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의원 '여성 재소자' 비하 발언의 진실은?

2006. 12. 4. 12: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재웅(53·부산 동래) 한나라당 의원이 여성 재소자 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웅 의원은 지난 1일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에 따른 소비촉진 차원에서 김형오 원내대표, 이병석 부대표 등 당직자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한 삼계탕 집에서 삼계탕 시식행사를 가졌다.

원내부대표인 이재웅 의원은 당시 김정훈, 김양숙 의원 등과 기자들이 마주앉아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경북 청송감호소의 재소자 관리 문제를 언급한 뒤 방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그 다음 이어진 이 의원의 발언이 결국 화근이 됐다.

이재웅 "여성재소자, 한번 줄까 하더라"

인터넷신문 <뷰스앤뉴스>에 따르면, 이 의원은 여성 재소자들이 창살 밖으로 가슴을 내미는 시늉을 자신의 양손으로 하며 "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이 의원은 '17대 국회의원들은 예전에 비하면 다들 성자가 돼서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라며 '골프도 못 치지, 자리 깔고 농성도 자주 하지,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도 못가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앞에 앉은 한 의원을 가리켜 'K 의원은 특히 사리가 많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며 "왜 그러냐고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술도 안 마시고 특히 거기에 가는 것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불법 성인동영상에 수십 차례 출연한 일로 최근 불구속 기소된 여자 학원강사 모씨에 대해서도 "여성인권을 이야기하면서 법적으로 문제삼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서영교 "김정권, '노래방 도우미 단속도 문제'라고 말해"

이 의원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재웅 의원이 여성 재소자를 성적으로 모욕했다"며 "또 성매매와 불법 유사 성행위업을 보호하고 애용해야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서 부대변인은 또 "포르노 동영상을 찍은 모 학원 강사와 관련해서는 '여성인권상 법적으로 문제 삼으면 안된다'는 비아냥을 하고 이에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노래방 도우미를 단속하는 것도 문제'라고 이어 갔다"며 "사무총장이 기자를 성추행하는 정당이니 원내부대표정도 되면 이런 여성비하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냐"고 지적했다.

서 부대변인은 "이재웅 의원과 김정권 의원의 여성 비하, 성매매 조장 발언에 분노한다"며 "기본적 소양이 덜 된 이재웅 의원은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하고 당직 및 국회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천박한 성 의식과 윤리 의식은 불치병"이라며 "재소자에 대한 성 비하발언과 성매매 조장 발언, 17대 국회의원들의 인권모욕 등 입에 담기에 민망하고 저열한 발언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이 의원의 발언은 국회 권위 실추를 비롯해 국회의원으로서 부적격자라는 것을 스스로 밝힌 것이며 또한 성을 빗대 동료의원들의 인권을 모욕한 것으로 17대 국회 모든 국회의원에 대한 분명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올해 최연희 의원을 시작으로 박계동 의원, 이재웅 의원까지 계보를 잇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도를 넘는 천박한 성 의식과 윤리 의식의 배경에는 이를 방조한 한나라당이 있다"며 이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실제 본 경험담 얘기한 것일 뿐"

그러나 이재웅 의원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도 분수가 있지, 어떻게 그런 저질스러운 기사를 쓸 수가 있느냐"며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저녁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무궁화 특급호텔'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청송감호소에서 살다나온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쓴 책"이라며 "그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하다가, 그와 연관지어서 내가 서울구치소에서 형을 살았을 때 봤던 진풍경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7사'에 있었는데, 거기서 창 너머로 보면 여성 재소자들이 보인다"며 "여름에 더우니까 가슴을 드러내놓고 지나가는 남자들을 희롱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고, 단지 그런 경험을 있는 그대로 얘기 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17대 국회의원들이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성매매업소 등)에 못가,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긍정적으로 얘기한 것"이라며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뷰스앤뉴스의) 기사에 대해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부분을 그런 식으로 오도한 것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 등을 통해 문제제기 하겠다"고 밝혔다.

/최경준 기자

- ⓒ 2006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