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휴대전화 스팸(상)] 'URL-SMS' 등 신종 출현..대책 마련 점점 어려워

2006. 5.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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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광고]카드결제/연체자금/월1%/최고3천만원/최장24개월분할/거부080671****"

"(띠리리~)060-60*-****"

대학생 김형준(22) 군은 하루에도 두세 번 꼴로 이런 휴대전화 스팸을 받는다. 이제 일일이 수신거부를 하는 것도 귀찮고 번거롭다. 수신거부를 하더라도 비슷한 내용의 스팸이 워낙 많다보니 수신거부가 됐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렇듯 휴대전화 스팸에 무감각해진 김 군이지만 받을 때마다 짜증과 찜찜함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도대체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엉뚱한 곳에 내 개인정보가 다 노출된 것은 아닐까?" 수많은 의문이 떠오르지만 그것도 잠시, 딱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기에 김군은 이내 일상으로 돌아간다.

지난 해 5월 옵트인 제도 도입 후 줄어들었던 휴대전화 스팸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금 증가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일반이용자 1인당 하루평균 휴대전화 스팸 수신량은 0.74통이었다. 이는 한창 휴대전화 스팸이 절정에 달했던 2004년 12월의 1.7통에 비해선 56.5%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옵트인 제도 도입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 0.62통에 비해선 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KISA의 불법 스팸 민원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연말부터 올 3월까지 휴대전화 스팸에 대한 민원신고가 매달 만 건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 3월 한 달간 접수된 휴대전화 스팸 민원은 6만159건으로 2월의 4만8천219건보다 25% 증가했다.

물론 스팸 민원신고가 증가한다고 해서 불법 스팸이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접수된 민원의 상당수가 불법 스팸에 대한 신고가 아닌 불법 스팸 차단을 의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래'3월 불법스팸 민원 유형별 접수현황'에서 볼 수 있듯 전체 스팸의 89.8%가 휴대전화가 포함된 전화를 통한 스팸이다. 또 옵트인 제도 실시, 휴대전화 스팸 신고 체제 강화 등 지난해 휴대전화 스팸에 대해 기본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했음에도 휴대전화 스팸이 최근 몇 달 사이 다시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금 우리가 휴대전화 스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봐야함을 알려주고 있다.

◆ 성인 스팸 줄고, 대출 스팸 늘어

2004년 말 '오빠~'로 시작하는 060 성인채팅 스팸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속 등으로 점차 설자리를 잃게 되면서 대출스팸이 주류로 떠올랐다. 대출스팸은 주요 수요자라 할 수 있는 360만 신용불량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KISA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휴대전화 스팸에서 대출 스팸이 차지한 비중은 40%였다. 하지만 지난 3월 KISA의 휴대전화 트랩 시스템에 잡힌 대출스팸은 56%로 11월에 비해 16% 포인트 증가했다. 각종 금융 관련 스팸까지 모두 합하면 64.7%. 전체 스팸 수신량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비율이다.

특히 최근의 대출관련 스팸은 단계별로 관계자 간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돼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출스팸 발송→스팸전화를 받고 통화나 1번을 눌러 응답한 전화번호 수집→수집된 전화번호로 상담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대출상담'을 하는 형태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스팸을 발송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기업화 돼 무분별하게 스팸을 발송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미등록 대부업체라는 것.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에서 이들 대부업체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URL-SMS 등 신종 스팸 출현

최근 새로운 스팸도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URL-SMS'는 무선 인터넷망 개방 등과 맞물려 새롭게 등장한 휴대전화 스팸이다. 지난 3월 KISA의 휴대전화 스팸 트랩시스템에도 전체 스팸의 7.9%를 차지하는 등 최근 들어 그 비중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URL-SMS는 휴대전화 스팸에 인터넷 주소를 남겨놓고 수신자가 확인버튼 등을 누르면 인터넷사이트로 곧장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한다. 기존의 스팸 문자와 달리 URL-SMS는 접속하기 전까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피해를 입기 쉽다.

◆ 기업형 스팸발송 조직 출현

스패머들의 수법은 점점 고도화 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발송대행사업자를 통해 스팸을 보내지 않는다. 대신 유선 기간통신사업에서 발송용 전용회선을 수십 개씩 임대해 대량으로 스팸을 발송한다.

KISA 스팸대응팀 임재명 팀장은 "E1급 전용회선 1개로 하루에 9만7천통의 스팸을 발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는 실제로 이런 기업형 스팸발송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4명으로 구성된 일당은 로또 당첨을 위장해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모두 4천800여만통의 스팸을 발송했다. 그러고 난 뒤 전화를 받은 휴대전화 소유자가 1번을 누르면 상담원들로 하여금 다시 전화를 걸어 건강보조식품 구매를 권유했다.

그들은 국내 기간 통신망사인 H사로부터 모두 592회선을 빌린 뒤 전화번호 자동 생성기와 전화 동시통보 발송 장치를 이용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1만 통 이상의 광고전화를 발송해왔다.

이에 대해 임 팀장은 "유선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전용회선의 사용용도나 적정성을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스패머들에게 공공연히 임대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은기자 huu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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