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전직후 "독도는 일본땅" 일방결론

2006. 3. 27. 02: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일본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미국이 독도가 일본땅이라며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세계일보가 미 버지니아군사학교 내 마셜도서관에서 찾아낸 '밴 플리트 특명보고서'(사진)에서 26일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평화협정 초안을 만들 때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지만 미국은 독도의 통치권은 일본에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본이 소유권을 포기하는 섬들 중에 독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비록 미국이 이 섬을 일본 영토라 생각하고 있지만 논란에 개입되는 것을 피해 왔다"며 "미국은 이 논쟁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되는 게 적절하고 이같은 입장을 한국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기록했다.

<보고서 내용은>

이 보고서는 한국전쟁 때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가 1954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특사로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등을 방문한 뒤 작성한 것으로, 30여년간 특급기밀로 분류돼 있었다.

미국이 뚜렷한 근거없이 독도의 일본 소유권을 인정해 주고 일본 논리대로 ICJ 회부를 통한 독도 문제 해결책을 내부 입장으로 정리하고 있어 전후 처리의 공정성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고 있는 '맥아더 라인'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1952년 미일 평화협정(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맥아더 라인을 포함시켜 독도 부근에서의 일본 어선 조업을 영구히 막으려 했지만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지지하는 국제법의 원칙에 어긋나 한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맥아더 라인은 한반도 주변 공해상의 적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미일 협정이 체결되면서 폐지됐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평화 라인'으로 고쳐 조업선으로 유지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조업선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으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을 일본이 모르고 있으며, 한국 정부 관계자 극히 일부만 알고 있고 공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밴 플리트는 또 '사전보고서'에서 한반도 통일 또는 중국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선제공격이나 무력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 정책이라고 기록했다.

이와 함께 최대한 이른 시기에 한반도 내 미군이 재배치돼야 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미군이 한국과 일본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게 미 국가안보회의(NSC)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밴 플리트는 한국전쟁 중인 1951년 4월 주한미군사령관으로 부임해 1953년 1월 퇴직했다. 한국전에서 공군장교였던 아들을 잃은 밴 플리트는 육군사관학교를 재건하는 등 한국군을 정예화하는 데 힘을 쏟아 '한국군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1954년 웨스트포인트사관학교 동창이자 당시 대통령인 아이젠하워 특명에 따라 한국 등을 둘러보고 같은 해 9월 30일 방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극동지역 주요 국가의 군사 동향과 정치·외교적 현안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 관련, 육·해·공군의 전투요원과 무기체제 등을 상세하게 파악했다.

보고서는 1986년 1월부터 6월에 걸쳐 기밀해제됐으나 공간적 이유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다.

렉싱턴(미국 버지니아)=한용걸 특파원 icykarl@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