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예인 겸임교수,'얄팍한' 학교 홍보술 전락..본인 모르게 위촉되기도

입력 2006.03.25. 13:30 수정 2006.03.2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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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연예인 겸임교수가 늘고 있다. 각종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임용한 스타급 연예인은 40여명. 그동안 영화감독,방송PD,아나운서 등이 대학 강단에 많이 섰으나 최근 들어 연기자,개그맨,가수 등 연예인들로 확대되고 있는 것. 그러나 본인도 모르게 위촉되고 실제 강의도 이루어지지 않아 신입생 모집을 위한 학교측의 얄팍한 홍보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연예인 겸임교수 현황=연예인 겸임교수는 신설 학교나 지방 대학에서 홍보를 위해 주로 임용한다. 2002년 개교한 서울종합예술학교가 대표적인 사례. 노동부 인가 2년제 예술직업전문학교인 이 학교는 올 새학기 트로트학과를 신설하면서 가수 장윤정을 실용음악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영입했다. 또 개그맨 남희석 박준형 등을 연기예술학부 겸임교수로 임용했으며 작년에는 탤런트 이광기,모델 홍진경,가수 김경호 등을 위촉했다.

또 탤런트 조민기는 청주대 공연영상학부에 겸임교수로 있고 탤런트 노주현 나성균은 백제예술대 방송연예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보석은 수원여대 연기영상과,노현희 박준규는 인천전문대 연기예술학과와 평택대 방송미디어학부에서 각각 강의 중이다. 가수 장혜진은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강단에 서고 있으며 개그맨 이창명은 중부대 엔터테인먼트학과 겸임교수로 임명됐다. 이승연은 광주여대 모델학과,박상원은 서경대 연극영화학부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연예인 교수 강의실태=지난주 서울종합예술학교의 한 강의실에서는 연예인 B씨의 특강이 열렸다. 이 강의는 당초 겸임교수로 위촉된 스타급 A씨가 할 예정이었으나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후배에게 맡긴 것. A씨는 "아는 사람을 통해 강의 부탁을 받고 특강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교수가 됐다는 보도가 나와 당황했다"면서 "학교측 입장도 있고 해서 특강 형태로 후배와 나눠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수 장윤정 측은 "겸임교수로 위촉됐다는 통보를 받고 나름대로 틈틈이 수업준비를 해왔으나 강의와 관련해 학교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개그맨 남희석 역시 개강 이후 지금까지 강단에 한번도 서지 못했다. 김미화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겸임교수로 위촉됐다는 보도를 접한 뒤 학교측에 강력 항의해 없던 일로 됐으나 각종 홍보물에는 여전히 교수진 명단에 올라있다. 이 학교의 겸임교수 가운데 실제로 수업을 진행중인 연예인은 가수 조규찬과 박학기 정도.

올해 연기예술학부에 입학한 한 남학생은 "현장 중심의 커리큘럼과 화려한 교수진 때문에 지원했다"면서 "연예인 겸임교수가 강의하는 수업은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고위 관계자는 "신설학교이다 보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기 연예인을 영입한 측면이 있다"면서 "대부분 바쁜 스케줄 때문에 정규 수업보다는 특강을 요청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홍보용으로 전락한 겸임교수=연예인 겸임교수 임용 붐은 홍보효과를 노린 학교측과 교수라는 직함으로 이미지를 높이려는 스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겨난 현상. 하지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실기 위주의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학교측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는 커리큘럼과 강의 스케줄도 마련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지방대학 홍보 담당자는 "4∼5년 전부터 홍보차원에서 연예인 모셔오기가 부쩍 늘어나면서 학교마다 겸임교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그러나 기대만큼 효과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홍보를 위해 연예인을 영입하더라도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만한 경력과 인품 등 자격을 갖추었는지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겸임교수=고등교육법 제16조 규정에 의한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자로 관련분야에 전문지식이 있는 자를 가리킨다. 학교의 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할 수 있으며 교수시간은 매 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학교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학칙으로 다르게 정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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