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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는 몰락, 미국 벤처 몸값은 1조5천억..어긋난 상생의 댓가

입력 2006. 08. 17. 11:10 수정 2006. 08. 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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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근 미국 IBM이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기업용 콘텐츠 관리(ECM) 시스템 업체 파일넷을 16억달러에 인수키로 하면서 어긋난 대·중소기업 간 상생으로 무너진 국내 중소기업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삼성SDS와 법적 공방 끝에 '유령회사'로 전락한 얼라이언스시스템은 과거 금융권 이미지 처리엔진 부문에서 파일넷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회사다. 처음 협력업체 관계로 만난 삼성SDS와 얼라이언스가 사기 혐의 등으로 상생에 균열이 생기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했던 얼라이언스의 가치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

IBM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주당 35달러씩 총 16억달러를 들여 파일넷을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돈으로 1조5천억원을 넘어서는 이 인수대금은 역대 IBM이 진행한 인수합병(M&A) 중 4번째로 높은 규모다.

금융권에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가 본격화된 지난 2000년 초부터 얼라이언스와 파일넷은 이미지 처리엔진의 성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2003년 중순 외환은행의 BPR 사업자 선정에서는 기술시험평가(BMT)에서 이미지데이터 처리 시간이 2.5배 빨랐던 얼라이언스 제품 대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파일넷 제품이 선정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얼라이언스의 이미지 엔진으로 입찰에 참여했던 삼성SDS는 그에 앞서 2002년 우리은행의 BPR 프로젝트에서도 얼라이언스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여했다. 문제는 이 때 삼성SDS가 입찰조건을 고의로 변경해 낮은 가격으로 얼라이언스 제품을 공급받았다는 시비가 일면서 시작됐다.

얼라이언스는 1년6개월여에 걸쳐 두 차례 항고를 하는 등 삼성SDS와 법적 공방을 벌였지만 대검은 끝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를 이끌었던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 대표가 사외이사들에 의해 대표직을 박탈당하기에 이르렀고, 그렇게 회사는 무너져 내렸다.

파일넷은 세계시장에서 금융권 이미지 처리엔진 뿐만 아니라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콘텐츠 관리 등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올 상반기 매출이 2억2천600만달러, 순이익은 1천87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국내에서 파일넷을 압도하는 기술력 및 시장지배력을 가졌던 얼라이언스라고 해서 현재까지 정상 운영됐다고 가정할 경우, 파일넷의 기업가치에 이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한 추측일 수 있다. 그러나 협력관계에 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실현하지 못해 독보적인 기술력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던 중소기업이 망가지기에 이른 것은 명백한 사실.

지난해부터 정부 주도로 기업 간 상생정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는 상생정책의 성과를 나열하는데 치중하기보다, 그 이면에서 공정하지 못한 거래로 소멸되는 우수 중소기업의 가치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중소기업상생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성구 전 대표는 "잠재력을 지닌 중소기업이 더 이상 대기업의 횡포로 무너지는 사례가 나오지 않기 위해선 서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 파트너로서 협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법적 공방 등 시비가 있을 때 짧지 않은 '시간싸움'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납품업체 쪽"이라며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지위 차이와 관계없이 신속히 분쟁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데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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