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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언군 "국가가 준 모범청소년상 반납합니다"

입력 2006. 09. 20. 12:28 수정 2006. 09. 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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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청소년위원회로부터 받은 모범상을 반납하겠습니다."

'여성가족청소년부(가칭)' 출범을 둘러싸고 정부와 청소년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가청소년위원회(이하 청소년위) 모범청소년상 수상자가 상을 반납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청소년증 발급'을 국가정책에 반영토록 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모범청소년상을 받은 박호언(19)군은 지난 14일 청소년위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청소년위-여성가족부 통합과 관련, "청소년위가 1년도 안돼서 없어진다고 하니 1호 상도 당연히 불에 태워야 할 것"이라며 상 반납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행정자치부는 청소년위와 여성부의 통합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양쪽 모두 조직이 작아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기능 중복 등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 하지만 청소년단체들은 청소년 업무는 여성·가족 업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청소년 정책이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며 통합 반대를 외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통합 논의가 공론화 과정 없이 밀실에서 진행된 점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군은 게시판에서 "1년만에 없어질 청소년위 상을 받는다면 누구한테 자랑도 못하고 오히려 욕만 먹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평생 후회될 것"이라며 "반납의 방법과 절차에 대해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박군은 19일 <미디어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관성 없는 청소년정책에 크게 실망했다"며 상 반납의 배경을 설명한 뒤 "어렵게 만들어진 청소년 독립기구가 힘이 없다고 이관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으며, 청소년 뿐만 아니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청소년위 관계자는 "안타깝다"며 "일련의 환경 변화에 너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범청소년상은) 상 그 자체로써 의미가 있다"며 "국가가 훌륭한 청소년에게 준 것인 만큼 그 가치를 소중히 간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소년위는 지난해 5월 출범 직후 총 65명에게 모범청소년상을 수여했다.

한편 지난 2004년 행자부 신지식인에 선정된 박군은 청소년특별회의 인권참여분과위원, 청소년위 청소년옴부즈만 중앙위원 등 청소년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으며, 올해 제17회 대전시청소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디어칸 고영득기자>

박호언 군이 국가청소년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국가청소년위원회상 너무 부끄럽습니다-

지난해 5월,

국가청소년위원회 모범청소년상을 받은 박호언입니다.

국가청소년위원장 이름으로 받은 최초의 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상을 반납하고자 합니다.

왜냐구요? 부끄러우니까요.

1년만에 없어질 국가청소년위원회 상을 받을때

누구한테 자랑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욕만 먹을테니까요.

여성가족부로 이관한다구요?

전 최영희 위원장님 한분만 가신다고 들었는데

이제보니 청소년위원회 자체를 떼가신다면서요?

국가청소년위원회 첫번째 공청회가 무산되고

국가청소년위원회 1년도 안돼서 없어진다고 하니

국가청소년위원회 1호 상도 당연히 불에 태워야겠지요.

반납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저를 비롯한 청소년을 위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같은 사람들에게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평생 후회할겁니다.

반납의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2006.9.14

청소년 박호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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