙 있는 협력과 연대에 인색하지 않겠다

· DJ방북의 성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 농업대책 없는 한미 FTA는 안된다

· 민주당에 기회를 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입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를 만들고도 야당이 된 처지입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감정에 흐르거나 과거에 붙잡혀 있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도 저는 합리의 눈으로 보고 미래지향의 마음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내일 모레면 노무현정부 출범 3주년입니다. 공과를 평가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기간입니다. 불행하게도 참여정부는 낙제수준이라는 진단마저 나왔습니다. 최대의 실패는 양극화 확대와 사회분열이라고 저는 규정합니다.

나라가 두개 사회로 나뉘고 있다

모든 것이 양극화하고 있습니다. 양극화라는 말 그대로 이 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두 개의 사회로 갈라지고 있습니다. 사회분열을 완화시키는 것이 정부의 본질적 기능입니다. 그런 기능을 참여정부는 상실하고 있습니다.

특히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3년 사이에 지니계수가 0.312에서 0.348로, 상·하위 20%의 소득배율이 5.2에서 7.6으로 커졌습니다. 이것이 참여정부의 성적입니다. OECD에서 최악의 수준입니다.

소득의 상하격차보다 교육비의 상하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능 점수가 부모의 소득에 비례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빈부가 세습되고 그 격차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고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빈곤층의 증가입니다. 빈곤층이 7백만명을 넘어 8백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민 6명중 1명이 정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위 40%의 근로소득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앞으로 빈곤층이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울한 전조입니다.

거리노숙인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르포 참조). 전국에서 1천60명,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만 6백90명이 관문 서울역을 비롯한 길거리에서 새우잠을 잡니다. 시설노숙인을 포함한 전체 노숙인이 5천명 미만이라고 정부는 말하지만, 넓은 의미의 노숙인은 10만명쯤 된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특히 49만명의 아이들이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세계 10대 경제강국을 지향한다는 대한민국이 제 아이들을 굶기고 있는 것입니다.

군사정권보다 더 빈부격차를 키운 反서민정권

참여정부는 서민의 힘으로 탄생했습니다. 덜 가지고 덜 배워 서러운 서민들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참여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친(親)서민적 정부가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군사독재정권보다 더 빈부격차를 키운 반(反)서민적 정권이 돼버렸습니다. 서민들은 노무현정부에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학벌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해외유학과 각종 고시의 급격한 확산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대학 졸업만으로는 부족하므로 더 높은 학벌이나 자격을 갖추자는 열풍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습니다. 이것이 학벌 없는 사회입니까. 더 지독한 학벌사회가 돼버린 것 아닙니까. 실천하지도 못할 구호를 너무도 가볍게 외친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값만은 안정시키겠다고 거듭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 평당 가격이 참여정부 3년 동안 49%나 뛰었습니다. 전국의 땅값은 김대중정부 5년 동안보다 13배나 더 치솟았습니다. 주택공급을 늘린다면서 규제를 강화하고, 균형발전의 이름으로 전국을 개발 광풍에 몰아넣었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서민들이 참여정부를 만들며 꿈꾸었던 세상이 진정 이런 것이었습니까.

양극화에 참여정부는 손을 놓았다

왜 이렇게 됐습니까. 참여정부는 세계화에 원인을 돌립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압박은 모든 나라에 똑같지만, 양극화의 정도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스웨덴은 양극화의 폐해가 작지만, 멕시코는 큽니다. 국가의 대응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양극화에 참여정부는 유효한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손을 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핵심문제라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입니다만, 노무현대통령은 작년초 기자회견에서야 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1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올해 신년 연설에서 이를 다시 제기하며 증세 논의를 제안했습니다. 그나마 1주일 후의 기자회견에서는 증세 제안을 거두어 들였습니다.

양극화와 관련해 참여정부는 힘 있게 일할 수 있던 기간은 허송하고, 레임덕이 다가온 시기에 증세 제안과 철회를 오락가락합니다. 서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려는 이상한 정책들을 내놓았다가 꼬리를 감추곤 합니다. 그래서 정부 여당이 양극화 해소를 말해도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정부 여당이 양극화 해소를 말하면 다수 국민이 지지해야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의 지지가 낮습니다. 그 이유를 정부 여당은 아프게 되새겨야 합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일 것입니다. 첫째,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키운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정부 여당이 양극화 해소를 말하면 다수 국민은 "병 주고 약 주려 한다"고 받아들입니다. 둘째,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다수 국민이 보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는 성장과 분배의 동반달성을 외쳤지만, 결과는 성장과 분배의 동반실패입니다. 셋째, 다수 국민은 참여정부가 진정에서 양극화 해소를 말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양극화의 집중적 제기가 차기 대통령 선거용이라는 의심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입니다.

무능 미숙, 분열의 리더십이 실패원인

양극화 확대와 사회분열로 대표되는 참여정부의 실패는 어디에서 왔습니까. 정권 담당자들이 열정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능력이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정권 담당자들의 무능과 미숙이 참여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러잖아도 부족한 역량이 특정 가치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더욱 제약됐습니다.

게다가 분열과 갈등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분열의 리더십, 전투적 리더십은 정부의 어떤 시책도 국민의 광범한 동의를 얻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시책이 성공할 리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처음부터 사회통합에 역행했습니다. 출범초기에 정치적 지지세력을 분열시키고 과거의 동지들을 야박하게 짓눌렀습니다. 정부 책임자들이 사회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이루지 않고, 도리어 편을 갈랐습니다. 대통령이 전선(戰線)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돌파하려고 시도하곤 했습니다.

참여정부의 실패는 국가 발전을 향한 국민의 정열과 자원마저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개혁을 말해도 이제는 사회의 열정과 동참을 불러일으키지 못합니다. 기대를 배반 당한 국민들이 이제 심드렁해졌기 때문입니다. 삶이 무너져 내리는 터에 빛 좋은 구호가 감흥을 줄 리 없기 때문입니다. 개혁정부 3년의 비극적 결산입니다. 이것이 참여정부의 더 큰 실패일지도 모릅니다.

"상생의 정치"보다 "상생의 경제"를

양극화와 사회분열은 한 정권의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나라의 장래를 두고두고 짓누를 치명적 유산이 됩니다.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생의 경제"를 지향해야 합니다. 정치인끼리 함께 살자는 것이 "상생의 정치"라면, 그것은 서민의 삶과 무관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도시와 농촌, 서울과 지방, 자본과 노동,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사는 "상생의 경제"여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것을 부당하게 빼앗아 다른 쪽에 주는 방식은 해법이 되지 못합니다. 그것은 빈곤의 하향 평준화만 가져올 우려가 있습니다.

"상생의 경제"를 이루자면 박정희 개발모델과 신자유주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발전모델을 세우고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성장촉진형 재분배정책, 고용을 통한 소득창출정책, 한국형 사회안전망 구축을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네덜란드의 노동시장 유연안정화(Flexicurity) 정책이나 프랑스의 고용촉진계약 같은 적극적 노동정책, 미국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나 영국의 슈어 스타트(Sure Start)같은 빈곤 세습화 차단정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습니다.

"따뜻한 정치""똑똑한 정부""차분한 변화"로

그런 일들은 무능하고 미숙한 정부로는 안 됩니다. 분열의 리더십, 대결적 리더십으로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특정 이념에 집착해서는 새롭게 제기되는 복잡다기한 내외문제들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내외문제들을 실용적으로 해결할 유능하고 숙련된 정부가 필요합니다. 이념 정파 지역을 뛰어넘어 사회를 아우를 창조와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합니다. 책임 있는 변화를 추진하는 중도개혁주의 정책노선이 긴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따뜻한 정치"와 "똑똑한 정부"가 "함께 사는 경제"와 "차분한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민주당이 일관되게 지향하는 길입니다.

원칙 있는 협력과 연대에 인색하지 않겠다

민주당은 창조와 통합의 리더십, 중도실용 개혁주의 정책노선을 추구합니다. 구호와 운동에 매몰되지 않고 삶의 현장과 사회문제의 심층을 체득한 전문가들의 정당을 지향합니다. 끊임없이 대두하는 대내외적 문제들을 유연하게 해결할 유능한 정부를 구성하고자 합니다.

그러한 목표를 이루는데 현재의 민주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없이는 그 일을 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은 생각을 같이하는 정치세력 또는 정치인들과 협력하고 연대하려 합니다.

민주당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민주당은 5·31 지방선거 이전부터라도 협력과 연대에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방선거 이후에 전개될 역동적 정치 변화에 민주당은 주도적 능동적으로 임할 것입니다.

민주당의 그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합니다. 이 시대에 민주당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냐,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질 것이냐는 지방선거에 달려 있습니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각오는 그만큼 비장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을 꼭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DJ방북의 성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야 의원 여러분,

민주당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정당입니다. 민주당은 남북한 교류·협력의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김 전대통령의 방북이 4월에서 6월로 늦춰졌습니다. 방북이 지방선거에 이용될 것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집요한 문제 제기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필생의 염원을 위한 노(老)지도자의 방북이 국내 정치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김 전대통령의 방북이 성공하도록 여야 정당과 의원 여러분께서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북핵문제와 6자 회담 등의 교착을 타개하려면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달라져야 합니다. 미국은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북한을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북한은 국제사회의 눈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은 상호관계를 개선하는데 한국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북한은 한미관계를 이간하려 하지 말고, 미국은 한국의 대북접근을 의심하지 말기 바랍니다.

김 전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되고, 6자회담과 북핵문제 해결이 진전되기 바랍니다. 북한이 미국 일본 등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동참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농업대책 없는 한미 FTA는 안된다

한미동맹은 한국외교의 축입니다. 그러나 한미관계가 건강하지 못합니다. 참여정부는 "자주"를 내세워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면서도, 실제에서는 미국에 속절없이 양보해 왔습니다. 일시적으로 소수 국민의 기분을 좋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국익을 지키고 키우는 데는 실패해 왔습니다. 미국과는 신뢰를 두텁게 유지하면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내실외교를 펼쳐야 합니다.

한미 FTA 협상을 쫓기듯이 서두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FTA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한 것은 잘못입니다. 그것은 문화주권의 포기이며 협상의 포기이기도 합니다.

농업 등 피해 업종을 살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채로 FTA 협상을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추곡수매제 폐지, 쌀값 폭락, 쌀시장 개방확대 등에 따라 농촌은 이미 붕괴하고 있습니다. 농업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로 FTA 협상을 추진해서는 농업이 궤멸하고 FTA 협상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민주당에 기회를 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주당은 원칙 있는 협력과 연대를 통해 한국 정치가 균형 있게 전개되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사회 통합을 이루고 그 바탕 위에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데 공헌하고 싶습니다.

민주당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당은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 역사의 진전을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민주당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작지만 강한 정당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6년 2월 22일

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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