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별미 '파김치'

2006. 12. 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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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현순 기자]

▲ 한입에 쏘옥
ⓒ2006 정현순

담근 지 하루 된 파김치를 꺼냈다. 한 입 먹어보니 어느새 맛이 들었다. 파는 빨리 익는 성질이 있어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배추김치나 총각김치와는 다른 맛이 나 별미다. 지난주 토요일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서는 토요장터에 갔었다. 비가 내릴 듯한 흐린 날씨 탓인지 다른 토요일에 비해 상인들이 많지 않았다. 토요장터를 한바퀴 돌아봤다.

▲ 파 다듬기
ⓒ2006 정현순

그때 가지런히 놓여 있는 쪽파가 눈에 띄었다. 김장할 때 파김치를 담그고 싶었지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나중으로 미뤘다. 오랜만에 파김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한쪽 마음에선 쪽파를 다듬으려면 손이 많이 갈 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쪽파 두 단을 샀다.

마음 같아선 5~6단 정도 사고 싶었지만 다듬을 것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두 단 담가보고 잘 먹으면 다음 주에 더 담가야지. 김장 끝무렵이라 그런지 쪽파값이 조금 싸졌다. 두 단에 5천원을 주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결혼식이 있어서 예식장에 잠깐 갔다 온 사이 남편이 깨끗하게 다듬어 놓았다. 남편이 다듬어 놓은 파는 내가 한 것보다 더 깔끔했다. "남편 정말 고마워 수고했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생각지도 않던 일이라 정말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큰일을 하나 덜었으니 말이다.

▲ 고추가루에 젓갈등 양념만들기
ⓒ2006 정현순
▲ 파에 양념무치기
ⓒ2006 정현순

깨끗하게 다듬어져 씻겨 있는 파를 보고 있으니, 파김치를 다 담근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미리 끓여놓은 찹쌀풀에 고춧가루와 멸치젓갈, 새우젓으로 골고루 섞어놓았다. 그곳에 마늘과 생강을 넉넉히 넣고 빨간 고춧가루 양념을 만들어 놓았다.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파를 넣고 양념을 무쳤다. 파를 소금에 약하게 절여서 해도 괜찮다. 그러나 나는 파를 절이지 않고 물기만 빼고 바로 고추양념을 발랐다.

파김치는 배추김치나 총각김치처럼 마구 섞어 버무리기보다 파를 나란히 놓고 고추양념을 골고루 발라준다. 파김치는 다른 김치보다 양념을 넉넉히 해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초록 이파리와 파의 아래 부분인 하얀 부위(총백)와 빨강색의 고춧가루가 어우러지면 색깔도 곱다.

▲ 10~15뿌리 정도로 뭉쳐서 그릇에 담기
ⓒ2006 정현순
▲ 꺼내 먹기 좋을정도로 한번에 접시에 담는다
ⓒ2006 정현순

양념을 골고루 무친 파는 10~15뿌리 정도를 한 묶음으로 묶어서 보관용기에 담는다. 무친 대로 그냥 담으면 꺼내어 먹을 때 밑에 있는 것도 한꺼번에 따라 나와 꺼내다 애먹기가 일쑤이다.

한 묶음을 접시에 담아 놓으면 입맛이 저절로 살아나 밥숟갈이 바빠진다. 파의 매운맛엔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성질이 있어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좋을 듯하다. 또 감기예방에도 좋다고 하니 면역성이 많이 떨어진 사람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식욕이 좋은 사람과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현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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